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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모델·가수… 직업 8개 팔방미인 엄마 "세상아 덤벼라"

[맘 with 베이비] '육아맘 N잡러' 임시연씨

입력 2023-11-07 07:00 | 신문게재 2023-11-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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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맘 N잡러 임시연씨는 "아이를 맡기는걸 두려워 말고 꿈꾸던 일을 시작해 보라"고 말했다.(사진제공=임시연)

‘N잡러’가 각광받는 시대다. 자유롭게 일거리를 선택하고 시간을 쓸 수 있으며, 자아실현을 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어 MZ세대가 특히 선호한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 둘을 양육하는 40대 엄마가 8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믿어질까? 작년에 슈퍼모델의 꿈을 이루고 이제 곧 트로트 가수 데뷔를 앞둔 임시연 씨를 만나 ‘육아맘 N잡러’의 삶을 들어 보았다.



-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지난해 슈퍼모델의 꿈을 이루고 지금은 음반발매를 앞둔 신인 트로트가수 임시연입니다. 스무 살의 꿈을 마흔여섯에 이뤘습니다. 독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언젠가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무대에 섰을 때 빛났고 관객의 환호에 그 감정을 함께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18년 동안 벨리 댄서 활동을 했는데, 무대의 경험이 모델과 가수로 활동할 때 좋은 표현의 밑거름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두 아들을 육아하며 매번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서울과 대구를 6년째 오가며 제 목표를 향해 배움과 성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일하는 엄마이자 N잡러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일곱 살, 여덟 살 연년생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안 그래도 아들 둘이면 힘든데 연년생은 4배예요. 제 정신으로 산다고 보기가 힘듭니다.저는 ‘워킹맘’이라는 수식어를 참 좋아합니다. 엄마의 삶도 중요하만 ‘임시연’의 삶도 소중하다고 느꼈어요. 아이 돌보는데 모든 시간을 써야 했던 행복한 시기도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가정도 자녀도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저를 육아맘에서 워킹맘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저는 현재 직업이 8개입니다. 아이 낳기 전에는 벨리댄스 강사와 안무가로 일하며 공연단 운영과 무대 기획을 18년간 했습니다. 두 번째 직업은 슈퍼모델입니다. 2022 SBS 슈퍼모델 ‘더 그레이스’로 데뷔해 현재는 워킹강사와 패션쇼 연출을 맡고 있어요. 세 번째는 트로트 가수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음반이 곧 출시됩니다. 네 번째는 인스타 ‘뷰티 인플루언서’, 다섯 번째는 틱톡의 패션크리에이터예요. 여섯 번째는 라이브커머스 쇼 호스트, 일곱 번째는 1세대 쇼 인플루언서로 제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직업은 프로모터입니다. ‘팔색조’라고 불리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어떤 일에 가장 관심이 가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집중하는 일을 기간별로 설정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모델 활동을 줄이고 트로트 가수 데뷔를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곧 쇼케이스 데뷔 무대가 있어요, 좋은 모습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아들 둘인 사십 대 엄마지만 열정은 이십 대 못지 않아요. ‘트로트계의 맘통령’이 되려구요. 엄마니까 꿈을 접고 자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구시대적 틀을 깨고 엄마라도 언제든 꿈을 위해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 임신과 출산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저는 늦은 결혼으로 마흔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곧 연년생을 출산했어요. 저는 ‘멘탈 갑’인데, 조리원동기들과 어린이집 선생님들까지 모두 인정한 유별난 아들들이라 육아가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그래 나니까 감당한다’며 스스로 위로합니다. 육아 이후론 어떤 일을 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힘든 것을 즐기면서 하다 보니 하나씩 결과물들로 나타나더라고요. 지금도 ‘애 볼래? 일 할래?’ 하면 전 ‘일할래요’ 입니다. 엄마란 직업은 연습이 없는, 가장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일을 핑계로 육아하는 걸 등한시할 순 없겠지요? 저는 일주일을 반으로 나눠 금~일요일에는 일주일치 집안일을 전부 해 둡니다. 월~목에는 서울에서 지내는데 그렇다고 집안 일이 줄지는 않더군요.바쁘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결과물에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 정말 행복합니다. 워킹 맘이지만 저는 제 아이들에게 저를 통해 삶의 좋은 교훈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믿기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정, 긍정, 자신감, 용기 등을 보여 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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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로 세계에서 제일 낫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걱정스러워요. 저출산이 큰 문제이지만 이를 해결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금전적인 제도도 좋지만, 부모 교육 등이 부족하고 여전히 육아 책임이 엄마들의 무거운 짐처럼 여겨지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출산을 꺼리게 합니다.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면 좋겠어요. 육아 맘들에게 혜택을 주고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배려해 주고 워킹 맘이 눈치 보지 않고 일과 육아를 함께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워킹 맘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또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라다가 결혼을 선택하고 출산한 후로는 자식 있는 엄마로서의 정서로 변하며 많은 혼란을 겪습니다. 많은 고민이 생겼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앞으로의 나’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지금 나는 행복한가?’라는 생각을 해 보셔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만의 행복을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한데, 가족을 위한 행복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말입니다. 일보다는 육아할 때 행복할 수 도 있고, 일해서 돈을 벌 때 행복할 수도 있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입니다. 돈이 안 되어도 목표를 향해 차곡차곡 단계를 밟고 오르는 성취감이 저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내가 일하러 가면 아이는 누가 돌봐 주지’, ‘엄마를 기다리다 아이가 마음을 다치면 어쩌지’ 이런 걸로 다들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상황에 붙들려 포기를 하고 맙니다. 이제 저는 일로 인한 부재의 시간을 더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의 틀을 바꿨습니다. 이후 제 꿈을 더욱 크게 그리기 시작했고,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됐으며, 가족들의 배려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행복이 크게 찾아왔습니다.꼭 본인이 행복한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잠깐이라도 해 보세요. 아이를 맡기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꿈꾸던 일을 시작해 보세요. 또 다시 톱니바퀴는 맞춰져 돌아갈 테니까요.”


- 결혼과 육아로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엄마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그냥 시작부터 하면 좋겠습니다. 이제 엄마의 희생이 미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도 삶은 한 번뿐입니다. 당연히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어요. 지금 당장 제게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일이든 취미든 미래를 위해 나만의 시간을 써야 합니다. 점점 그 시간을 늘려 두 시간, 세 시간 이어 가야 합니다. 그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한다면 그리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다 할 수 있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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