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저축·투자

[비바100] 안인성 미래에셋證 전무, 디지털로 투자경험을 재정의하다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입력 2022-10-31 07:00 | 신문게재 2022-10-31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디지털로 투자경험을 재정의한다. 그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인성(50)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대표(전무)는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에 앞서 ‘왜 고객이 미래에셋증권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가, 고객에게 어떤 투자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7월 차세대 MTS 런칭에 성공한 안 전무를 최근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미래에셋-8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대표(전무)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차세대 MTS 개발, 지향점·핵심역량·개발기간 단축에 집중했죠”


NH투자증권에서 MTS ‘나무’를 성공시킨 바 있는 안 전무가 지난해 미래에셋에 전격 영입된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디지털의 지향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었다. ‘글로벌 투자전문그룹으로서 고객의 성공적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는 미래에셋증권의 비전에 걸맞게 디지털비즈니스를 재정의하는 작업이다. “왜 이렇게 바뀌어야 하고,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진취적인 고민이 우리와 타사의 차별점을 만들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상위 전략을 만들고 이에 대해 임직원들과 컨센서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안 전무를 영입한 최현만 회장은 그 비전에서 타증권사와의 차별점을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고, 인력이나 예산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래에셋의 ‘고객동맹 정신’을 담는 차세대 MTS 개발의 시작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GIDP(글로벌·투자·디지털·연금) 전략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한 증권사로 성장해왔다. 글로벌과 투자, 연금 부분에서는 업계 1위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은 다른 영역에 비해 가야할 길이 많았다. ‘디지털’ 자체에도 과제가 많았지만 안 전무는 ‘디지털’과 다른 세 분야와의 시너지를 생각했다. “기존에 우리가 잘해왔던 영역을 어떻게 디지털로 잘 레버리지 할 것이냐, 그래서 디지털을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새 MTS에서 글로벌 주식의 강점을 앱에 담아내기 위해 구(球)가 돌아가면서 투자할 수 있는 여러 글로벌 나라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거나, 시장 경쟁력이 있는 연금이나 금융상품을 주식 중심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탄생했다.

앱을 리뉴얼하고 새로 개발하는데 통상 많은 시간이 투입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무는 가능한 짧은 시간내 단축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야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압도하고, 디지털영역에서도 리드해 나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목표는 10개월 내에 차세대 MTS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큰 도전이었죠. 그렇게 하려면 기본적으로 개발역량을 내재화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때문에 외부 경력직도 많이 뽑았지만, 내부 인력들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만들어 운영했고, 협력사들이 원팀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초반에 준비하고 개발환경을 설계하는데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런칭을 할 때도 장애나 고객불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자면 사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장애요인들을 사전에 찾아내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했다. “더 좋은 고객 케어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만을 잘 수렴해서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적으로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어요. 고객센터의 인력들이 사전 테스트와 베타 테스트시 고객불만을 찾아내는데 집중해서 그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었어요. 경쟁사가 앱을 통합하는데 2년이 걸려도 런칭을 못하는데 비해 우리가 10개월 만에 런칭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엠스탁(국내주식)·엠글로벌(해외주식)·엠올(자산관리) 등 3개로 분리돼 있던 앱을 하나의 통합앱(새 MTS)으로 이전한 후 좋은 피드백이 이어졌다. 고객들은 “3개로 나눠졌던 앱을 하나로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사용성이 좋아졌고 다양한 투자정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직원들도 “회사가 지향하는 바가 새로운 MTS에 잘 반영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미래에셋-2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대표. (사진=이철준 기자)

 

◇ “차세대 MTS는 시작일 뿐… 본질을 깊게, 경계를 넓게 ”

차세대 MTS는 시작일 뿐이라고 안 전무는 말한다. “미래에셋에 와서 한 달간 디지털부문의 미션을 만드는데 집중했어요.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기존 투자의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미래 금융에 대한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고객 누구나 쉽고 편리한 금융생활을 경험하게 한다’는 명제입니다. 이것을 구현해 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여정이고, 우리가 지향해야 될 가치명제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디지털조직이 왜 일하느냐에 대한 ‘이유’(Why)라면, 결과론적인 ‘무엇’(What)은 그 명제를 통해 ‘넘버원 금융투자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미래에셋은 디지털 분야에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가지 축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의 본질을 깊게 하는 어프로치와 투자의 경계를 넓게 하는 어프로치다. “경쟁사가 고객 회전율을 높이고 거래량을 늘리는데 집중한다면 우리는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어떻게 하면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투자의 본질을 깊게 하는 어프로치죠. 가상자산이나 부동산 조각 투자 등 그동안 가능하지 않았던 분야로 투자의 경계를 넓혀주는 서비스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예정입니다.”

미래에셋-10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대표. (사진=이철준 기자)

 

◇ “최고의 디지털 인재는 통섭형 인간”

디지털로 투자의 경험을 재정의하기 위해 필요한 디지털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안 전무는 통섭형 인간을 최고의 디지털 인재로 꼽았다. “IT나 기술적 역량도 있어야 하지만 좌뇌와 우뇌를 종합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사람들, 그래서 소위 스티브잡스가 말한 ‘커넥팅 닷’(Connecting dot), 여러가지 점을 연결해서 선을 만들고 면을 만들고 입체적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디지털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코딩이나 개발을 잘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런 기술역량을 잘 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통섭적 마인드가 있는 인재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주어진 일을 코딩해서 구현하면 된다는 게 아니라 이런 기술을 구현하려면 이런 포인트에 대해 고민을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제안해주는 사람이 있어요. 실제 이번 앱을 개편할 때도 검색 모듈이나 통합피드 커뮤니티 모듈을 만들었을 때 개발 쪽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제안해 구현하게 됐는데 다양한 아이디어를 연결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과 자기가 보지 못하는 영역에서의 관심들을 연결시켜서 유니크한 포지션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안 전무가 아는 뛰어난 디지털인재 중에는 인문학 전공자도 많다고 한다.

그런 디지털인재를 이끄는 리더에게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되죠. 고객의 경험과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직원들과 격의 없이 동등한 레벨에서 소통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님’자 쓰고 복장 자율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한대로 합의한대로 직원들과 얘기한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입니다.”


◇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난관 극복 비결”


안 전무는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한단다. “일을 하다보면 어려운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지만, 결국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나의 가치는 무엇이고, 내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개인적인 삶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의 구성원으로서의 미션을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단순히 얼마가 목표니까 얼마를 벌어주는게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내가 주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본질에 집중하고 왜 집중하는지가 개인적인 삶에서도 회사 일에서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졌다. 강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많이 뛰었고 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이 이전보다 어려울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안 전무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본다. “시장이 좋을 때는 무엇을 투자해도 수익이 나고, 어떤 회사에서 투자를 해도 큰 차이가 없어요. 진검승부는 오히려 어려울 때 납니다. 그래서 좋은 투자습관과 투자의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이럴 때 투자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된다면 기존의 투자 실패를 넘어설 수 있는 하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위해 어떻게 고객들을 돕고 성공한 투자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줄 것인가가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글=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