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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아'가 1500원, 갓성비 마신다… 고물가 시대, 푸짐하고 저렴한 메뉴 인기

입력 2022-08-10 07:00 | 신문게재 2022-08-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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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식당 백반정식
현지식당 백반정식. (사진=독자 제공)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 근처 골목에 있는 한식당 ‘현지식당’은 점심시간이면 매장 앞에 긴 줄이 선다. 오전 11시 30분이면 이미 만석으로 165㎡(약 50평) 규모의 점포는 점심시간 내내 빈자리를 찾는 고객들로 붐빈다.

 

이 식당의 비결은 가성비다. 한식 정식 1인분 가격은 8000원으로, 국을 포함한 반찬이 12개로 구성돼있다. 갈치구이 정식 1만원, 고등어구이 정식 9000원으로 각각 형성돼 있다. 주변 식당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반응이다. 

 

현지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서모씨(45)는 “이 곳은 요즘처럼 물가가 높은 시기에 논현역 주변 식당보다 점심 한 끼 가격이 적게는 2000원, 많게는 5000원 정도 저렴한 편인 것 같다”며 “특히 혼자서 와도 서비스가 좋고 직원들이 언제나 밝게 웃어주는 식당 분위기가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식당은 손님이 몰려오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고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와도 스피드하게 음식을 내놓는 시스템을 갖춰 박리다매를 해도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 매장 전경. (사진제공=컴포즈커피)

 

최근 고물가 시대에 값싸고 푸짐한 양으로 승부하는 외식업체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연일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 주머니 사정에 민감한 직장인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식사 뿐만아니라 커피 등 디저트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끌어 온 대용량 빅사이즈 메뉴가 올해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커피 브랜드에서 빅사이즈의 원조는 ‘빽다방’이다. 2011년부터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빅사이즈 컵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내놓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초기 ‘사라다빵’과 ‘옛다방커피’ 메뉴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현재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점포 확장 속도를 높이면서 총 113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메가커피’ 역시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원두 투샷을 넣고 대용량의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판매하는 것이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메가커피는 전국에 197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컴포즈커피’ 또한 2020년부터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원래 부산에서 로스팅공장을 운영하면서 대형 커피전문점 다수를 직영점으로 운영해왔다. 그러한 커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시작하여 8년 정도 지난 현재 전국에 1680여 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매월 30~40개 이상의 신규점포를 오픈할 정도로 급성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즈커피의 성장요인 역시 빅사이즈 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이고 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1500원에 판매,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사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1800~2000원 선이다. 컴포즈커피는 올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더벤티’도 부산서 시작한 브랜드로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벤티는 현재 920여 개 점포가 있고 올해 들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저가 커피전문점 빅4는 작년에만 1000여 개 점포가 증가했고 올해도 그 성장세를 더해가고 있는 중이고 신규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롤스커피 점포
롤스커피 점포 매장. (사진제공=롤스커피)

 

특히 작년 하반기 등장하여 올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롤스커피’다. 대형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 중간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하고 맛있는 크로와플, 크로피쉬, 토스트, 케이크, 스콘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롤스커피는 빅사이즈 아메리카노와 미들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1500원과 900원으로 나눠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 돼 있다. 또한 롤스커피는 커피 및 음료와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함께 취급하는 것이 장점이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베이커리 등 간단한 먹거리로 식사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롤스커피는 정통 아라비카 원두 가루가 30분까지 향을 낼 수 있도록 3개국 고급 원두만을 사용해 최적의 맛을 내는 황금비율로 블렌딩한다. 본사 로스팅 직영 공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로스팅 기법으로 원두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롤스커피 관계자는 “커피 및 음료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디저트 메뉴까지 맛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자 고객 반응이 너무 좋은 것 같다”라며 “커피 및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세트로 주문해도 5000원 내외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바빈스커피’도 커피와 다양한 먹을 거리로 인기다. 대표 메뉴인 스페셜티커피는 스페셜티 2샷 빅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제공하여 차별화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샌드위치와 샐러드 메뉴도 매출을 늘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기커피는 생활동선에 있는 매장에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나, 바빈스커피는 일반 저가 브랜드와는 달리 다양한 샐러드 및 샌드위치를 보유하고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리뉴얼된 인테리어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도심 한가운데서도 눈에 확 띄는 민트컬러 아웃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을 더해 여심을 저격하는 디자인으로 시선을 압도한다는 설명이다. 눈에 각인되는 컬러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커피 외 다양한 음료와 햄버거, 와플, 샌드위치 등도 저렴한 가격의 빅사이즈 메뉴로 고객을 유인하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빅 사이즈 메뉴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푸짐한 양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젊은 층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빅 사이즈 메뉴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배달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디저트와 커피 및 음료도 배달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 향후 빅사이즈 메뉴는 더욱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크다고 고객이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맛과 품질, 가격 만족도가 높아야 대용량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는 싼 맛에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저가 커피의 경우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향후 가격만으로 승부해서는 안 되고, 커피 및 음료의 가격만족도뿐 아니라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의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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