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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심심한 육수? 빠지면 심심할 틈이 없다… 여름별미 '평양냉면' 전성시대

[은밀한 서울투어]

입력 2015-07-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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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전성시대다. TV에서는 평양냉면 맛집에 대해 얘기하고 미식가들은 너도나도 평양냉면성애자임을 자청한다. SNS에는 그릇에 담긴 냉면의 자태를 보고 어느 가게 냉면인지 맞추는 퀴즈가 성행할 정도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음식은 ‘평양냉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면의 고향은 이북이다. 겨울이 긴 이북에서는 살얼음을 동동 띄운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곤 했다. 메밀 수확시기는 10월 동치미 국물이 어는 시기도 겨울이니 자연스럽게 냉면은 겨울음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북에서도 계파가 나뉜다. 옥수수나 고구마 전분을 많이 넣어 가늘게 뺀 국수 위에 매운 양념장, 홍어회나 가자미회 무침을 얹은 냉면이 함경도 함흥식이다. 평양에서는 꿩고기 국물과 동치미를 섞어 낸 심심한 육수에 메밀향이 향긋한 국수를 말아 먹었다. 함흥냉면은 톡 쏘는 매운 맛이 애교 많은 애인같다.

반면 평양냉면은 처음 먹을 때는 별맛을 느끼지 못한다. 메밀의 거친 질감은 흡사 종이를 씹는 느낌이고 물인 듯 물이 아닌 심심한 육수는 진정 ‘무미’다.

하지만 그 거친 질감과 심심함에 익숙해지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것이 평양냉면의 매력이다. 애인과 결혼할 여자의 차이라고나 할까.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집은 대부분 이북 출신들의 손맛이 배어있다.  

 

70년의 긴 역사를 지닌 주교동 우래옥은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고 장원일 옹이 194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열었다.

서울 충무로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경기도 의정부 평양면옥의 자손들. 이북출신 창업주 김경필 할머니가 경기도 연천에서 개업한 냉면집이 의정부 평양면옥의 모태다.

현재 의정부 본점은 아들이 운영하며 할머니의 딸들이 서울에서 을지면옥, 필동면옥을 운영 중이다. 이북출신 실향민들이 최고의 맛으로 꼽는 장충동 평양면옥도 평양 대동문 앞에서 시아버지와 함께 냉면집을 경영했던 변정숙 할머니가 월남 후 창업한 곳이다.

가수 존박이 일주일에 여섯 번은 간다는 마포 을밀대는 이북 출신 창업주가 평양 모란봉 아래 있는 ‘을밀대’ 정자의 이름을 땄다.

이외에도 이북 출신 창업주를 사사하거나 선친이 이북 출신인 젊은 냉면 셰프들이 새로운 평양냉면계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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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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