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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생 로랑은 왜 이무생을 앰버서더로 계약하지 않는가...얼마나 더 연기에 美쳐야?

영화 '노량'속 고니시 역할 위해 일본 고어 입으로 암기
"어릴때부터 큰 칼 옆에 차고 이순신 장군 따라하며 놀아"
드라마 '마에스트라'속 마성의 순정남으로 여심 공격
"매체의 차이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연기일 뿐"

입력 2024-01-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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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 직전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무생.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무생의 광기는 어디서 오는걸까. 손익분기점인 72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노량: 죽음의 바다’로 만난 그에게 극중 고니시의 모습은 당연하게도 아예 없었다. 무게만 30kg이 넘었다는 갑옷을 벗고 현장에 나타난 그는 곧 바뀔 계절을 예약한듯 연노란색 맨투맨 차림이었다. 역사적으로 그가 맡은 왜군은 7년의 전쟁동안 이순신의 용맹을 가장 근간에서 본 인물이다.

조선 침략군의 총사령관이자 선봉장으로 가장 먼저 조선에 상륙해 부산성전투, 동래성전투, 탄금대전투, 한양 점령, 그리고 평양까지 점령하며 이순신 조차 “만만치 않은 인물”로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언론 시사회때 동료 선후배들과 처음 완성작을 봤어요. 다시 어린 아이로 돌아간듯 이순신 장군님을 추앙하게 되더라고요. 부끄럽지만 제 출연장면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분장에만 3시간이 걸린, 눈썹을 한 올 한 올 더해야 했던 고난의 시간이었는데 그 덕분이었는지 경거망동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야만 했던 고니시로 완벽하게 살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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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사진제공=(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에서 그가 맡은 고니시는 표독함과 독기보다 외로움이 가득하다.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을 알고 이 전쟁이 곧 끝날것이라는걸 직감한다.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 일본으로 돌아가 주군의 어린 아들을 지키는게 삶의 목표가 된다. 하지만 자신의 군대를 사실상 포위하고 있는 이순신과 명나라의 함대가 여간 깐깐한게 아니다.

이순신 장군이 당시 조선의 수장이었던것처럼 고니시 역시 왜군의 리더였다. 사심과 욕심을 버려야 부하들과 살아서 갈 수 있었다. 돌아가도 또 누군가에 의해서 할복을 강요당할지도 모르는 야만의 시대임을 그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고니시는 명나라 장군에게 부하를 시켜 뇌물을 바치며 살길을 열어달라 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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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생은 ‘노량’에 대해 “한 번 보면 아쉬워서 한 번 더 보게되는 N차 관람을 부르는 영화”라고 정의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제공=(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포문을 여는 역할이라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게다가 대사 자체가 일본어중에서도 고어에 가까워서 머리가 아닌 입으로 기억하는 언어로 만드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어 선생님이 남,여 두 분이셨는데 그 분들 조차 쉽지 않은 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성별이 다른 분들의 대사톤을 참고해 고니시 캐릭터를 구축했고요.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남들보다 역사를 좋아했고, 어렸을때부터도 유독 이순신 장군을 따라 큰 칼을 옆에 차고 싸우면서 자랐다. 배우가 되고서도 극장에서 만난 ‘이순신 장군’1부와 2부를 보며 막연하게 나마 작은 역할이라도 출연하는 꿈을 꿨다. 그렇게 기적같이 김한민 감독의 러브콜을 받자 이제는 두려움이 온 몸을 감쌌다.

이무생은 “역사적으로 고니시는 이성적이고 화를 잘 안 냈다고 하더라. 동요하지 않으려고 애를 많이 섰다”면서 “그런데 해전을 다루면서 물이 한 방울 없는 현장에 가니 더욱 막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게다가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눈을 감은 전투기도 하지만 조선과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합류해 약 1000여척이 싸운 역사적 해전이다.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7년 전쟁 중 유일한 야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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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미로 해 본 MBTI가 ENFP가 나왔다는 이무생. 그는 “집에서도 아무것도 안 하고 표현도 잘 안하는 편이라 카메라에서 감정을 다 표출하는것 같다”고 했다. (사진제공=(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곳인데 큰 배 세 척이 모두 들어가 있더라고요. 배우로서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거대하고 신나는 경험이었고요. IT신기술인 워터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휴먼등이 사용됐는데 제작진들이 래퍼런스 영상을 잔뜩 보여주셔서 저는 되려 강풍기만 잘 버티면 되는거였어요.(웃음)”

이무생의 명품 연기는 ‘생 로랑’의 브랜드와 함께 신조어를 낳을 만큼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앰버서더(홍보대사)제의는 없었냐고 묻자 “왔으면 벌 써 왔을 것”이라면서 “감히 ‘이무생로랑’이라고 불리는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미소지었다. 최근 이영애와 함께 찍은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로 또다시 여심을 저격하는것에 대해선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인간 이무생과 비슷한 캐릭터는 단 하나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작품의 매력을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연기를 통해 평소에 못한 텐션을 터트리는거죠. 연기는 나 좋자고 하는 일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일을 보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큰 원동력을 얻죠. 늘 경거망동 하지 않고 무성할 무(茂), 살 생 (生)이라고 지어주신 부모님의 뜻에 따라 무성하게 우거진 삶을 살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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