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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국감 “나눠먹기 관행 타파” vs “미래투자 포기”…R&D 예산 공방

내년도 R&D 예산 올해 대비 16.6% 감액
이종호 장관 “낡은 관행, 비효율 걷어내야”
야당 “R&D 예산 삭감 누구 의지냐”
여당 “그동안 제기된 문제 간과한 결과”

입력 2023-10-11 15:31 | 신문게재 2023-10-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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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

 

1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정부의 내년도 R&D 예산 축소 방침에 대해 야당은 국가 미래 성장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로 규정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R&D 예산이 충분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재편성됐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반면 여당은 나눠먹기식 관행 등 그간 제기돼온 잘못에 대한 성찰의 의미로 해석하며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R&D 나눠먹기, 소액·단기 과제 뿌려주기, 주인이 있는 R&D 기획 등 R&D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왔다”며 “낡은 관행과 비효율을 걷어내고 건강한 과학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R&D 제도개선과 예산조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의식한 듯 이 장관 역시 국감 첫머리에 R&D 예산 이슈를 꺼냈다.

정부는 전 부처를 망라한 내년도 R&D 예산으로 25조9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31조1000억원보다 약 16.6%(5조2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교육·기타 R&D 예산이 일반재정사업으로 재분류됐다는 정부의 해명을 감안하더라도 삭감폭은 10.9%에 달한다. 과기정통부 소관 R&D 예산도 올해보다 1조원 줄어든 8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윤 대통령이 지난 6월말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뒤늦게 부랴부랴 내년도 예산안을 손질했다.

R&D 예산은 지난 2018년 19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20조5000억원, 2020년 24조2000억원, 2021년 27조4000억원, 2022년 29조8000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9%에 이른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때와 코로나19 팬데믹위기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국가 R&D 예산이 갑자기 삭감된 이유를 국민은 궁금해한다”며 “정부의 국정과제가 변경된 것인지 장관의 의지에 따른 것인지 말해달라”고 이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R&D를 R&D 답게 한다는 의미에서 그런 측면(국정과제의 변경)으로도 볼 수 있다”며 “정부의 의지”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야당은 R&D 예산 삭감이 윤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듭 제기했다. 특히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장관을)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는 소문이 과학기술계에서 파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장관 업무를)하루를 하더라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다”며 사임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여당은 R&D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을 줄였다고 대통령이 과학자들을 범죄집단으로 내몰았다는 음해성 공세는 과도하다”면서 “R&D 예산 문제는 문재인·박근혜 정부에서도 제기됐고, 그간의 지적을 간과한 채 예산을 급격히 늘린 데 대한 반성의 차원에서 이번 (삭감)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R&D 예산 삭감 근거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여야 모두에서 제기됐다.

 

세종=김명은 기자 suppor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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