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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하모니스트 박종성의 오랜 꿈! 하모니카의 가능성을 여는 '오케스트라 프로젝트'

입력 2021-06-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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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스트 박종성
하모니스트 박종성이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로 관객들을 만난다(사진제공=뮤직앤아트컴퍼니)

 

“피아노, 기타, 밴드 등 다양한 편성의 연주를 해봤지만 오케스트라랑 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재밌어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무대를 늘 꿈꿔왔죠.”

하모니스트 박종성은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6월 13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의 게스트로 참여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적은 있지만 제가 이끄는 콘서트를 오케스트라랑 하기는 처음”이라며 “하모니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공연”이라고 밝혔다.

‘하모니스트 박종성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서는 지난 2월 초연된 국내 최초의 하모니카 협주곡 ‘하모니카 메모리얼’(Harmonica Memorial)과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명곡을 모은 ‘아디오스, 피아졸라’(Adios, Piazzolla), 한국 민요를 변주한 ‘새야 새야’, 제임스 무디의 ‘톨레도: 스페인 환상곡’(Toledo: Spanish Fantasy), 재즈와 클래식을 아우르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등을 하모니카의 리드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하모니스트 박종성
하모니스트 박종성의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사진제공=뮤직앤아트컴퍼니)

김형준 작곡의 ‘하모니카 메모리얼’은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한국 최초의 하모니카 협주곡으로 박봉성은 “초연이 (김형준) 작곡가를 중심으로 하모니카 협주곡의 탄생을 알리는 계기였다면 이번엔 공격적으로 연주곡으로 승화시키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는 게 쉽지 않아서 ‘콘서트’ 보다는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어요. 더불어 ‘프로젝트’에는 저의 오랜, 큰 꿈을 이루는 마음이 담겼죠.”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는 작곡가 김형준과 지휘자 백윤학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이번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 함께 하는 지휘자 백윤학은 “저는 하모니카에 대한 기억이 좋진 않았다”며 “피아노는 누르면 그 음이 나는데 하모니카는 숨만 쉬어도 소리를 내는, 어려운 악기였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에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이 악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았어요. 음향장비 없이 살아 있는 현장을 활용하는 연주회다 보니 오케스트라 밸런스 등을 많이 신경써야 하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가 커요. ‘하모니카’라는 악기 이름 자체가 ‘조화를 이룬다’예요. 피아노, 기타, 오르간 등 어떤 악기와도 잘 어울리는 악기죠. 그런 하모니카의 가능성을 처음 여는 연주회라는 점에서 기대가 됩니다.”

박봉성이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서 연주할 ‘하모니카 메모리얼’의 작곡가 김형준은 곡에 대해 “하모니카의 역사, 발자취를 돌아보는 곡”이라며 “곡을 쓸 때는 몰랐는데 쓰고 보니 올해가 하모니카 탄생 200주년이었다. 악기를 기념하는 곡이라는 데서 의미가 더 깊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악기 하모니카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4개 악장으로 구성된 협주곡이죠. 악장 별로 다양한 음악을 넣어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한 작품에서 모든 것 보여주겠다는 포부와 앞으로 계속 쓰여질 하모니카 작품의 대표 참고곡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다양한 시도를 했죠.” 

 

이어 “1악장은 국악적이고 동양적인 음악, 2악장은 클래식, 3악장은 재즈와 블루스, 4악장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중음악 등 다양한 음악장르를 한데 묶어 하모니카 협주곡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모니스트 박종성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지휘자 백윤학(왼쪽부터), 하모니스트 박종성, 작곡가 김형준(사진제공=뮤직앤아트컴퍼니)

 

“협주곡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두 가지 이상의 음정 등 여러 주법을 활용했어요. 하모니카라는 악기 구조에 맞춰 작곡해서 기존 협주곡과는 다른 면이 있을 거예요. 특히 2악장이 마음에 들어요. 하모니카는 코드로 연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그 이점을 살려 선율을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로 연주하게 구성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김형준의 말에 박종성은 “완성까지 1년여가 걸린 작품”이라며 “저랑 김형준 작곡가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가 하모니카의 원리, 가능한 연주, 불가능한 연주, 재밌는 주법 등을 알려드리고 작곡가님이 선율을 써오시고 다시 얘기를 나누는 식이었다”고 부연했다. 

 

“이 작품이 가진 의의는 매우 큽니다. 하모니카를 위한 곡이 많지를 않아요. 하모니카 연주자들도 새로운 레퍼토리에 목말라 있죠. 그 중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어요. 그런데 얼마 안되는 콘체르토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한 겁니다. 하모니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곡이고 전세계 하모니카 연주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죠.” 

 

하모니스트 박종성
하모니스트 박종성이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로 관객들을 만난다(사진제공=뮤직앤아트컴퍼니)

그는 “이 곡에는 여러 음을 동시에 내거나 비브라토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주법을 비롯한 다양한 하모니카 주법들이 들어가 있다”며 “(하모니카 오른쪽에 달린) 레버 버튼을 누르고 누르지 않고에 따라 피아노의 흰·검은 건반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이 곡에서는 반만 누르고 연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은 깨끗한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데 일부러 눌러서 흐느적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하죠. 더불어 일반적으로는 쓰지 않는, 건조시킬 때 응급처치 중 하나인 거꾸로 부는 것도 작품에 녹여내기도, 많은 화음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하모니카 역사적으로도 의미있지만 테크닉적으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가능성을 연 곡이죠.”

박종성은 국악을 해외에 알리고 싶은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가 되겠다고 당돌하게 얘기하는 어린 시절의 저에게 아버지께서는 ‘국악기 하나쯤은 배워두라’고 하셨다”며 “처음엔 제가 하는 음악에서 볼 때는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해도 잘 안갔다”고 털어놓았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네가 하던 서양음악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던 음악이니 (서양음악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보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국악이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인 음악으로 와닿았죠.”

그 후 박종성은 하모니카로 국악대회에 출전하는가 하면 앙상블을 구성해 축제에 참여하는 등 “국악을 자주 연주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음악은 우리만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정서 있는 것 같아요. 흔히 한(恨)이라고도 하고 흥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죠. 언젠가 외국에서 우리 음악을 소개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 음악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조금씩이라도 연주하고자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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