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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사 ESG경영 '양호한' 성적표… 평가기준은 모호 지적

입력 2023-11-16 14:56 | 신문게재 2023-11-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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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공사 현장. (연합뉴스)

 

건설업계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각 건설사의 ESG 등급이 발표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건설사의 부실시공, 근로자 사망사고 등 논란이 많았던 만큼 ESG 등급 평가가 좋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었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6일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건설사 중 유일하게 통합 A+등급을 받아들었다. A+등급은 평가 대상 791개사 중에 19사만 부여받았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든 부문에서 A를 기록, 올해는 A+를 획득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각 기업별 ESG 수준을 S(탁월), A+(매우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취약) 순으로 부여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 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통합 A등급에는 DL이앤씨, DL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태영건설, 한화(건설부문 포함), 효성중공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은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로 포진됐다.

통합 B+등급은 HDC현대산업개발과 계룡건설산업,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아이에스동서 등이었다. B등급에는 금호건설이, C등급에는 삼부토건과 코오롱글로벌이, D등급의 경우 한신공영과 남광토건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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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이 확인 된 수도권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이 설치되어 있다.(연합)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해 통합 등급 B+에서 올해는 한 단계 상승한 ‘A등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부터 전방위적인 ESG경영을 추진한 결과 올해 ESG평가의 환경(E) 분야는 B+에서 A+로, 사회(S)분야도 B+에서 A로, 지배구조(G)에서도 B+에서 A로 상향된 등급을 획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기후변화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가입의결 및 지지선언을 통해 기후변화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인권영향평가와 인권경영 인식·실태조사를 실시해 응답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해에 이어 통합등급이 A등급을 유지하긴 했지만 사회 부문 등급에서는 한 단계 하락했다. 사회 부문은 리더십과 거버넌스, 노동 관행, 직장 내 안전보건, 인권, 공정 운영 관행, 이해관계자 소통 등과 관련한 항목이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생 영향으로 A+에서 B+로 조정됐고, DL이앤씨는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으로 A에서 B+로 하향됐다. 두 건설사 모두 사회 부문 등급이 한 단계 조정됐지만 B+ 등급은 ‘양호’를 의미하는 만큼 부정적인 평가는 아니다.

그러나 중대산업재해와 부실시공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업들까지 ESG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면서 한국 ESG 기준원의 평가 기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A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상당히 적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ESG평가지수가 상장사만 해당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상당수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등 10위권 건설사들이 비상장이어서 평가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반쪽짜리 평가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는 “매해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사들에 대해 이렇게 높은 수준의 ESG 등급이 매겨지는데도 명확한 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상식적으로 결과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ESG 평가 등급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하도록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는 투자하는 기업의 ESG 수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발표하는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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