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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BMW오픈 8강 ‘78위 반란’...나달의 이유 있는 칭찬

입력 2017-05-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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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Tennis ATP <YONHAP NO-0176> (AP)
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78위 정현이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 단식 2회전에서 이번 대회 톱 시드인 프랑스의 세계 16의 가엘 몽피스를 2-0(6-2 6-4)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합뉴스.
정현 8강 위업!

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78위’ 정현(삼성증권 후원)이 이변을 연출했다.

정현은 5일(한국 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총상금 48만 2천60 유로) 단식 2회전에서 가엘 몽피스(16위·프랑스)를 2-0(6-2 6-4)으로 완파했다.

몽피스는 이번 대회 톱시드를 받은 선수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투어 대회 통산 6차례 우승과 2008 프랑스오픈, 2016 US오픈 4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랭킹 6위까지 올랐다.

몽피스의 특징은 화려함이다. ‘아트 사커’ 프랑스 출신답게 서커스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예측불허 기술과 빠른 발로 상대를 농락한다. 정현은 강력한 서브로 몽피스의 발을 묶고 백핸드로 공략했다.

정현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끝난 ATP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8강에 진출, 경쟁력을 입증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몽피스와의 맞대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첫 세트 세 번째 게임에서 정현은 첫 브레이크에 성공,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파워 스트로크로 서비스 게임을 지켜냈다. 4-2 승부처에서 다시 한 번 백핸드로 몽피스를 무너뜨렸다. 6-2 첫 세트를 따낸 정현은 자신감에 확신을 더했다.

2세트에서 정현과 몽피스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서로 서비스 게임을 가져가며 3-3 균형을 이뤘다. 7번째 게임에 돌입하자 정현이 다시 백핸드를 꺼냈다. 몽피스는 정현의 백핸드를 알면서도 당했다. 계속된 범실과 체력저하로 자멸하고 말았다. 6-4 정현이 2세트도 따내며 쾌승을 거뒀다.

정현의 8강전 상대는 마틴 클리잔(53위·슬로바키아)이다. 클리잔은 16강전에서 대회 6번 시드의 미샤 즈베레프(32위·독일)를 제압하고 8강에 합류했다. 191㎝ 장신에 왼손잡이인 클리잔은 2014년 동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정현과의 상대전적은 없으며 클리잔은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장기다. 정현이 클리잔의 서비스 게임을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재치 있는 플레이와 주무기 백핸드로 허를 찌를 필요가 있다.

정현은 경기 후 ATP 투어 공식 인터뷰에서 “생애 최고의 승리를 따내 기쁘다”면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랠리를 길게 가져간 게 주효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통산 400승 고지 문턱에서 좌절한 몽피스는 완패를 시인했다. 그는 “정현이 완벽한 경기운영을 펼쳤다”면서 “범실이 많이 나온 게 패인이다. 정현은 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고 말했다.

정현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9월 선전오픈, 2016년 4월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지난주 바르셀로나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투어 단식 8강에 합류했다. 8강 상대 클리잔마저 꺾는다면 생애 최초 4강에 오른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다.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정현의 상승세를 주목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바르셀로나 오픈 단식 8강에서 정현을 2-0(7-6 6-2) 완파했다. 정현은 1세트에서 나달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등 접전을 펼쳤다.

경기 후 나달은 “정현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아주 훌륭한 백핸드를 가졌고, 매우 민첩하다”고 칭찬했다. 이에 정현도 화답했다.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경기만큼이나 값진 사진.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꿈이 나달, 페더러와 상대해보는 것이다”라며 나달에 존경심을 드러냈다.

꿈을 이룬 정현이 다음 목표를 준비 중이다. 클리잔만 꺾으면 생애 최초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한다. 정현과 클리잔의 8강은 경기일정에 의해 한국시간으로 6일 열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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