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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저 47.6조…“손실흡수여력 회사 자산 규모별 차이 커”

입력 2023-09-05 13:46 | 신문게재 2023-09-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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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변화 및 투자형태 별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증권사들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47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지연됨에 따라 기존에 투자했던 익스포저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의 부동산 우발부채 및 대출·사모채권 및 부동산펀드와 리츠 등을 포함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올해 6월 말 기준 총 4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규모인 47조9000억원과 크게 차이가 없는 수치다. 올해 들어 대부분 증권사의 신규 부동산금융 영업이 사실상 전무했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 투자했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인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5조2000억원 중 약 73%가 만기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릿지론 약 80%, 본PF가 약 56%가 만기연장됐다. 브릿지론 대부분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연장됐으며, 나머지 사업장 익스포저 역시 차주 변경이나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의 경우 대부분 미국과 유럽 지역 오피스 투자 형태로 구성됐는데, 관련 시장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2023년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73개(2조6000억원)의 해외 사업장 중 중 약 90%에 해당하는 57개(2조4000억원) 사업장이 만기연장됐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이러한 만기연장 방식이 부동산 익스포저를 해소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부동산금융 건전성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6월 말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는 총 1조2000억원으로 현재 건전성 지표 저하 수준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상당 부분이 만기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등 부동산 익스포저는 건전성 지표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에는 상당한 착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저 약 6조원 중 2023년부터 2026년 중 만기 도래하는 자산은 매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돼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자금재조달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아 자산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 사례가 확대될 경우 실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손실액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부동산금융 관련 손실감내능력의 경우 각 회사별 자산 규모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건당 평균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를 기준으로 추정할 경우, 초대형사는 연간 국내 36개 사업장 혹은 해외 17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해도 경상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의 경우는 연간 국내 11개 사업장 혹은 해외 5개 이상의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 될 경우, 중소형사는 연간 5개 이상의 국내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될 경우 경상적으로 적자 전환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초대형사의 경우 위탁매매, 전통 IB(기업금융) 등 부동산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가 많아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면서도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타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위하여 감내가능한 손실규모가 적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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