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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방사선 치료로 연부조직 굳어지는 ‘방사선섬유화증후군’ 해결법

방사선 피폭에 콜라겐 과도 증식해 ‘섬유화’된 탓 … 최신 전기자극치료 ‘엘큐어리젠’ 근육재생에 효과적

입력 2024-01-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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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칼럼용 증명1 (2)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47세 여성 B씨는 5년 전에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받아 합성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했다. 그러다 좌측 대퇴후방부 좌골신경주위 연부조직 육종암이 진단돼 2021년 9월에 대퇴근육의 일종인 중간광근과 암 주위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했다.

이후 암 전이를 막기 위해 이듬해 3월까지 방사선치료 33회, 화학요법제 항암요법을 6회 받았다. 방사선치료의 영향으로 방사선섬유화증후군(Radiation Fibrosis Syndrome, RFS)이라는 후유증이 생겼다. 좌측 다리가 붓고 발바닥 신경이 무뎌지면서 일상적으로 저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다리 연부조직이 위축 및 경화됐고. 다리에 색소도 침착됐다. 근육이 약화된 탓에 대퇴부 골절이 생겨 2022년 8월에는 이에 대한 고정술도 받아야 했다.

RFS는 정상 조직이 방사선에 피폭돼 미성숙하고 무질서한 구성물질(matrix) 및 콜라겐으로 대체됨으로써 전반적인 수축과 기능 저하가 일어나면서 경화되는 질환이다. 연조직, 신경조직이 먼저 손상되고 나중에는 근골격계까지 피해를 입으며 심폐조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선요법을 반복적으로 받다 보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더라도 전체 치료 경험자의 5~5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피부로만 국한하면 홍반, 각질탈락(낙설), 색소침착, 열감, 수포, 미란, 통증, 염증과 궤양의 반복, 탈모, 모세혈관의 확장 또는 위축 등이 나타나는 방사선피부염(Radiodermatitis)이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B씨는 RFS를 완화하기 위해 2023년 3월부터 모 대학병원에서 저주파치료를 받았다. 왼쪽다리의 다리부종, 신경마비, 피부섬유화로 인해 장딴지가 당기는 느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저주파 치료는 경피전기신경자극치료(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로서, 실제는 전기를 매개로 한 치료법이다. 저주파치료는 통증신호가 흐르는 길에 다른 자극을 보내 통증을 줄여주고, 근육의 이완 및 수축을 일정 부분 촉진시킴으로써 근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B씨는 저주파치료의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난해 6월 말 필자를 찾아왔다. 이후 매주 한 번 필자가 창안한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을 받았다. 두 차례의 치료 후 좌측 햄스트링의 섬유화가 약 20% 개선된 게 초음파로 확인됐다.

약 15회의 치료 후 왼쪽다리의 연부조직(근육, 연골, 인대 등)의 경화가 많이 풀려 걷는 게 한결 수월해졌고 다리의 붉은 색깔 침착도 상당히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돌덩이 같은 다리 근육이 유연해진 게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켜줬다.

암환자가 늘면서 방사선 단독치료, 또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 수요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최근 암 부위만을 선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지만 전신적인 치료라는 한계 상 주변 조직을 피치 못하게 손상시키고 그런 부작용의 하나로 RFS를 초래할 수 있다.

RFS의 부작용을 상쇄시키기 위해 갖은 약제들이 동원됐지만 아직 검증이 덜 됐거나 실험적인 시도에 머물고 있다. 재활치료는 근골격계가 굳지 않도록, 근력이 감소하지 않도록, 기존 신체 기능이 유지되도록 도와주지만 여전히 대다수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필자가 물리재활치료 수단으로 추가한 게 엘큐어리젠요법이다. 고전압을 낮은 전류의 세기로 신체에 흘려주면 세포, 조직 단계에서 활성화가 일어난다. RFS의 경우 근육과 신경이 재생되는 효과가 나타나 경직과 통증, 염증, 피부궤양 등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간 시행해도 인체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반면 기존 TENS는 전기자극의 강도나 전달 심도가 낮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RFS는 여러 암종 중에서도 연부조직과 인접하고 방사선 치료 횟수가 많은 갑상선암·설암 같은 두경부암, 연부조직에 직접 생긴 육종 같은 암의 치료 과정에서 더욱 비중 높게 발생한다. 최근 이처럼 상대적으로 발병 비중이 낮은 암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RFS는 방사선치료 후 합병증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예방적 치료와 재활치료로 호전시킬 수 있지만 늦게 발견하면 평생 후유증이 남는 심각한 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의 갑작스런 발생에 겁먹지 말고, 용기를 갖고 치료에 임한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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