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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뉴제너레이션] ②미래 먹거리 찾아 체질개선…'그린오션' 항해하는 정기선

입력 2023-11-01 05:30 | 신문게재 2023-11-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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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그룹의 미래비전인 ‘퓨처 빌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현재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명칭은 2002년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줄곧 쓰여 왔다. 이 사명을 바꾼 것은 제조업 중심 이미지를 탈피해 투자 지주회사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선박,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사업 추진에 힘을 싣는다는 취지다.

변화의 시작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있다. 정 사장은 1982년생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MBA 공부를 마쳤다. 연세대 시절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의 영향을 받아 학군사관장교(ROTC) 복무도 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그룹 일을 시작했지만, 다시 미국 유학길을 택한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재입사한 뒤 2014년 기획재무부문장 상무로 재계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2015년 전무, 2017년 부사장, 2021년 사장으로 차례로 승진했다. 지난해 3월부턴 HD현대 대표이사에 오른 뒤 그룹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정기선 사장이 보유한 HD현대 지분은 5.26%로 존재감이 약하다. 하지만,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이 2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이사장이 1951년생인 것을 고려하면, 승계 작업을 마냥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그린오션 꿈꾸는 정기선 사장

정기선 사장은 그린오션 시장 선점을 위해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HD현대는 퓨처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현의 의지를 드러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지구 자원의 보고이자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인 바다를 대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식으로, HD현대가 지난 CES 2022에서 밝힌 퓨처빌더로서의 역할과 방향성을 구체화한 비전이다.



◇‘뚝심’의 결과

성과도 내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지난 7월엔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지난 16일엔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 성공하는 등 그린오션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기선 사장이 HD현대 미래 사업으로 공들이는 대표적인 분야는 자율운항선 시장이다. 정 사장은 지난 2020년 12월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의 고도화와 전문성을 기하기 위해 HD현대의 사내벤처 1호인 아비커스를 출범시켰다. 당시 아비커스의 분사를 두고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는 후문이다. 현재까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는 등 첨단 항해보조 및 자율운항 솔루션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행보

현재 정기선 사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경제사절단 참가는 올해 들어 UAE, 미국, 베트남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한·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 참석한 정 사장은 이튿날 한·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현장을 찾아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사우디 측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Future Invest Initiative)’에 참석해 사우디와의 미래 협력방안을 살피기도 했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 9월에도 싱가포르, 한국, 덴마크 등을 오가며 핵심 고객사와 협력사, 친환경 기술을 직접 챙긴 바 있다.

한편, 정기선 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쇼 CES 2024에서 기조연설자로 등장해 로봇, 디지털 전환, 친환경 선박 등 미래 기술을 소개한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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