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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상친자' 전여빈이 '너의 시간 속으로' 뛰.어.들.었.다

대만 드라마 '상견니' 리메이크작에서 여주인공맡아
"1인 3역? 명징한 시나리오덕...좋아하는 일로 밥벌이 행운"

입력 2023-10-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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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1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총 12부작으로 지난달 전 세계에 공개돼 주목 받고 있다.(사진제공=넷플릭스)

 

대만 드라마 ‘상견니’에 미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매료된 사람들을 일컫는 ‘헤친자’의 원조격으로 ‘상친자’라 불리는 그들에게 주연을 맡은 허광한은 “듣자마자 엄청 웃었다. 한국에서 ‘상견니’가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

‘상견니’의 리메이크작 ‘너의 시간속으로’는 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과 친구 인규(강훈)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 넷플릭스 시리즈다.

평소 원작의 팬이었던 전여빈은 ‘너의 시간 속으로’의 캐스팅 제안이 오자 “사실 타임리프(시간대를 건너뛰는 연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상견니’의 경우는 달랐다. 나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고 아껴봤던 작품”이라면서 “굉장히 소중한 제안이었고 또 기뻤다”는 말로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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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번의 타임 리프를 하며 1998년과 2023년 두 시간을 오가는 ‘너의 시간 속으로’의 원작 포스터. 원작의 반복되는 시간여행에 대한 피로도를 줄인 훌륭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몇 십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서로를 만나는 청춘 로맨스 드라마지만 ‘너의 시간 속으로’는 극 초반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함축해 보여줌으로써 원작에서 반복된 지루한 미스터리를 덜어냈다. 준희와 시헌의 깊은 인연을 단단하게 깔고 과거로 돌아가 만난 풋풋한 감정을 한껏 끌어올린다.

“일단 제목이 너무 시적이로 느껴져 좋았어요. 배우지만 동시에 시청자로서 확고한 엔딩이 주는 만족감이 남달랐고요. ‘너의 시간 속으로’가 뉴에이지라면 ‘거미집’은 뽕짝에 가깝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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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김진원 감독은 “민주로서도 준희로서도 그 순간 진짜 그 인물이 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전여빈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극중 전여빈은 사랑을 잃은 30대 준희와 뭘 해도 서툴지만 찬란한 10대 민주를 연기한다. 하지만 1인 3역으로 보이는 이유는 민주의 몸에 들어간 준희까지 연기하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잡아야 할 연기톤 역시 쉽지 않았을 터. 그는 “대본에 상황이 너무 명징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그걸 따라가기만 했다. 대신 시간 순으로 찍는 게 아니어서 민주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 준희는 사랑이 소중한 사람이란 감정에 충실했다”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그는 이 작품을 “자식을 가진 적은 없지만 그런 소중한 마음이 드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연출을 맡은 김진원 감독은 원작을 찾아보거나 다시 보지 말 것을 배우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만의 그림을 그려가자는 요구가 명확했어요. 완성작을 봐도 모방의 느낌이 들지 않게 노력한게 느껴져요. 한국만의 정서가 담겨있으니까요. 원작의 애정에 잠식되질 않기를 바랬고 첫사랑 만큼의 뜨거움은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할 멋진 사랑을 보여줄 수 있어서 촬영 내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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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은 ‘너의 시간 속으로’에 대해 “연인 간의 사랑 외에도 내가 지켜내고 싶었던 순간들에 대해 환기하게 되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여빈이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표현하는 연기는 묘하게 슬프면서 또 아름답다. 사람에 대한 상실과 슬픔이 크지만 동시에 그리움과 애절함을 담아 표정에 드러낸다. “배우로서의 본능은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되도록 갇혀있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로 자신만의 연기관을 드러냈다.

자신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히트 드라마 ‘멜로가 체질’,‘빈센조’의 시즌 2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 역시 고대하고 있다”는 말로 배우들 단톡방이 여전히 존재함을 알린 전여빈은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 특유의 단호한 대답을 내놨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배우로서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어요. 심연을 들여다 보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거든요. 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미래를 알고 싶지 않은 성격이라 늘 지금이 제일 좋습니다. 사람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것, 그게 제가 연기하는 이유입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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