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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손발 척척 경영 착착… 우린 '영혼의 동업자'

[창업] 부부 또는 부모·자녀가 운영하는 '가족창업' 주목

입력 2023-07-12 07:00 | 신문게재 2023-07-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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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창업시장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점포를 운영하는 ‘가족 창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족창업은 ‘나홀로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함께 함으로써 창업에 대한 불안감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가족 창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다. 또한 가족이 함께 일을 해 서로 의지가 되기 때문에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가족창업이 갖는 장점 중 하나다. 남이 아닌 내 가족과 함께 하는 ‘동업’이라는 점에서 창업비용 분담에 대한 합의가 쉽기 때문에 창업비용을 조달하기가 수월하다. 각각 독립해 생활하는 가족의 경우 구성원 각각이 투자하는 형태로 창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함께 사는 가족의 경우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가계 자금을 창업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

 

훌랄라 금왕점
충북 음성군 금왕읍 농협북부지점 인근에서 훌랄라참숯바베큐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박춘석 사장. (사진=독자 제공)

 

충북 음성군 금왕읍 농협북부지점 인근에서 훌랄라참숯바베큐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박춘석 사장(49)은 부인과 함께 창업한 부부창업 사례다. 박 사장은 20여 년간 건설 및 인테리어 회사 대표를 하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자영업 창업을 하게 됐다.

시골 읍내 한적한 곳에서도 통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훌랄라참숯바비큐 전문점을 선택했다. 훌랄라 소스 맛이 너무 좋고, 훌랄라참숯바베큐의 다양한 메뉴가 불황에 인기 있는 소주 안주로도 재격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가맹점 창업을 하게 됐다.

그는 “믿을 만한 장수 중견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이기 때문에 맛과 메뉴 개발은 본사에 맡기고 본사에서 교육하고 제공하는 매뉴얼대로 점포 운영을 하고 있다”며 “점포에서는 오로지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에만 신경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점포의 청결이다. 읍내 중심가에서 1㎞ 이상 떨어진 다소 외진 곳의 허름한 점포를 얻어서 우선 점포를 예쁘게 꾸미고 매일 청소를 깨끗이 한다. 고객이 멀리서도 가족과 친구, 연인과 찾아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음식의 청결 또한 무엇보다 신경 쓰는 부분이다. 훌랄라참숯바베큐는 일단 한 번 먹어본 고객들에게 맛은 좋기로 소문나 있어서 위생적인 메뉴를 제공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방에서 모자, 마스크, 앞치마 등은 기본이고, 튀김기름도 자주 갈고, 훌랄라 메뉴의 인기요인인 소스 맛과 청결 유지를 위해 사전에 소스통을 많이 준비해서 소스통을 매일 갈아주고 있다. 오븐기 위생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아내와 함께 일하니 역할을 나누어 믿고 맡길 수 있어서 좋고, 중간 중간 급한 볼 일이 있을 때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며, “점포 내부 힘든 일은 직접 맡아서 하고, 아내는 주로 고객 서비스 일에 더 많이 신경 쓰면서 업무를 하니 일의 효율성도 높다”고 부부창업의 장점을 설명했다.

훌랄라숯불치킨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점도 부부창업 성공 사례다. 이 점포는 오후 4시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데, 피크타임인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는 거의 만석을 이룬다.

남편은 주방에서 숯불치킨과 후라이드치킨을 한 번에 3~5마리를 조리하는데, 일은 힘들지만 돈 버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일한다고 한다. 아내는 홀 서비스와 배달 주문을 책임지고, 아르바이트 두 명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일 평균 매출은 250만~300만 원 선이다.

부부는 “창업 초기엔 두렵기도 했지만 부부가 고생을 함께 해보자는 강한 의지가 두려움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훌랄라숯불치킨 가맹본부는 올해 들어 가족창업 사례가 많아지자 가족창업자나 청년창업자들에게 많은 창업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1위 바비큐치킨 전문점 브랜드로서 생계형 창업자들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 가맹점 창업 문턱을 낮추고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려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는 게 본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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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계 도곡점. (사진=독자 제공)

 

서울 강남 도곡동에서 숯불치킨 전문점 감탄계를 운영하고 있는 장모 씨(55) 가족은 부부와 아들이 함께 창업한 사례다. 남편은 숯불기계를 이용해 숯불치킨을 굽고, 아내는 주방 일을 책임지고, 아들(26)은 홀을 책임지면서 배달주문 등 전체적인 점포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한 명을 채용하고 있다.

이 점포는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하는데 월평균 매출 50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홀 판매 매출이 40%, 배달 매출이 60%를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가족 간의 분업과 협력으로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아들은 “아빠는 숯을 피우고 숯불기계를 이용해 숯불치킨을 조리하고, 엄마는 나머지 주방 일을 책임지고 있어, 홀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배달 주문도 동시에 관리하고 있어 점포 전체의 업무효율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신 사장
‘오븐숯불민족’ 경기 시흥 배곧점 김재신(여·58) 사장은 딸과 함께 창업을 했다. (사진=독자 제공)

‘오븐숯불민족’ 경기 시흥 배곧점 김재신(여·58) 사장은 딸과 함께 창업한 사례다. 김 사장은 조개칼국수 집을 하다가 업종전환을 하여 성공하고 있다. 업종전환 후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그는 “해변 상권이라 주변에 유명한 바지락칼국수집이 많은데다 칼국수를 만드는 작업이 반죽 등 수작업이 많아 힘든 노동력이 들어가야 하는 단점 때문에 업종전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사 경험이 많은 김 사장은 현재 주방보조와 함께 주방 일을 보고, 딸이 홀 서빙을 하면서 점포 운영을 하고 있다. 딸이 혼자서 홀 서비스와 배달 주문 관리를 척척 하고 있어서 인건비가 절감되고 있다. 배달 매출과 홀 매출이 반반씩 올라오고, 일평균 매출은 100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

오븐숯불민족은 본사가 28년 역사의 외식전문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가맹점포에 모든 식재료를 즉시에 공급해주고, 최신식 오븐기계를 개발하여 가맹점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오븐숯불민족의 장점으로 최근 특히 여성 창업 성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가맹본부 측은 창업비용을 최소한도로 하여 창업이 가능하게 지원하고, 특히 김 사장의 경우처럼 기존 외식점포는 투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꼭 필요한 기구만 구입하여 창업 가능한 업종전환 창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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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그러나 가족창업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가족 간 심각한 불화의 상처만 남기고 실패로 끝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족끼리 창업한 점포도 하나의 직장이며, 엄연히 공적인 사업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공사(公私) 구분을 잘 해야 한다. 가족 점포라고 해서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운영하려 해서는 안 되며,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서로 간에 예의를 갖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 식구라고 해서 만만하게 대해서는 안 되며, 자기 일을 남에게 미루려 해서도 안 된다. 이익 배분에 대한 원칙을 확실히 정해 두는 것도 필수적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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