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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버스토리 서곡’의 디바 조이스 디도나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연민, 연결, 너그러움, 사랑”

[人더컬처] 세계적인 디바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입력 2023-02-27 18:11 | 신문게재 2023-02-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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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디도나토(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패트리샤의 생각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시에 나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조라서 마치 잘 훈련된 남성 성악가와 듀오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저 혼자만의 아리아를 하는 듯하기도 합니다. 연주를 맡은 세종솔로이스츠가 무대에 서서 연주를 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며 무대를 누비는 것도 중요한 특징 중 하나죠.”

미국의 그래미상, 영국의 로렌스 올리비에 수상자인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Joyce DiDonato)는 브릿지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 ‘세종솔로이스츠와 조이스 디도나토의 오버스토리 서곡’(3월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일 ‘오버스토리 서곡’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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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마코버 작곡가이자 MIT교수(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오버스토리 서곡’은 토드 마코버(Tod Machover)가 만들고 있는 오페라 ‘오버스토리’의 첫 번째 부분이에요.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상호 연결된 거대한 관계망을 다루기보다는 하나의 인물, 제가 연기하는 패트리샤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펼쳐지죠.”


조이스 디도나토의 설명처럼 ‘오버스토리 서곡’은 2024년 창단 30주년을 맞는, CNN이 ‘세계 최고 앙상블’이라 극찬한 세종솔로이스츠가 작곡가이자 연출가인 토드 마코버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 융합 기술연구소 미디어랩 교수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토드 마코버의 오페라 ‘오버스토리’(The Overstory)는 20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워스(Richard Powers)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환경 문제에 대한 예술적 고찰을 담아내며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작품으로 이번에 조이스 디도나토와 세종솔로이스츠가 협연하는 ‘오버토리 서곡’은 그 오페라의 첫 부분이다. 한 그루의 나무로 상징되는 9명의 인물 중 식물학자 패트리샤 웨스터퍼드를 위해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작곡된 30분짜리 작품으로 3월 7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월드프리미어(세계 초연) 후 16일 한국에서도 첫 선을 보인다. 


◇나무와 인간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오버스토리 서곡’

 

3월 16일_세종솔로이스츠_제공 세종솔로이스츠
세종솔로이스츠(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이 작품에서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주제 의식입니다. 아주 깊이, 과학적으로나 에너지 측면에서나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죠. 그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면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 중 많은 것들을 그만큼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어 “이 작품은 패트리샤가 나무들의 대화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게 나무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좀 더 적극적인 형태의 의사 교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이스 디도나토
조이스 디도나토(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결국 자연이 우리들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처럼 우리(인류)도 자연을 위해 자리를 내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오버스토리 서곡’은 문학 작품에서 모티프를 가져오긴 했지만 결국 음악 작품이에요. 토드가 이 일련의 과정을 전개시키는 음악적 방식에 집중해 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설 속 패트리샤는 ‘숲의 모든 나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한 나무를 베면 다른 나무까지 고통받는다’ 등 나무에 빗대 인류와 자연의 연대,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물이다. 

 

“패트리샤는 매우 열정적인 인물이에요. 대본을 쓴 사이먼 롭슨은 ‘오버스토리 서곡’에서 패트리샤 웨스터퍼드를 상당한 분노와 굳은 결의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이 발견한 진실, 그 위엄과 경이에 이끌리는 인물로 제시하죠. 관객분들이 패트리샤 웨스터퍼드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판단하시기를 바라요. 작품이 끝날 때까지 과연 나무들과의 연결고리를 스스로도 찾을 수 있을지 알아보기를 바라고 있죠.”

작품에서 말하듯 “사람들이 마치 자연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한다는 데” 동의를 표한 조이스 디도나토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소유하겠어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환경, 차별 등 사회적인 문제에 소신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저는 늘 제 의견을 표현해 왔어요. 억압 앞에서 침묵하는 일은 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노래로 표현하는, 음악이 가진 조화와 아름다움, 통일과 평화라는 속성들이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상황이 불편합니다. 저는 그것들이 제 삶 속에도 존재하기를 원해요. 그래서 그런 걸 세상을 향해 표현하고 세상에 사랑과 빛을 주기 위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마음으로 잠이 들죠.”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들

조이스 디도나토
조이스 디도나토(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아티스트들은 대단한 근면성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죠. 점점 더 많은 한국 예술가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조성진, 임윤찬 등 최근 한국 아티스트들이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 “신나는 일”이라고 표현한 조이스 디도나토는 “지금 우리에게는 문화와 예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술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걸 볼 때 정말 행복하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사회가 그런 사람들, 가장 어린 아이들부터 가장 나이 많은 사람들까지를 빠짐없이 지원하고 음악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버스토리 서곡’ 한국 초연에 앞서 3월 14일에는 ‘스프링 콘서트’(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조이스 디도나토는 “환경과 역사,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하는 작품”이라는 데 동의를 표하며 “환경과 역사,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연민, 연결, 너그러움, 사랑”을 강조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질문이네요! 하지만 단순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서로에게, 우리 주변의 자연에, 그리고 인류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성에 다시 연결되는 것보다 더 중대한 과제는 없어요. 다시 말해 연민, 연결, 너그러움, 사랑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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