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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독서의 기쁨,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입력 2023-10-16 15:57 | 신문게재 2023-10-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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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미국 레슬리 대학의 로잘리 핀크(Rosalie Fink, Ed.D) 교수는 뉴욕 공립학교에서 오랫동안 교편생활을 한 현장의 교육자이자 리터러시 전문가(literacy specialist)이다.


핀크 교수는 난독증으로 학창 시절 내내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노벨상 수상자, 성공한 사업가, 의사 등등)를 중심으로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어려운 학문적 난관을 극복하고 관련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했다.

학습장애의 일종으로 읽기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난독증의 경우에는 학업 성취와 관련하여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로 인식 된다. 대개는 읽기에 어려움이 있으니 난독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읽기에 소홀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핀크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오히려 그 반대로,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방대하고 깊이 있는 독서가 그들이 난독증을 극복하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에디슨, 아인슈타인, 스필버그 등도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서가 인생의 성취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매우 의미있는 대목이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 속에 가시가 돋는다)는 글은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쓰신 유명한 글귀이다. ‘형극’은 힘겹고 어려운 상황 등으로 순탄치 않은 고생길이나 역경을 비유하여 많이 쓰이는 말이다. ‘구중생형극’ 이란 입안의 형극, 즉, 가시 돋친 말 내지 남을 비방하는 의도의 나쁜 말로 다시 해석될 수 있다. 매일매일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올바르지 않고, 잘 알지 못하면서 가시 돋친 말 내지는 올바르지 않은 말을 한다는 의미이니,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그렇게 되지 않도록 경계하자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우리의 언행을 되돌아보며 반듯이 바로잡자는 의미이니, 이 또한 독서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 말이다.

책을 읽는 것은 참으로 좋은 습관이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스마트폰을 통하여 신문도 보고 전자책도 보는 등 정보 제공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기에 소홀해졌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하는 습관은 계속되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좋겠지만,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터이니, 책을 항상 곁에 두고 즐겁게 읽는 것을 매일의 습관으로 삼았으면 한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도 좋고, 위인전, 자기개발서, 가벼운 생활 이야기나 아름다운 시도 좋겠다.

스캇 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 할 길’, 이문구 작가의 관촌수필,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도 좋을 것 같다. 불쑥 찾아온 손님 같은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가을을 노래한 곡의 아름다운 가사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런저런 책을 양식 삼아 우리의 마음에 예쁘게 담아 보자.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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