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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국 브랜드 가치 높여 중국인들 마음 뺏었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온라인쇼핑 '마이더스의 손'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

입력 2016-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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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가 26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기자)

“중국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어떤 제품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지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험난한 중국시장에 진입할 때 리스크와 시간을 줄여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죠.”

작은 체구에서 흘러 나오는 강단 있는 목소리에는 발로 뛰며 중국 시장을 개척한 송종선(46)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온라인으로 해외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국내 역직구 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거대한 중국시장에 도전하는 국내기업도 그만큼 늘고 있다. 에이컴메이트는 중국진출을 원하는 국내기업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중국 직구족을 위한 구매대행 채널을 운영하며 최근 급성장했다.

2010년 9월 중국 상해에 첫발을 내딛은 그에게 중국 시장은 가깝고도 멀게 느껴졌다.

“처음 중국에 갔을 땐 중국어 한마디도 할 줄 몰랐어요. 성조부터 배워야 할 정도였으니깐. 중국시장은 변화가 굉장히 빠르고 경쟁도 한국보다 훨씬 심해요.”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송 대표가 상해로 떠났을 무렵 에이컴메이트는 알리바바 티몰(Tmall)에 한국관 운영 계약을 따낸 상태였다.

“당시 티몰에서는 국제관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이미 홍콩관이 운영 중이었어요.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죠.”

6개월 후 첫 경고를 받았다. 1년이 더 지나자 메인 화면에서 사라졌다. 중국 사람은 만만디(慢慢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러나 얻은 것이 더 많았다. 티몰을 알게 됐고 실패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중국인에게 어느 나라 제품인지는 중요하지 않더군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유일한 길이었죠. 한국에서 전국에 80개 매장이 있는 유명한 브랜드지만 중국에서는 80개면 많은 게 아니예요. 그들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온라인 브랜드랑 다를 바 없는데다 비싸기까지 한데 누가 사겠습니까.”

단순히 잘 나가는 한국제품이라는 마케팅에서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송 대표는 실패 속에서 싹이 보인 브랜드를 중심으로 설득에 나섰다.

지금은 ‘티몰, 타오바오, 징동’을 누구나 잘 알지만 2010년만 해도 알리바바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했다. 명함만 보여줘도 아는 회사를 다니다가 회사부터 설명해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안 달리실거에요? 그럼 제가 먼저 뛸게요. 제가 먼저 뛰어서 의미가 나오면 그땐 같이 뛰는 겁니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변했다. 한국에 티몰이 알려지고 중국시장이 살 길이란 것을 깨달은 업체들이 앞다투어 연락이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같이 해보자고 팔을 벌리던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들어가고 싶다고 아무나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우리는 오프라인만 해도 잘 나간다던 모 브랜드 법인장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3주 전에 직접 찾아오셨죠. 이제 온라인안하면 죽는다던데 그때 건넸던 자료, 제안서, 중국 온라인수치 전부 다시 찾아 봤다면서요.”

그렇다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던 그가 이름도 생소한 에이컴메이트로, 그것도 중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994년도 PC통신 기반일 때부터 한국 전자상거래시장에 몸담아왔는데 한국은 이미 공급과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는데 중국은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으니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앞으로 변화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도 앞섰다.

송 대표는 한국 대비 중국이 온라인 전자상거래시장에서 2년은 앞서있다고 단언했다.

“고객서비스, 운영시스템, 물류서비스 등 전 방위에 걸쳐 중국은 커가고 있어요.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전자지불시스템, 카카오택시는 이미 중국에서 일반화 돼있습니다.”

막연히 ‘한국에서 괜찮은 아이템인데 중국가면 당연히 잘되겠지’라고 자만했던 업체들이 수없이 실패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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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사진=양윤모기자)

 

에이컴메이트는 지난해 광곤절(光棍節) 당시 하루매출만 360억원을 기록했다. 주위에선 놀라움과 축하가 쏟아졌지만 송 대표는 이날 목 표매출의 108%를 달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에이컴메이트의 성공이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예고된 결과라는 방증이다.

일각에선 중국 내 한국브랜드의 인기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한류열풍에 편승한 덕이라는 말도 있다. 한류열풍이 사그라들면 한국 제품의 경쟁력도 같이 사라질까. 송 대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분명 한류열풍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중국시장에서 한국이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K-뷰티 열풍도 국내에서도 국산화장품의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통하는 것이며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으면 중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송 대표는 최근 중소기업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용기구 ‘포블링’이나 새로 시작하는 ‘베어블랑’ 같은 브랜드의 성장성을 보고 중국시장에서 키워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켰다면 올해는 중국시장을 개척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중소 브랜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유통채널과 물건을 파는 사업자, 두 시어머니를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가장 잘하는 일이니까요.”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대표이사는… 

 

1969년생. 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동서증권 투자정보시스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다가 KT그룹으로 옮겨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약 16년간 이커머스 및 온라인 쇼핑 업무를 담당해왔다. 2010년 KT커머스 상무자리에서 물러난 뒤 에이컴메이트 상해법인 부사장으로 입사, 2016년 1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재 전자상거래 전문칼럼을 상하이저널에 게재하며 중국 온라인 유통판매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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