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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혼자가 좋아…인간관계에 지친 ‘관태기’ 청춘

혼술 트렌드 확대판, 심하면 대인공포증 … SNS보다 오프라인 만남이 해법

입력 2017-07-13 07:00 | 신문게재 2017-07-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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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태기
새로운 인간관계를 거부하고 공포감까지 갖는 개인이 늘면 향후 한국사회의 각종 공동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극심한 경쟁과 취업난·생활고 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인간관계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인 ‘관태기’나 ‘자싸(자발적 아웃사이더)’ 같은 신조어는 타인에게 마음의 창을 닫아버린 젊은층의 단면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대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25%)은 새로운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응답자의 80% 정도가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낀다고 답변했다.

청년층이 새로운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삶에 여유가 없어서다. 고교시절부터 대학 입학을 위해 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스펙을 쌓느라 정신이 없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다면 값비싼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도 취업난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기 어려워지면 절망감이 쌓이면서 인간관계에 들여야 하는 노력과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게 된다.

혼자만의 시간은 뇌와 마음에 휴식을 주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그런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마음의 창이 점점 굳게 닫히고 사회성이나 협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 아예 대인관계 자체에 공포감과 불안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조성진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공포증은 신체적인 질병 못지않게 심각한 노동력의 상실과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꿈도 미래도 없다는 ‘헬조선’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관태기를 앓는 청춘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거부하고 심지어 공포감까지 갖는 청년층의 모습은 향후 한국사회의 각종 공동체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관태기를 극복하려면 가장 가깝고 믿을 수 있는 지인과 교류하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느끼고, 만남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오프라인 만남에 거부감을 느껴 찾게 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오히려 일회성 인간관계에서 오는 허무함과 우울증을 가중시킬 수 있어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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