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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뮤지컬 ‘록키호러쇼’ 송용진·송유택이 전하는 전혀 다른 프랑큰 퍼터, ‘미국 아줌마’ 마이클 리, 러블리 조형균 그리고 꿈

지배하는 송용진, 호들갑스러운 미국 아줌마(?) 마이클 리, 사랑스러운 조형균의 프랑큰 퍼터
인생캐릭터 김찬호의 리프라프, 전예지의 콜롬비아, 노래 잘하는 마젠타들 그리고 연기 잘하는 하경
영화감독, 복싱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송용진, 작가 꿈꾸는 송유택

입력 2018-08-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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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택송용진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콜롬비아 송유택(왼쪽)과 프랑큰 퍼터 송용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전에 ‘마마돈크라이’를 처음 같이 할 때도 그랬어요. (허)규 형이랑, (송)용진이 형한테 궁금한 걸 여쭤보면 명쾌하게 풀리더라고요. 워낙 오래들 하셔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뮤지컬 ‘록키호러쇼’(10월 21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콜롬비아로 프랑큰 퍼터 송용진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송유택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유택은 ‘록키호러쇼’ 이전에 ‘마마돈크라이’에서 송용진과 같은 역할인 프로페서 브이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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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콜롬비아 송유택(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형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하면서도 불안했을 거예요. ‘마마돈크라이’ 브이를 재밌게 할 수 있었었던 이유가 형들이었죠. 이번에 ‘록키호러쇼’도 그랬어요.”

‘록키호러쇼’의 콜롬비아는 1950~70년대 틴에이저를 상징하는 인물로 2001년 한국 초연 이래 여자배우들이 해오던 역할로 2018년 시즌에는 최초로 남자배우 송유택이 캐스팅돼 눈길을 끌었다.

“사실 ‘록키호러쇼’ 역사에는 무지해요. 직접 접한 건 지난해 공연이 처음이었죠. 용진이 형 공연을 봤는데 너무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셔서 그 충격이 좀 컸어요. 그 후 ‘한국뮤지컬어워즈’에도 코스튬을 하고 오시고….”

송유택의 말에 “(한국뮤지컬어워즈 축하공연은)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너무 하고 싶어서”라는 송용진이 오래 전부터 빠져든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약혼을 앞둔 브래드(백형훈·임준혁·진태화,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와 자넷(최수진·간미연·이지수)이 프랑큰 퍼터(송용진·마이클 리·조형균) 박사의 성에 찾아 들면서 벌어지는 컬트 어드벤처다.

프랑큰 퍼터, 콜롬비아(송유택·전예지)를 비롯해 브래드와 자넷, 마젠타(최현선·리사·이하나), 리프라프(김찬호·고훈정·하경), 스캇과 에디(지혜근), 나레이터(조남희·허정규), 록키 호러(김은수·이승헌)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배하는 송용진, 호들갑스러운 미국 아줌마(?) 마이클 리, 사랑스러운 조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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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송용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좀더 마초스럽고 여성스럽게 간극을 더 넓히는 게 이번 시즌 목표예요. (2010년) 내한 공연의 프랑큰 퍼터는 후안 잭슨(Juan Jackson)이라는 배우였는데 제가 본 인간 중 몸이 제일 컸어요. 록키가 애기 같을 정도였죠. (이종격투기 선수) 밥샵처럼 근육이 엄청났어요. 그런 사람이 연기는 여성스럽고 목소리는 완전 저음으로 내는데…공연 뿐 아니라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만날 울고 할 정도로 섬세해서 제가 가슴에 품고 토닥토닥해주고 그랬죠.”

이렇게 전한 송용진은 “마이클 형은 ‘좀 더 아줌마로 가야할 것 같아’라고 하더니 좀 더 호들갑스러운 미국 아줌마같은 프랑큰 퍼터”라며 조형균에 대해서는 “사랑스럽고 재밌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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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또 다른 프랑큰 퍼터 역의 조형균(왼쪽)과 마이클 리(사진제공=알앤디웍스)

 

“제일 재밌어요. 진짜 사랑스럽죠. 미워할 수 없는 프랑큰 퍼터랄까. (조)형균이라는 배우 자체가 그래요.”

그리곤 “런스루(실제 공연처럼 시작부터 끝까지를 해보는 연습)할 때도 스태프들이나 배우들이 제일 많이 웃곤 했다”고 전한 송용진에 송유택도 동의를 표했다.

“콜롬비아로서 용진이 형은 제가 지배당하는 느낌이에요. 형균이 형은 온몸이 꼬여도 허용될 정도로 친구 같죠. 마이클 형은 어디로 튈지를 모르겠어요. 이 형의 말대로 해도 되나 싶게 독특하고 그 특유의 뉘앙스로 저를 긴장하게 하죠. 어눌한 한국말이 오히려 프랑큰 퍼터의 맛을 더 잘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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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또 다른 콜롬비아 전예지(사진제공=알앤디웍스)

◇인생캐릭터 김찬호의 리프라프, 전예지의 콜롬비아, 노래 잘하는 마젠타들 그리고 연기 잘하는 하경

 

“리프라프들(김찬호·고훈정·하경)도 다들 잘해요. 특히 (김)찬호는 리프라프가 인생 캐릭터예요. 만날 잘생긴 역할만 하다가 물 만났죠. 하경이는 원체 연기를 잘하는 친구예요. 어린 나이인데도 연기를 잘하는데다 ‘마마돈크라이’ 때 공부를 많이 했죠. 리프라프도 나름대로 잘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송용진에 “맞아요 맞아요”를 반복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송유택은 지난해 콜롬비아를 원캐스트로 소화했던 전예지에 대해 “예지 역시 콜롬비아가 인생 캐릭터”라고 말을 보탰다.

“예지는 발군으로 춤을 잘추는 배우 중 하나예요. 게다가 외모도 인형같고 ‘록키호러쇼’를 하면서 노래도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에너지가 굉장히 넘쳐나죠.”

송유택의 말에 송용진이 “예지는 득음했다”고 거들자 송유택은 “저도 같은 맥락으로 ‘록키호러쇼’가 끝나고 득음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 놓았다.

“마젠타들(최현선·리사·이하나)은 노래를 다 잘해요. (최)현선이는 워낙 노래를 잘하는 배우고…노래를 제일 잘해야하는 캐릭터가 마젠타거든요. ‘사이언스 픽션’을 부르잖아요.”


◇송용진 “남희 형님 뒤를 이어 나레이터”, 송유택 “지금은 저의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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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송용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에디도 해봤고 나레이터도 해봤고…리프라프도 해보고 싶고 (조)남희 형의 뒤를 이어 나레이터도 해보고 싶은데 사실은 콜롬비아가 제일 하고 싶었어요. ‘미친년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저게 사람이야 할 정도로 ‘돌아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이렇게 마음을 전한 송용진은 나레이터로 참여했던 2010년 원작자 리처드 오브라이언(Richard O’brien) 오리지널 팀의 국내 첫 내한 공연 당시 콜롬비아를 연기했던 캐서린 켄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너무 잘해서 마지막 콜롬비아의 독백에서 매일 박수가 나왔어요. 노래가 끝난 것도 아닌데 하루도 안 빼고 박수가 나왔죠. 그런데 저는 그 배우보다 더 미칠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프랑큰 퍼터는 지켜야할 것들이나 봉인이 있는데 콜롬비아는 그 봉인마저도 풀린 캐릭터예요. 봇물 터지듯, 뭘 해도 되는 캐릭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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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콜롬비아 송유택(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렇게 설명하곤 “앞으로 10년은 프랑큰 퍼터를 더 하고”라는 송용진에 송유택은 “저도 기대된다”며 해맑게도 웃는다.

“저는 콜롬비아를 완벽하게 만들고 잘했다는 평을 들은 후에야 다른 캐릭터가 보일 것 같아요. 지금의 저에게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건 사치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콜롬비아가 하고 싶습니다. 제가 만든 콜롬비아를 잘 해내고 싶어요.”


◇송용진이 송유택에게, 송유택이 송용진에게 “형이 죽을 때까지 사랑할 뮤지컬, 저에게도 왔으면 좋겠어요”

“용진이 형이 자진해서 시상식에까지 코스튬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를 생각하게 됐어요. 적당히 좋아해서는 할 수 없는, 애정이 너무 넘쳐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이번에 ‘록키호러쇼’를 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곤 ‘록키호러쇼’에 대해 “정말 색 다르게 다가온 작품”이라는 송유택에 송용진은 “즐기면 된다. ‘록키호러쇼’를 했던 모든 배우들이 다른 공연을 하면서도 ‘록키호러쇼’를 하고 싶다고 한다. ‘록키호러쇼’가 유택이에게도 그런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다독였다.

“같이 인터뷰를 하면서 형이 ‘록키호러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사랑해온 그리고 죽을 때까지 사랑할 뮤지컬이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게 저한테도 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재미를 알게 해주고 호기심이 들게 해준 형한테 정말 감사해요. ‘록키호러쇼’가 오래도록 사랑받아서 형이 계속 종합선물세트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늘 계획이 너무 많은 송용진, 작가 변신을 꿈꾸는 송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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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콜롬비아 송유택(왼쪽)과 프랑큰 퍼터 송용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의 40대 목표가 영화감독이에요. 음악, 뮤지컬 등의 영화를 계속 직접 만들 거예요. 지금도 예전에 제가 제작했던 ‘노래 불러주는 남자’를 단편영화로 촬영하고 있죠.”

스스로도 “늘 계획이 많다”는 송용진의 “요즘은 카메라를 공부하느라 유튜버로 살고 있다”는 말에 송유택은 “진짜 편집이 예술”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운다.

“카메라 공부를 하느라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저는 ‘카알못’(카메라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유튜브를 보면서 독학 중이죠. 영상촬영에 재미를 붙여 콘텐츠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어요. 영화 촬영이 끝나면 굳이 배급을 따로 하기 보다는 유튜브에 올리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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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송용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어 “독립영화들을 배급하거나 영화제에 출품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유튜브 콘텐츠는 계속 만들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 주변에는 좋은 인재 풀이 많잖아요. 음악감독, 작곡가, 배우 등 그들과 함께 좋은 뮤지컬 영화를 만들 거예요. 우리나라에 뮤지컬 영화가 별로 없잖아요. 제가 좋은 뮤지컬 영화의 장을 열 생각이에요. 이미 써놓은 짧은 음악영화, 뮤지컬 영화 등의 시놉시스도 많아요.”

그리곤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좋아한다”며 휴머니티가 사라진, 기계에 지배 당하는 미래공간을 배경으로 투쟁하는 이야기를 담은 한곡짜리 뮤지컬 단편영화에 대해 털어놓았다.

“전 인디정신이 투철해요. 돈 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작품들을 할 거예요. 당분간은 공연을 좀 줄이고 시나리오의 이미지화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목표를 세우면 치밀하게 계획을 짜 대부분 달성한다는 송용진의 내년 목표는 권투 2급 지도자 자격증 획득이다. 프로복서이기도 한 그는 “뭐든 목표가 있어야 재밌다”며 “프로복서가 되고 나서는 목표가 확 줄었다. 지금도 체육관에서 코치처럼 활동 중이니 아예 자격증을 따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너무 일에 치이는 기분이 들어서 ‘투모로우 모닝’ 이후 6개월을 쉬었어요. 그랬더니 ‘너 죽어봐라’인지 개발단계부터 본공연까지를 함께 했던 극도 해보고 개인 콘서트, 2인극도 해보고 ‘록키호러쇼’ 콜롬비아도 하고…좀 순탄하게 갈 줄 알았던 올해가 일복도 많고 도전도 많이 하는 해가 돼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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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콜롬비아 송유택(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록키호러쇼’를 비롯해 25일부터 한달 간은 대구 ‘마마돈크라이’ 무대에도 서야 하는 송유택은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작품이라 잘 마치는 게 목표”라며 “다행히도 아직은 벅차다기 보다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 팀을 많이 만나 더 좋은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 뵙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송유택은 ‘마마돈크라이’ 백작으로 함께 했고 ‘록키호러쇼’에서도 리프라프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고훈정이 “남자배우 최초로 콜롬비아를 연기한다고 저를 ‘콜럼버스’라고 불렀다”며 “저에게 ‘록키호러쇼’는 콜럼버스의 신대륙”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송용진) 형이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걸 보니 저의 신대륙이 10개는 더 있겠구나 싶어요. 사실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요즘엔 출품할 수 있는 공모전도 많으니 기회가 되면 잘 한번 쓰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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