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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정복하지 못한 파킨슨병, 한의학으로 속도 늦춘다

고령화 시대… 파킨슨병 '양학·한의학' 병행 치료
갑자기 몸 떨리고 자세 불안정해 진다면 ‘파킨슨병’ 의심해야
각종 운동 증상에 우울증·불안 더해질 수도…“한방치료로 단계별 관리 가능”

입력 2022-11-29 07:00 | 신문게재 2022-1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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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다. 국내 유병률은 10만명당 약 225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0년 6만1565명에서 2021년 11만6504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떨림, 근육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부터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까지 다양한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꼽힌다.

박성욱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교수의 도움으로 파킨슨병의 치료 현황과 한의학에서의 단계별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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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뇌 흑질 신경세포 파괴→도파민 분비 이상으로 발생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의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흑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안정 시에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며 움직임이 느려진다. 자세가 불안정해져 걸음을 걷기도 어려워진다.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이 진행되면 환자들은 독자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사회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파킨슨병은 현재까지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증상을 조절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의 표준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레보도파 보충요법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자세 불안정, 동결보행, 언어장애, 피로, 통증, 자율신경 장애 등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에서는 다수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기존의 약물치료 외에 다양한 보완 대체요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이 바로 침 치료과 한약을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한의학 치료, 질병 진행 지연·증상 개선 효과

파킨슨병 관리에 있어 한방치료의 역할은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파킨슨병의 운동증상과 비 운동증상을 개선시키며, 도파민과 동시에 사용 시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중뇌 흑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 파킨슨병의 진행 자체를 지연시킨다.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약물 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침 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의 파킨슨병 진행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봉독약침, 원지, 천마, 황기, 갈근, 황금, 작약, 인삼 등 다양한 한약물과 청혈단, 억간산, 청간탕 등의 처방도 뇌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침과 약침치료가 운동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 잡기와 보행 속도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균형 장애와 보행 장애로 인해 매년 46~68%정도 발생하는 낙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사망률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한방치료로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가 효과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더불어 육군자탕, 반하후박탕 등의 한약물 치료는 소화 장애, 삼킴 장애, 인지기능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킨슨병의 표준 치료제인 도파민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을 복용하면서 침 치료나 천마, 청간탕 같은 한약물 치료를 동시에 받으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도 같은 정도의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상 운동증 같은 도파민 보충 요법의 부작용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욱 교수는 “한방치료를 같이 받는 경우 도파민을 적게 사용하고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약물 치료가 가능하다”며 “이는 약물로 인한 부작용 또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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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파킨슨병의 단계별 한방 치료법은?

파킨슨병에 대한 한방치료는 초기 상태에서 진행을 억제하는 것에서부터 환자를 괴롭히는 다양한 증상들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질병이 더 진행되어 균형 조절이나 보행이 어려워진 상태를 개선시키는데 이르기까지 환자 개개인의 진행 정도에 맞게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파킨슨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별 질병의 상태나 일상생활 양상, 삶의 질 등을 고려해 단계별로 적절한 계획을 세워 시행해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진행 경과에 따른 관리를 위해 시행되는 단계별 한방치료는 다음과 같다.

1단계: 표준 치료인 도파민 보충요법을 통해 증상이 잘 조절되고 있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1~2주에 한번 방문치료를 진행하며 질병의 진행 억제 및 증상 관리를 중심으로 치료한다.

2단계: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 경직, 변비, 피로, 무기력, 통증 등의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주 2~3회 방문 치료를 진행하며 적극적인 증상 개선을 통한 불편감을 해소하는데 목적이 있다.

3단계: 균형조절장애로 인한 보행 장애, 낙상위험 환자가 대상이다. 입원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입원 후 균형, 보행 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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