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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실존인물과 가상캐릭터, 실제와 상상 속 수많은 앨리스들 그리고 진짜 나를 만나다! 연극 ‘앨리스 인 베드’

[Culture Board] 연극 ‘앨리스 인 베드’

입력 2022-08-17 18:00 | 신문게재 2022-08-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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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앨리스 인 베드 홍보사진1
연극 ‘앨리스 인 베드’(사진제공=국립극단)

 

자신만의 굴에 갇힌 앨리스가 앨리스를 만났다. 19세기 미국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난 실존인물로 소설가 헨리 제임스(Henry James)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여동생 앨리스 제임스(Alice James)이자 그 앨리스 스스로가 꿈꾸던 모습이기도 하며 소설가 겸 수필가, 극작가, 예술평론가인 수전 손택(Susan Sontag)이 1992년에 쓴 유일한 희곡 속 인물이기도 하다.

더불어 또 다른 19세기 실존 인물인 미국의 평론가 마가렛 풀러(Margaret Fuller),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로맨틱 발레극 ‘지젤’ 속 요정 윌리들의 여왕인 미르타,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 ‘파르시팔’의 비극적인 여주인공 쿤드리를 초대해 티파티를 여는,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미치광이 모자장수의 티파티에 떨어진 소녀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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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앨리스 인 베드’(사진제공=국립극단)

국립극단의 연극 ‘앨리스 인 베드’(Alice in Bed, 8월 24~9월 18일 명동예술극장)는 19세기 실존인물로 우울증과 유방암 등 질병과 장애로 삶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낸 앨리스 제임스의 이야기다.

 

더불어 그런 앨리스가 상상의 세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앨리스의 이야기이며 그가 자신의 침대 위이면서 상상의 세계에 소환하는 또 다른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다.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며 실제인지 상상 속인지를 모호하게 하는 ‘앨리스 인 베드’는 2000년 6월 ‘파운틴헤드’ ‘로마 비극’ 등의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가 예술감독으로 있던 홀랜드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이고 그해 10월 뉴욕에 입성했다.

 

세계 연극 경향을 소개해온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해외 현대희곡 무대로 ‘전화벨이 울린다’ ‘인정투쟁: 예술가 편’ ‘이반검열’ ‘당선자없슴’ 등의 이연주 연출작이다. 

이연주 연출이 윤색까지 진행한 ‘앨리스 인 베드’에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 ‘파우스트 엔딩’ ‘스카팽’ 등의 권은혜,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가지’ ‘메디아’ 등의 김광덕, ‘새들의 무덤’ ‘1인용 식탁’ ‘이갈리아의 딸들’ ‘아부지’ 등의 김시영, ‘로테르담’ ‘와이프’ ‘러브스토리’ 등의 성수연, ‘기후비상사태’ ‘도덕의 계보학’ ‘스푸트니크’ 등의 신사랑, ‘7번 국도’ ‘로드킬 인 더 씨어터’ ‘귀국전’ 등의 이리, ‘오아시스’ ‘이게 마지막이야’ ‘닭쿠우스’ 등의 황순미가 출연한다.

[국립극단] 앨리스 인 베드 홍보사진1
연극 ‘앨리스 인 베드’(사진제공=국립극단)

 


질병과 장애로 침대에 갇혀 모든 움직임을 차단당했지만 그 정신 만큼은 자유롭고 활동적인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조우를 통해 ‘앨리스 인 베드’는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등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자신만의 굴에 갇혀 마음껏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며 살아 숨 쉬는 앨리스의 이야기는 오롯이 자신에 집중해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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