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문화 > 연극 · 뮤지컬

뮤지컬 ‘닥터 지바고’ 전미도 “라라의 강인함, 유리·파샤·코마로프스키가 각자의 신념으로 해석해 사랑하죠”

입력 2018-03-07 09:47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Untitled-5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닥터 지바고’ 프레스콜에 참석한 출연진들. 왼쪽부터 파샤 강필석, 코마로프스키 서영주, 라라 조정은, 유리 지바고 류정한·박은태, 라라 전미도, 코마로프스키 최민철, 토냐 이정화(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평생 울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6일 열린 뮤지컬 ‘닥터 지바고’(5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 프레스콜에서 라라 안티포바(전미도·조정은) 역의 전미도는 이 대사가 라라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꼽았다. 숙명처럼 전쟁에서 다시 만나 감정을 키웠던 유리 지바고(박은태·류정한, 이하 가나다 순)와 헤어져 정착한 유리아틴의 작은 도서관에서 동료 옐렌카(백진주)와 나누는 대화 중 한 구절로 이에 대해 전미도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라라를 잘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지바고를 비롯해 남편이자 극단적인 혁명가 파샤·스트렐니코프(강필석), 코마로프스키(서영주·최민철)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라라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전미도는 “이 작품은 배경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혼란의 시대, 혁명기를 거치면서 연약한 여러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미도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닥터 지바고’ 프레스콜에서 라라 안티포바를 연기 중인 전미도(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특히 (라라를 사랑하는) 세 남자(지바고, 파샤, 코마로프스키)는 연약한 인물로 표현돼요. 그에 반해 라라는 강인한 인물이죠.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주저앉기보다는 딛고 일어서는 인물이에요. 그런 라라의 강인함을 (세 남자가) 각자의 신념으로 다르게 해석해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코마로프스키는 열정, 쾌락, 욕망의 모습을 보이고 파샤는 라라를 연약하지만 강인한, 완벽한 인물로 여겼지만 (실상을 알고) 분노해 뛰쳐나가죠.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보다 과거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유리 같아요.”

이렇게 설명한 전미도는 “연약하지만 시대적 혼란 속에서 가장 강인하게 살아남은 인물이 라라”라고 덧붙였다.

 

프레스콜에서는 유리 지바고가 자신의 결혼식장에서 다시 만난 라라에 이끌리는 감정을 노래한 ‘후 이즈 쉬?’(Who is She? 박은태, 최민철, 이정화, 김지욱), 유리와 라라가 어린 군인 얀코의 죽음으로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닫는 ‘나우’(Now 박은태, 전미도, 조환지)를 비롯해 ‘유리스 디시전’(Yurii’s Decision 류정한, 이정화), ‘히즈 데어’(He’s There 조정은, 백진주), ‘러브 파인즈 유’(Love Finds You 박은태, 전미도, 서영주, 강필석, 이정화 외) 등 5곡을 시연했다.

라라를 유린하고 시대 변화에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악역 코마로프스키 역의 최민철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와 대척점에 선 인물로 유리와 라라를 꼽았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 전미도 박은태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닥터 지바고’ 프레스콜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넘버 ‘나우’(Now)를 시연 중인 유리 지바고 박은태와 라라 전미도(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혁명과 전쟁 등 똑같은 상황을 거치면서 유리는 ‘어떻게 사느냐’를 고민한다면 코마로프스키는 ‘어떻게 살아남느냐’를 목표로 삼는다고 생각합니다. 유리가 삶의 철학, 방식 면에서 대척점에 선다면 라라는 사랑에 대한 해석과 관점,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대립하고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둘(코마로프스키와 라라) 다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코마로프스키는 터전을 만들어주고 가질 수 없는 걸 베풀어주면서 육체적 사랑을 원한다면 라라는 영혼을 통한 사랑을 찾죠.”

또 다른 코마로프스키 서영주는 “첫 번째 연적 파샤를 전쟁터에 보냈더니 라라가 지바고와 관계를 만들어놓으니 제(코마로프스키)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라며 “라라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지만 비뚤어진 사랑 방식 때문에 많은 분들이 혐오스러워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연기하는 저까지도 극혐 캐릭터가 돼서 좀 섭섭하다. 공연은 공연일 뿐, 저는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닥터 지바고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닥터 지바고’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시연 중인 배우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 ‘러브 파인즈 유’(Love Finds You) 의 유리 지바고 박은태와 라라 전미도, ‘유리스 디시전’(Yurii’s Decision)의 류정한, ‘러브 파인즈 유’의 파샤 강필석, 코마로프스키 서영주, ‘히즈 데어’(He’s There)의 라라 조정은(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유리 지바고 역으로 4년만에 프레스콜 무대에 섰다는 류정한은 “배우로서 굉장히 힘든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초연 배우(조승우, 홍광호)들이 정말 잘했고 (초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재연 참여 자체가 부담스럽고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인물들이 명확하다면 유리 지바고는 3인칭 시점으로 보는 것들이 많아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어서 내면 연기를 해야하는데 여전히 고민 중이죠.”

류정한의 토로에 또 다른 지바고 박은태 역시 “공연 끝나고서도 우리가 제대로 한 게 맞나 할 정도로 힘든 역할”이라며 “기존 대형 뮤지컬에서 하던 에너지 높은 고음, 엄청난 갈등 개념이 아닌 내면에서 삭히는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고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