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간판 김국영(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 경기에서 캐나다의 개빈 스멜리(왼쪽), 미국의 저스틴 개틀린과 역주를 펼치고 있다. 김국영은 10초24를 기록하며 조 3위를 기록하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EPA=연합) |
“출전 자체에 만족하지 않겠다”던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한국 단거리 역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100m 준결승에 안착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국영은 5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스트랫퍼드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예선 1라운드에 출전해 10초24를 기록했다. 김국영은 이 기록으로 준결승 커트라인인 조 3위에 올랐다.
1라운드 5조에 속한 김국영은 3번 레인에 섰다. 우사인 볼트와 마찬가지로 이번 런던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트랙을 떠나는 저스틴 게이틀린(35,미국)과 함께 섰다. 단거리 베테랑 게이틀린은 올 시즌 9초95로 볼트와 기록이 같다.
출발은 불안했다. 김국영 탓은 아니다.
2번 레인 케스턴 블레드만(트리니다드토바고)의 부정 출발에 이어 9번 레인의 타도 로토(남아프리카공화국)가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했다. 스타트가 매우 좋았던 김국영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지만 3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놓고 싸울 상대가 하나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은 김국영의 스타트는 빨랐다. 세 번째 출발에서도 김국영은 0.107초의 놀라운 출발반응을 기록했다. 이는 5조를 넘어 전체 1위다. 스타트 힘으로 30m까지 선두를 질주했지만 중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다.
결국 두 차례나 도핑 징계를 받은 전력 때문에 영국 관중들의 야유를 들으며 게이틀린(10초50)이 무난하게 1위를 차지했고, 김국영은 앤드루 피셔(10초19)에 이어 세 번째로 들어왔다. 4위 블래드먼(10초26)과는 0.02초 차이다. 기록만으로는 공동 24위다.
각 조 상위 3명이 진출하는 준결승에서 뛰게 된 김국영은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세계육상선수권 단거리에서 한국 선수가 준결승에 오른 것은 최초다. 김국영은 6일 오전 3시 5분 남자 100m 준결승 1조에서 아스카 캠브리지(24,일본), 셰전예(24,중국)와 함께 뛴다. 김국영은 8레인에서 달린다.(100m 결승 일정: 6일 오전 5시45분~)
국내 1인자 김국영은 메이저대회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자신의 기록에 턱 없이 모자란 10초48로 예선 탈락,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도 10초37로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지난 6월 코리아오픈에서 10초07의 한국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내며 맹활약을 예고한 김국영은 이번 런던대회에서는 최초로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볼트는 같은 날 벌어진 남자 100m 예선 6조 7번 레인에서 달려 10초07로 조 1위를 차지하며 24명이 진출하는 준결선에 진출했다. 스타트가 좋지 않았던 볼트는 “스타팅 블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김국영이 전체 스타트 1위에 올랐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