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기업경영 · 재계

[코로나 뉴딜 시동]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 뉴딜 발판 삼아 4차산업혁명 대비해야"

한국판 뉴딜 사업, 대기업 역할론 부상

입력 2020-05-27 08:39 | 신문게재 2020-05-28 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4대그룹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그린)뉴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 등 대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영원한 고속성장은 없다. 세계 경제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외 정치·경제·사회 패러다임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출현해 ‘새판’을 짜고 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이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한국판 뉴딜이 과거 토공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아닌 패러다임 대전환이 전제된 경제·사회(노동 포함) 정책의 개혁과 혁신을 통한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 및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만큼 관련 인프라가 많은 대기업에게는 미래형 ‘새로운 성장 모델’ 구축을 위한 샌드박스이자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들 대기업이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새로운 기업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 나온다. 이를 발판이나 디딤돌 삼아 국내 주력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제조 대기업들이 신사업 등에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새롭게 짜여지는 통상질서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27일 재계 안팎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서 이 같은 대기업의 역할론이 부상할 조짐이다. 이는 한국판 뉴딜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새로운 혁신성장동력 발굴과 미래 먹거리 마련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 중에서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프라가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판 뉴딜이 ‘디지털 뉴딜’로써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김재호 박사(경제학)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뉴딜이 단순히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과거형 개발주의가 아닌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우리가 잘하는 ICT 산업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는 만큼 삼성 등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며, “기업들도 정부 수혜 만 바라볼 게 아니라 기존 스텝에서 진보할 수 있는 비전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ICT산업 미래전략포럼’에서 “30년 전 존재하지 않았던 곳들이 최고 기업에 오르고 있고, 이들은 무형자산을 가진 ICT 기업”이라며, 코로나발 한국판 뉴딜에서도 ICT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고 지적했다.

이번 한국판 뉴딜은 그린(녹색) 뉴딜이 추가됐다는 점에서 제조업인 반도체, 5G(5세대 이동통신), AI,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모빌리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스마트카, 로봇 등 ICT산업은 물론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환경(수자원), 수소전기차, 배터리, 로봇, 드론 등의 분야와 비제조업인 ICT금융, 서비스산업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뉴딜이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청년, 노인(시니어) 관련 서비스 등의 산업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래학자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미래를 위해 준비해 온 기업과 기술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춰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집단이 올 1분기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22% 이상 늘린 사실은 고무적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3조2729억원을 더 투자해 유일하게 1조원 이상 늘렸다. 포스코(4401억원)와 GS(2718억원), 한진(2615억원), SM(2382억원), KT(2099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 투자액이 증가했다.

기업별 투자 규모는 반도체 설비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6조46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2조2346억원)와 KT(1조1970억원)도 조 단위 투자를 집행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5G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투자액 ‘톱10’에 모두 포함됐다.

이 같은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K-방역체계 역시 ICT 산업이 토대가 됐다는 점이 거론된다.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성장동력 발굴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경영학회 회장)은 “교육·지속가능보고서 등 제도적 측면의 윤리경영을 넘어 의식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판 뉴딜 과정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이 이를 통한 대기업의 새로운 기업 경쟁력 발굴과 육성을 위해서는 상생의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