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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눈밑, 이마, 관자놀이의 푸른 힘줄 … 피부과질환 아닌 혈관확장증

가느다란 혈관은 경화요법, 더 굵은 혈관은 소절개 후 결찰술… 절제 후 봉합술 등 3단계 복합술로 치료

입력 2024-01-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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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칼럼용 증명2 (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단순한 점이 아닌 넓고, 붉거나 검푸른 반점은 혈관염, 혈관종, 혈관확장증 가운데 하나여서 혼동하기 쉽다.

혈관염은 혈관의 염증으로 혈액 속에 있어야 할 적혈구가 혈관 밖 조직으로 스며나와 피부에 반점이나 얼룩이 생기는 질환이다. 반점의 색깔은 붉거나 보라색을 띤다. 그 중 가장 흔한 유형이 자반증(紫斑症, purpura)이다.

혈관종은 비정상적인 혈관이 뭉쳐있는 것으로 대부분 양성종양이다. 나이 들어 많이 생기는 체리혈관종(Cherry hemangioma, 또는 버찌혈관종)은 붉은 자주빛의 작은 구진(丘疹)이 다양한 크기로 넓게 퍼져 있는 게 특징이다. 소정맥의 과도한 성장으로 발생하며 노화가 주된 원인이다.

눈밑, 이마, 코옆, 볼, 목, 관자놀이 등 남의 눈에 잘 띄는 안면 부위에 도드라지거나 검붉거나 푸른빛을 내는 반점이나 정맥혈관은 모세혈관확장증으로 볼 수 있다. 다리에 생기는 하지정맥류처럼 안면의 남의 눈에 잘 띄는 모세혈관에 미세한 정맥류가 나타난 것이다.

병리적으로 보면 혈관염이 심할 경우 혈액이 도달하지 못한 피부가 괴사될 수 있으므로 가려움증, 염증, 통증, 화끈거림이 심해지면 악화되지 않도록 1차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다만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질환의 합병증으로 생긴 자반증이 아닌, 보통의 경우 3~4주가 지나면 흡수돼 소멸되므로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혈관종과 혈관확장증은 건강상 별 문제가 없지만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부위다. 요컨대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통증이나 불편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치료에 나설 필요가 있고, 이를 감수할 수 있다면 경과를 관찰하면서 지내면 된다.

필자가 주로 치료하는 얼굴 부위의 혈관확장증은 혈관의 굵기에 따라 안면홍조, 모세혈관확장증, 망상정맥, 돌출정맥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안면홍조(주사비, 주사질환)는 아주 가는 모세혈관이 확장된 것이다.

얼굴 여러 부위의 푸른 반점이나 정맥혈관의 도드라짐 등은 모세혈관확장증에 속한다. 눈밑 다크서클(혈관성인 경우), 관자놀이 파란 핏줄, 코옆, 이마 등에 나타난 것을 아우른다. 모세혈관확장증(Spider veins)은 대개 지름 1~2mm의 가느다란 실핏줄이 거미줄 모양처럼 두드러져 있다. 모세혈관확장증의 원인은 노화, 임신, 유전(가족성), 자외선, 간기능 저하 등으로 여겨진다.

이보다 굵은 지름 2~3mm의 구불구불한 푸른색 핏줄이 보이는 게 ‘망상정맥’(Reticular veins)이다. 망상정맥보다 더 굵은 혈관이 튀어나오면 ‘돌출정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 4가지 유형의 혈관확장증은 크게 정맥성과 동맥성으로 나눌 수 있다. 필자의 임상 경험 상 정맥성이 약 90%, 동맥성이 10%를 차지한다.

정맥성의 경우 절제 후 봉합, 소절개 후 결찰, 혈관경화술 등 3가지 방법을 복합적으로 시행한다. 문제의 혈관을 퇴화 및 소멸시키는 게 주된 치료 목적이다. 혈관이 가늘고 범위가 좁을수록 후자의 방법을 쓴다. 동맥성은 혈관의 압력이 정맥보다 높기 때문에 주로 절제 후 봉합을 하게 된다.

혈관확장증은 문제의 혈관이 입체적으로 분포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외과적 요소가 가미된 중재적 시술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피부과에서 얼굴이 민감한 부위라며 간편한 ‘롱펄스 레이저’ 시술을 권하지만, 문제의 혈관이 피부 겉면에 수평적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진다.

즉, 레이저는 직진성을 띠기 때문에 수평적이 아닌 수직적으로 놓인 혈관(깊은 곳에 위치한 혈관)이나, 손등정맥(대부분 망상정맥)처럼 돌출 혈관이 굵은 경우에 무용하다. 그래서 효과가 미치지 못한 부위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롱펄스 레이저는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인접 정상혈관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얼굴에 생긴 푸른 반점(대부분 정맥성 모세혈관확장증)은 당사자에게 여간 스트레스를 주는 게 아니다. 이 때 시술이 필요한 사람은 수평적, 수직적으로 놓인 문제의 혈관을 커버할 수 있는 3가지 복합적 중재시술이 적합하다. 피부과 레이저 치료만으로는 미흡한 게 많으므로 혈관시술에 조예가 깊은, 경험 많은 의사를 찾아 진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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