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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커 귀환에 면세업계 얼마나 살아나나

입력 2023-09-05 13:43 | 신문게재 2023-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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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이 드디어 끝나는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游客) 감축 지침의 빗장이 풀리면서 추락하던 면세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7월부터 월별 방한 외래관광객 수 1위로 올라서면서 상승 기류를 타는 중이다. 면세업계는 각종 할인과 우대 행사, 프로모션 등을 통해 핵심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고객인 중국인 맞이에 한창이다.

이렇듯 호전되는 여건이지만 김칫국부터 마실 일은 아니다. 6년 전 또는 10년 전과는 달라진 여행 트렌드 때문이다. 면세업계가 이에 대응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인의 한국 여행 만족도나 재방문율은 하향길을 걷고 있었다. 물론 유커의 지출 경비는 전체 외국인 평균보다 38% 높다. 그러나 저가 여행과 바가지 상술 따위는 안 통한다.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것까지 변수다. 면세점 수는 또 늘어나 있다. 외국 관광객 지갑에 의존하는 비즈니스인 면세점의 앞날이 활짝 열려 있지만은 않다. 시장 예측에 따른 중장기 정책이 필요하다. 매출 감소에도 이익이 한시적으로 늘어난 ‘불황형 흑자’ 탈피는 면세점업계로서도 과제다.

이럴 때 정부가 유커 면세쇼핑 환급 등을 간소화한 것은 좋은 방안이다. 아직은 중국인이 한국보다 많이 찾는 태국이나 일본과 겨뤄 경쟁력이 있으려면 역부족이다. 단체관광 유치 대책도 세분화해야 한다. 중국 내부적으로 관광객 구성이 변화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개별여행 선호도가 증가하는 수요에 신경 써야 한다. 장기간 침체를 겪던 면세점은 특히 유커 유치 활동의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유커의 지갑만 쳐다보는 한탕주의식 관광 산업은 잊는 게 좋다. 관광 활성화의 진짜 승부처는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에 있다. K-팝을 비롯한 K-컬처와 K-뷰티, K-푸드 체험은 정말 특화돼야 한다. 지리적 인접성과 몇 가지 쇼핑 매력만 갖고 유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관광 정상화 등에 힘입어 내년 한국 면세점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20% 성장한다는 증권업계 전망도 나왔다.

지난 3월, 유커 7만3000여명에 불과하던 데 비하면 올해 200만명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찌 보면 장족의 발전이다. 유커 600만명을 돌파하던 시절의 영화를 언제 되찾을지는 모르겠다. 씀씀이가 큰 중국 관광객이지만 대량소비에서 자신에 맞는 소비 행태로 바뀌는 경향도 있다. 대책이 정교해져야 한다. 한·중 양국 간 경제적·인적 교류 증대와 우호 분위기도 유커의 장바구니 변화 못지않게 중요하다. 면세업계 노력만으로 안 되는 부분은 정부가 채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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