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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이토록 평온한, 그래서 지금! 90세 미셸 들라크루아의 ‘파리의 벨 에포크’展

입력 2023-12-16 14:23 | 신문게재 2023-12-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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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 전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눈 내리는 파리, 그 거리에 불을 밝히는 사람들과 마차들, 강아지와 즐거운 때를 보내는 아이들, 연기나는 굴뚝, 사랑스러운 연인들, 화려한 물랑루즈,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언덕 몽마르트, 고요한 센 강과 그 주변을 둘러싼 노트르담 성당과 작은 카페, 책방들, 다리와 상점들 그리고 콩코르드 광장과 어디서든 보이는 에펠탑 등.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시절’(Belle Epoque)이며 어쩌면 지금 필요한 꿈같은 시절이다. 테러 위험, 인종차별, 만연한 혐오와 갈라치기, 환경문제, 빈대나 쥐 등 유해생물들의 습격, 페스트·메르스에 이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힘겨운 이들에게 90세의 미셸 들라크루아(Michel Delacroix)가 선사하는 1930년 파리 풍경은 평온하고 따스하며 정겹다.   

 

미셸 들라크루아
미셸 들라크루아(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의 한국 최초 대규모 개인전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12월 16~2024년 3월 3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만나는 풍경은 잇단 위기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들라크루아가 75세였던 2008년부터 90세가 된 2023년까지 아크릴로 그린 1930년대 파리 풍경 2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50년 이상 파리 풍경으로 화폭에 담아왔고 현재도 노르망디에 머물고 있는 들라크루아의 전시는 마차를 타고 1930년대 파리로 떠나는 시간여행 콘셉트로 꾸린다.

차곡차곡 축적된 행복한 유년기와 평온했던 파리에 대한 추억 속에서 끄집어낸 200여점의 그림들은 ‘첫 번째 정거장.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두 번째 정거장. 파리지앵의 멋진 운명’(The Fabulous Destiny of Parisian), ‘세 번째 정거장. 파리의 연인들’(Lovers in Paris), ‘네 번째 정거장. 겨울 이야기’(A Tale of Winter), ‘다섯 번째 정거장. 메리 크리스마스’(Joyeux Noel), ‘여섯 번째 정거장. 길 위에서’(On The Road), ‘일곱 번째 정거장. 우리의 사적인 순간들’(Our Personal Moments), ‘에필로그. 그리고 아직도’(And Sill)에 나눠 담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것 중 하나는 제목이다. 언뜻 예상 가능한 직관적인 제목이 있는가 하면 비슷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예상치 못한 데 주목한 제목을 단 그림들도 있다. 도시 풍경 혹은 밤의 숲인가 싶은데 흐릿한 ‘달’ 혹은 ‘초승달’이라는 제목을 단 그림이 있는가 하면 눈 내리는 파리 풍경이지만 ‘선량한 의사’에 집중한 그림도 있다. 화가의 스튜디오 풍경 그림의 제목은 ‘하얀 캔버스’다.

‘눈속에서 길을 잃은 개들’과 ‘다시 마주친 개들’처럼 시간의 간극을 표현하거나 비슷하게 눈 내리는 숲속을 달리는 마차 풍경이지만 ‘세 동반자’ ‘눈 속의 여행자’라는 제목으로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들도 나란히 걸려 있다.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아 청춘이여’ ‘참 좋은 인생’ ‘부드러운 산들바람’ ‘오 탄넨바움’ ‘당신만의 전나무를 사세요’ ‘나의 아름다운 전나무’ 그리고 ‘파리까지 9km’ ‘파리여, 안녕히’와 마지막 출구의 ‘파리를 기억해’까지 시적인 표현들도 있다.

이토록 평온한 그리고 제목처럼 ‘벨 에포크’한 90세 화가의 파리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하고 있는 ‘지금’ 그리고 그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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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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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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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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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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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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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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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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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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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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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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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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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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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전경(사진=허
미셸 들라크루아 개인전 ‘파리의 벨 에포크’展 마지막을 장식하는 2023년작 ‘파리를 기억해’(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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