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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낙찰가율 낮은 지금이 기회… 경매 문 두드려볼 만"

[브릿지 초대석]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입력 2024-03-12 07:00 | 신문게재 2024-03-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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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업계도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며 수요자들에게 미리 정보를 추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지지옥션)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일 때 각광을 받는 게 바로 경매다. 빚을 감당 못 한 매물이 경매시장에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매시장 역시 혹한기를 겪고 있다. 고금리가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경매 신청은 늘어나는데 유찰되는 물건이 쌓이며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최근의 경매시장 위축이 실수요자들에겐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경매는 유찰될 때마다 시작가가 감정가에서 20~30%씩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매매시장에서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가격 방어가 가능해서다. 

 

국내 경매시장을 대표하는 전문가인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을 만나 경매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근 경매시장에 물건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늘어난 것인가?

전국 전체용도 기준으로 1월에 진행된 경매물건이 1만6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2014년 7월 1만7058건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2023년 3월부터 1만건 이상을 넘기기 시작해서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현상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이자부담을 이기지 못한 매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존 경매시장에 진입했던 부동산들이 2-3회 유찰될 때까지 쌓이다 보니 경매물건이 적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주택 중 대표적인 유형인 아파트 역시 매월 쌓이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62건으로 3000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 역시 300건을 넘었는데, 이는 358건을 기록했던 2015년 6월 이후 처음 기록한 수치다.


- 부동산 유형별로는 어떤 모습을 나타내고 있나?

침체 국면이 이어지는 시장 상황 속에서도 아파트의 경우 신축급 대단지 아파트 또는 소형 저가 아파트에서 치열한 경쟁률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신축 대단지는 고분양가에 대한 반사적 저평가 인식 때문으로 해석되고, 소형 저가 아파트는 대출 문턱이 낮고 금리에 대한 부담이 덜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역시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매출·임대 수익률 하락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경매물건이 증가하며 모든 지표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역세권 또는 주변 임대수요가 풍부한 소형 오피스텔 위주로 높은 경쟁률과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또한 이자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향후 가치 상승여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대출을 거의 받지 않고 매입할 수 있는 부동산이 각광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 올해 경매시장 전망은 어떤가?

올해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8.7%, 낙찰가율은 83.2%를 기록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2021년 최고 낙찰률은 57.8%였고, 낙찰가율은 107.6%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현재 얼마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경매지표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금리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져 있고, 올해 안에 2021년도와 같은 제로금리 시대가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게다가 대출규제 역시 유지되고 있으며, 오히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으로 한도가 축소되는 상황이다. 결국 매수세가 살아날 모멘텀이 부족해 보이고, 매매시장 거래량 역시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 경매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 올해 경매시장에 변수가 있을까?

금리인하와 대출규제 완화를 변수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신생아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금융 상품이 폭 넓게 확대된다면 거래량과 매매시장 가격 상승세로 경매시장에도 반영될 여지가 있지만, 가계대출이 위험수위에 올라와 있는 만큼 완화 가능성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초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일시적으로 매매시장 거래량이 상승했지만, 순차적으로 우대형과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면서 거래량 꺾임과 가격 하락을 볼 수 있었던 것과 연관 지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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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사진제공=지지옥션)

 

- 이 같은 상황에서 내 집 마련 수요자의 대응 방법은 어떻게?

현재 낙찰가율이 저조하다. 이는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지만, 실제 매매시장에서의 최저 매도호가와 대비해 살펴봐도 낮게 낙찰되고 있는 모습이다. 면적이나 연식, 입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최저 호가 대비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수요자라면 경매시장을 두드려 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혹여 매매시장 침체 장기화로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방어할 만한 수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적정 낙찰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매입하고자 하는 단지나 주변 시세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이나 평소에 관심을 두고 지켜봤던 단지 위주로 접근하길 바란다.

추가적으로 최근 신축 아파트 고분양가로 인해 신축급 대단지 아파트 위조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기 단지의 경우에는 다소 욕심을 버리고 접근하는 것이 낫겠다.


- 실수요자들이 경매 참여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경매는 부동산을 저렴하게 사기 위한 시장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권리분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추가 부담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경매절차와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같은 기본 법률 지식은 갖추고 접근해야 한다.

금리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대출이자에 대한 여력이 있는지, 정책금융 상품 이용자라면 가능한 금액대 아파트인지 확인해야 하고, 대출 한도 등도 미리 확인하고 입찰해야 한다.

입찰장에서 입찰표를 작성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 긴장한 탓 등으로 입찰 금액란에 ‘0’을 하나 더 써서 낙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 함께 물건의 정보 조회수가 높거나 법원 내 많은 사람이 몰려 있을 경우 낙찰 받고 싶은 욕심에 적정가격 보다 더 높게 입찰에 참여해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신껏 입찰가격을 산정해 입찰하는 뚝심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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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사진제공=지지옥션)

 

- 침체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올해 경매 유망 투자 지역을 꼽는다면?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 특히 신도시 특별법 기대감으로 인해 1기 신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요즘같이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는 기대여력이 있을 만한 부동산이 관심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서울 접근성이 더욱 개선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에 영향 받는 곳이 투자 유망지역이라 볼 수 있다.

또 서울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재개발 역시 규제완화 및 신속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구역 내 경매 물건을 살핀다면 매매시장에서 형성된 프리미엄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어 메리트가 있다.


- 경매 업계 트렌드 어떻게 변화할까?

부동산 플랫폼들이 인공지능(AI)기술을 도입하면서 수요자들의 의사결정이 한결 쉬워졌다. 지지옥션 역시 경매 수요자들의 쉽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ALG 3.0’과 같은 적정가격 산출시스템을 도입해 업계 최초로 여러 가지 조건과 입지, 권리분석 등을 종합해 가격을 산출해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경매 응찰자들은 인공지능이 분석한 적정 낙찰가와 낙찰 시점을 시스템을 통해 참고할 수 있어 입찰가격 산정 및 시기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경매 채권자들의 경우 경매 시작 단계에서 낙찰 예상 시점과 낙찰 금액대를 알 수 있다. 해당 정보를 통해 채권 회수 금액이나 채권 회수 소요시간 등을 계획하고 유동화 여부 등을 좀 더 계획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매시장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법원에서 감정평가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예정물건에 대해서도 예측되는 감정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매각기일에 임박해서 적정가격을 산출해야하는 수요자들에게 미리 정보를 추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 부동산 경매 칼럼니스트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발전위원회 자문위원

- 지지옥션 경매상담사례 100선 (공동저자)



대담=이기영 건설부동산부장
정리=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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