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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밤베르크 심포니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진정성 있고 인간적으로, 성실하게!”

[人더컬처] 밤베르크 심포니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입력 2023-03-06 18:00 | 신문게재 2023-03-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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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야쿠프 흐루샤ⓒAndreas Herzau(사진제공=빈체로)

 

“진정성 있고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예외 없이’ 제가 하는 일에 성실하고 또 그것을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사랑하기!”

체코 출신의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Jakub Hrusa)는 곧 내한투어(3월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0일 경기아트센터)를 함께 할 밤베르크 심포니를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파리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로부터 초청받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는 음악을 만들어 나갈 때 시각적인 장면을 거의 떠올리지 않아요. 지휘자인 저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분위기, 인상, 표현입니다.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상태는 작품의 음악적 구조를 만드는 ‘지능적인 면’(Intelligence)과 결합돼 음악의 세부적인 디테일뿐 아니라 전체적인 음악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밤베르크 심포니
밤베르크 심포니ⓒAndreas Herzau(사진제공=빈체로)

 

그가 2016/17년부터 상임지휘자로 이끌고 있는 밤베르크 심포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로 이주한 체코슬로바키아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악단이다. 이 같은 역사를 가진 독일 오케스트라와 체코 지휘자, 정체성 그 자체였던 밤베르크 심포니와 야쿠프 흐루샤의 만남은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 ‘교향곡 4번’으로 ICMA 상을,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교향곡 4번’으로 독일 음반 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증명되기도 했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수십 년 동안 프라하 내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문화를 가졌던 오케스트라에서 유래했습니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정체성은 체코와 독일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식과 진정한 독일으로부터의 뿌리, 이 둘의 결합이죠. 이는 저희의 레퍼토리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7년만의 내한투어에서 밤베르크 심포니는 그 정체성을 담은 브루크너의 ‘교향적 전주곡’과 안토닌 드로르자크(Antonin Dvorak)의 ‘교향곡 8, 9번’ 그리고 한국인 피아니스트 김선욱 협연으로 로베르트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 중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은 민족적인 체코 음악의 원색을 그대로 남아낸 작품으로 밤베르크 심포니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레퍼토리다.

야쿠프 흐루샤
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Andreas HERZAU(사진제공=빈체로)

 

“우리는 드보르자크 음악을 연주하는 걸 사랑합니다. 드보르자크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핵심 레퍼토리 중 하나예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사랑하는 ‘보헤미안 사운드’를 가진 이 독일 오케스트라와 체코 지휘자인 저에게 이상적인 음악이기도 합니다.”

이어 “이번 한국 투어에서 연주할 두곡(교향곡 8번 & 9번)은 제가 생애 처음으로 연주한 풀편성의 오케스트라 작품”이라며 “가장 친밀감을 느끼는 교향곡이라고 할까.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연주할 때 정말 편안한 곡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브루크너의 ‘교향적 전주곡’은 밤베르크 심포니와 제가 말러의 ‘블루미네’, 한스 로트의 ‘교향곡 E장조’와 함께 음반에 수록하며(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발견한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체코와 독일을 잇는 프로그램의 첫 곡으로 적합한 곡이죠. 그 맥락 속에서 작곡가들의 개성과 특징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김선욱
협연자 피아니스트 김선욱ⓒ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함께 할 김선욱에 대해 야쿠프 흐루샤는 “아시아와 유럽, 특히 독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데 협업은 처음”이라며 “그의 음악에 대해 아주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협연자 김선욱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조성진, 임윤찬 등 한국인 음악가들에 대해 “그들의 연주력과 인기에 저 또한 열광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제 지휘 인생을 통틀어 초기 시절 가장 큰 영향을 준 지휘자 중 하나죠. 2006/7년 파리에서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보조 지휘자로 활동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거든요. 전 세계에 정말 많은 한국인 음악가가 있어요. 밤베르크 심포니에도 있죠. 제가 본 대부분의 한국 음악가들은 최고의 연주가들이었어요. 한국인의 에너지와 기질 그리고 섬세함과 정밀함이 성실한 연습, 준비과정과 만나 음악을 만들어간다는 점을 가장 좋아합니다.”

2010년과 2013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초청으로 한국 무대에 올랐던 그는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2013년 서울시향과 연주했는데 한국에서의 기억이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으로 남아있는 곡이에요. 제 개인적으로 한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곡으로 아직까지 남아있죠. 그 당시 객석도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제 오케스트라인 밤베르크 심포니와 그 경험을 함께 느낄 수 있음에 이번 투어가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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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Marian Lenhard(사진제공=빈체로)

 

2025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그는 녹음 및 앨범 발매에도 적극적인 지휘자다. 그는 “녹음은 이전에 많이 녹음된 인기 레퍼토리에 새로운 자극과 새로운 관점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론 이전에 녹음되지 않은 비인기 레퍼토리를 현대로 다시 가져오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녹음 계획을 자세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체코의 레퍼토리뿐 아니라 밤베르크의 핵심 독일 레퍼토리에 계속 집중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미 발매된 말러, 브루크너 작품들처럼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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