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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안정성+수익성' 노린 달러MMF, 달러예금 대이동 시작되나

[트렌드] 달러MMF, 기업 단기 외화자금 운용처로 주목

입력 2023-07-26 07:00 | 신문게재 2023-07-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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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법인용 외화MMF(머니마켓펀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은행권의 수시입출식 외화예금처럼 단기에 자금을 운용하면서도 기대 수익률은 더 높아 안정적인 단기외화 예치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 등의 달러자금이 외화예금에서 달러MMF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자산운용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5%대 기대수익률 ‘달러 MMF’ vs 0.01% 금리 ‘수시입출식 외화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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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마켓펀드(MMF)는 펀드 재산을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하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펀드다. 미국 증권사 메릴린치가 지난 1971년에 개발했고 국내에는 1996년부터 처음 도입됐다. 이러한 MMF는 본래 원화로만 운용이 가능했으나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외화로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통화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외화MMF가 허용되면서 여유 외화자금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수출기업 등의 외화자금 운용 수요가 상당부분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 달러 외화MMF는 미 달러로만 납입, 운용, 환매가 가능하다. 펀드재산 전부를 잔여만기 5년 이내 외화표시 국채증권이나 잔여만기 1년 이내 외화표시 채무증권 등 외화표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다. 펀드의 설정과 환매주기는 오후 5시 이전에 요청할 경우 T+2~3일(3~4일차)이 소요되고, 오후 5시 이후 요청하면 T+3~4일(4~5일차)이 소요되는데 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금투업계는 은행권의 외화예금 외에도 법인의 외화 단기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외화MMF가 또 다른 선택지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미 달러 예금 잔액(법인용)은 지난 4월말 기준 수시입출식이 426억 달러(한화 약 54조6558억 원)다. 정기예금(250억 달러)의 1.7배 수준이다. 통화별 외화예금(법인+개인 합산) 잔액은 미 달러화가 792억 달러, 유로화 44억5000만 달러, 엔화 53억2000만 달러, 위안화 12억3000만 달러로 미 달러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금투협회 관계자는 “법인용 달러 예금의 60% 이상이 사실상 금리가 없는 수시입출식에 들어가 있는 셈”이라며 “일정기간 돈이 묶여 있는 정기예금에 넣어놓으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으니 금리를 포기하더라도 수시입출식에 넣어놓는 수출기업들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MF도 금융투자상품이라서 확정금리를 주는 건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면 예상수익률이 3~4%는 될 수 있어 금리가 0.01% 수준인 수시입출식보다는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예금처럼 원금보장이 되지는 않지만 만기가 짧은 국고채 등에 주로 투자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예단은 할 수 없지만, 일단 금리만 놓고 본다면 수출입기업의 달러 자금이 달러MMF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YONHAP NO-2235>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 미래에셋·삼성·KB 등 ‘달러MMF’ 순차적으로 출시

달러MMF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 KB자산운용, IBK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 6개 자산운용사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해 증권사 및 은행 등 판매사를 통해 판매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래에셋달러MMF(법인)’를 출시했다. 펀드 편입자산은 만기 1년 이내 미국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투자(평균 만기 60일 이내)하며 기대수익률은 5.13%(지난 21일 기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달러MMF는 국내 최초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으로, 높은 안정성과 유동성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업계 최대 규모의 해외채권 운용 및 리서치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17년 이상의 해외채권 직접 투자 경험을 통해 운용 및 해외자산 관리 역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달러MMF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달러표시MMF법인제1호’를 선보였다.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법인들이 달러표시 단기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펀드의 편입자산은 미국 초단기 국채인 단기재정증권(T-Bill), 달러 기업어음(CP), 달러 예금 등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달러표시 MMF의 기대 수익률은 약 5% 이상(24일 기준)으로 평균 연 4% 수준인 달러 정기예금 대비 높은 이율을 얻을 수 있고 입출금도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삼성달러표시MMF법인제1호’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중장기 운용전략을 실행할 예정이다. 우량자산 위주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단기 자금 시장 변화에 대비한 유동성 관리 프로세스, 금리 변동 관리를 위한 시가 괴리율 관리 등의 노하우를 통해 높은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의 ‘KB법인용달러MMF1호’는 달러 국채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면서 달러 레포(RP·환매조건부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CP 투자로 수익성을 제고한다. 가중평균만기 60일 이내로 단기금리변동에 대한 높은 안정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듀레이션 관리, 채권 및 유동성 자산의 비중조절 등을 통해 수익률 제고 및 유동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투업계 관계자 A는 “이번 달러MMF 상품 출시를 통해 그동안 은행에 몰려있던 달러 유동자금을 업계로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업계 관계자 B는 “법인 및 기관투자자 등 고객을 대상으로 향후 다양한 기업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투업계 관계자 C는 “미국 국채를 100%까지 포함할 수 있는 초단기 상품이 추가되면서 해외채권 상품 라인업이 확장됐다”며 “법인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공모펀드 활성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법인 입장에서 달러 MMF에 여유 자금을 예치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한 업계 관계자는 “달러MMF는 가입기간 제한이나 중도환매수수료가 없고, 현재 미국 단기국채 금리가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수시입출식 예금보다는 높은 금리를 수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법인 입장에서 단기 외화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달러MMF는 달러 여유 자금이 수시로 발생하는 수출입 기업 등 달러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결제대금 지급 등에 사용 예정인 법인 투자자 등을 위한 상품”이라며 “단기 달러 자금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단기예치 수단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삼성자산
미래에셋자산운용(왼쪽), 삼성자산운용 사옥 (사진= 각 사)

 

◇ 달러MMF 투자시 유의점 및 외화MMF 출시 계획은

달러MMF에 투자할 때 유의점은 이 상품이 무역기업 등 달러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결제대금 지급 등에 사용 예정인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만일 외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환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한다면 환율변동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외화예금이나 외화RP는 당일 출금이 가능하지만 달러MMF는 환매 신청일(T)로부터 2~3일 후(T+2~3일) 환매대금을 지급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해서 자금 운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달러MMF는 이번에 처음 출시되는 상품인 만큼 법인용 상품이 먼저 출시됐고, 개인용 상품은 법인용 상품의 시장안착 상황을 지켜보고 추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달러MMF 외에도 앞으로 엔화(JPY)나 유로화(EUR), 위안화(CNY) 등 다양한 외화MMF가 출시될 예정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수출입기업들이 자금 인출이 매일 필요한 경우라면 수시입출식에 넣는 게 맞지만 자금이 필요한 2~3일 전에만 미리 알 수 있다면, 금리가 없는 것 보다는 연 3~4% 수준이라도 받을 수 있는 달러MMF로 옮겨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수출입기업 중에서 은행에 신용장(L/C) 할인을 받는 등 은행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실제로 얼마나 옮겨올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달러MMF가 달러예금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입장에서 달러자금을 예금에서 달러MMF로 옮겨갔을 때 70bp(1bp=0.01%포인트) 내외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면서도, “자금을 당일날 인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달러예금을 모두 대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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