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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VS 정기선’, 20조 美 해군 함정사업·MRO 시장 ‘군침’

입력 2024-05-02 06:29 | 신문게재 2024-05-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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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울산 조선소. (사진=HD현대)
HD현대 울산 조선소.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 정기선 부회장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간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던 두 사람은 그룹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각각 내실 다지기와 외형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 사는 북미지역에서 MRO 사업을 시작으로 사업 저변을 다진 뒤 장기적으로는 미군 함정 건조 수주까지 이어간다는 로드맵 아래, 핵심 성공요소로 꼽히는 현지 조선소 확보에 총력전 태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발판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MRO 사업 규모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만큼, 진출에 성공하면 양사 모두 방산 역량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필요한 자격인 MRSA를 신청한데 이어 올해 초에는 조선소 실사까지 마무리 지었다.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필리조선소와 MOU를 체결하며, 현지 정부 발주 함정·관공선의 신조 및 MRO 사업에서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내세워 조선소 인수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놓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의 AI 기업 팔란티어와 손잡고 무인 군함 개발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는 등 북미 사업 확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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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호주의 방산기업 오스탈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세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존스법’ 상 자국 내 조선소 확보가 필수 요건으로 지목되는 만큼, 한화오션은 우회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산 경쟁이 차세대 리더로서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룹 승계를 앞둔 시점에서 두 후계자에게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 비전 제시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최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승계 작업에 속도를 냈지만, 방산 부문의 실적 부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 역시 그룹 내 지분율이 5%대에 그치는 상황에서,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라도 조선·방산 계열사들의 성과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한판 승부가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양 부회장의 향후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방산시장에서 김동관, 정기선 두 부회장이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향후 그룹 지배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사업적 성패를 떠나 후계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누가 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행보와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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