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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박하경 여행기'로 본 이나영의 삶 "이 작품 자체가 이나영 여행기!"

[人더컬처]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이나영
4년 만의 복귀작 "부담보다는 '거하지 않게' 대중과 만나고파, 배우로서 많은 자극과 기쁨 느끼며 촬영"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이 아닌 대전·해남·부산·제주 등 국내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음식, 이야기에 집중

입력 2023-06-12 18:30 | 신문게재 2023-06-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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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인 ‘박하경 여행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라져 버리고 싶은 순간,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 걷고 먹고 사람들을 만나며 위로와 공감을 발견하는 박하경의 여정을 25분 분량의 8부에 담아낸다(사진제공=웨이브,더 램프㈜)

 

‘멍 때리는 표정’. 지문조차 깔끔했다. 나름 주연배우인데 자신에게 주어진 설정이라곤 ‘혼자사는 고등학교 국어선생님’ 이란 것 뿐이었다. 배우 이나영에게 ‘박하경 여행기’는 매 순간 기대되고 신선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이나영의 4년 만의 복귀작’이란 화려한 타이틀로 홍보되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니 담백하기 그지없다. 이나영 스스로가 “고민없이 출연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 채 30분도 안되는 8개의 이야기 속에서 박하경은 늘 걷고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때론 비를 맞으며 울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추억 속에서 결코 늙지않는 소중한 친구(심은경)를 떠올리며 김밥을 먹는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인 ‘박하경 여행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라져 버리고 싶은 순간, 토요일 딱 하루 여행을 떠나 걷고 먹고 사람들을 만나며 위로와 공감을 발견하는 박하경의 여정을 25분 분량의 8부에 담아낸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영화 ‘뷰티풀 마인드’ 손미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 ‘박하경 여행기’에 이나영은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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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든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나영이 노개런티로 출연한 ‘박하경 여행기’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쓴 손미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사진제공=웨이브,더 램프㈜)

 

“배우로서 짜여지지 않은 현장을 가는 건 늘 설레고 즐겁습니다. 무방비한 자유로움을 간만에 만끽했달까요. 도리어 함께 출연하는 어마무시한 분들의 내공을 어떻게 하면 잘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충만했죠.”

산사에서 우연히 만난 소설가(서현우), 어린시절 자신을 위로해준 만화책의 작가(길해연), 꼰대스러움의 극치인 할아버지(박인환), 동료 미술교사(조현철), 자유로운 영혼의 제자(한예리)까지 박하경이 만나는 인물들은 극 중 배경인 전국팔도보다 다양하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은 자신의 첫 드라마를 불륜, 살인, 자극 없이 그저 담담하게 만들고픈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 감독은 기획단계에서 “워낙 소소하고 담백한 작품이라 주위에서 ‘이런 거 해도 돼?’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은 이나영의 결심을 굳히는 일등공신이었다. 박하경으로 빙의된 연기를 펼친 그는 “구성 자체도 독특했지만 요즘처럼 자극이 폭포같이 쏟아지는 시대에 걸맞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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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의상들은 이나영이 직접 동묘에 가서 사온 옷들이다. 극의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담당자와 상의 후 ‘하경이라면 어떻게 입을까?’를 고민한 뒤 입었다고. (사진제공=웨이브,더 램프㈜)

 

“모든 회차를 되도록 순서대로 찍었지만 구교환씨가 나오는 부산의 경우 영화제가 배경이어서 부득이하게 가장 먼저 찍었죠.(웃음) 당시에는 정신없이 찍었는데 나중에 스태프들끼리 ‘구교환과 조현철 중에서 누가 박하경이랑 연결될까?’를 두고 토론을 하더라고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그런 반응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3화인 ‘메타멜로’는 ‘박하경 연대기’가 공개된 후 대중들이 가장 궁금한 에피소드다. 영화제에서 스치듯 만난 두 사람은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다음날 영화관 앞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결국 남자(구교환)는 나타나지 않는다. 제목처럼 사실은 박하경의 상상이었다는 이론과 결국 안 나타난 게 현실적이었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이네 대해 이나영은 “제 생각에 미술선생님과는 너무 친구 같은 사이라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런 열린 설정이야 말로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하며 ‘당일치기 여행도 괜찮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사실 얼마 전에도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아들과 남편(원빈)이랑 자주 떠나는 편인데 2박 3일은 기본으로 돌아다녀요. 불편한 점?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의외로 알아보지 못하세요. 남들과 똑같이 맛집 검색하고 줄도 서고 그러면서 다니죠.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곳은 선택받은 사람만 간다는 울룽도요!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못 들어간다고 해서 늘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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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은 “남편의 복귀를 묻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왜 나한테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질문을 사전 차단하며 인터뷰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진제공=웨이브,더 램프㈜)

 

영화 ‘아저씨’ 이후 공식적인 작품활동이 없는 원빈은 기획단계부터 ‘박하경 여행기’에 대해 의견을 나눈 동료였다. 함께 시나리오를 보고는 “당신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공개된 작품을 함께 보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가족끼리 간다면 해남을 갈 것 같다. 촬영하면서 처음 갔는데 너무 좋더라”며 새로운 여행계획을 알렸다.

 

“이 작품은 에피소드마다 톤과 분위기가 달라요. 친구, 멜로, 세대차이, 성덕까지 꽤 다양한 박하경의 일상이 나오잖아요. 소소한 자극을 많이 받고 제 장단점을 디벨롭(발전)해주는 배우들과의 만남이 ‘이것이야 말로 이나영의 여행이구나’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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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더 램프㈜)

 

일상의 이나영은 “떠나고 싶은 순간이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중국 장예모 감독의 ‘귀주이야기’ 같은 역할을 기다리며 남들과 똑같이 영화관을 가고 OTT를 통해 많은 작품들을 챙겨볼 뿐이란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평소 이나영의 모습이 가장 많이 들어간 작품임에는 틀림없어요. 지인들이 ‘그냥 넌데?’라고 할 정도거든요.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당연히 출연할 겁니다. 극 중 하경이가 한 대사 중 ‘그냥 갑자기 번개를 해서 만날 수 있는 편한 친구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가 있어요. 그런 일상을 보내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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