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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찬바람' 부는 해운업계, HMM 매각 '비상등'

D-4, HMM 매각 ‘빨간불’…해운운임 4주 만에 1000선 붕괴

입력 2023-11-20 06:41 | 신문게재 2023-1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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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고 있는 선박. (사진제공=HMM)

 

글로벌 해운운임이 4주 만에 다시 1000선을 밑도는 등 해운업 불황론이 고개를 들면서 HMM 매각에도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다. 통상 해운업계는 운임(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1000을 손익분기점 기준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17일 기준 SCFI가 999.92를 기록, 전주보다 30.32포인트 하락했다.

노선별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운음은 미주 서안이 당 1696달러로 전주 대비 147달러나 떨어졌고, 미주 동안이 2351달러로 3달러 내려갔다. 유럽 노선과 지중해 노선은 707달러(전주 대비 15달러 ↓), 1147달러(37달러 ↓)로 집계됐다. 중동 역시 1271달러로 한 주 만에 42달러 하락했다.

반면, 나머지 노선들은 운임이 올랐다. 남미 노선은 2812달러로 한 주 만에 45달러 상승했고, 호주·뉴질랜드 노선도 946달러로 직전 주 대비 35달러 올랐다.

해운업계는 컨테이너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빈센트 클럭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업계는 수요 감소, 운임 하락,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운임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매우 불확실한 거래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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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가 손익분기점을 하회하자 업계 안팎에선 HMM 매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오는 23일 HMM 본입찰을 진행한다. 하지만, 인수 후보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괜찮았던 LX그룹도 업황 부진을 이유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LX그룹의 이탈로 유찰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한다. HMM 인수금액이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까지 예상되는데, 하림·동원그룹은 감당하기 버거울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두 기업은 꾸준히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자금 확보에도 진심이다.

하림그룹은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을 중심으로 실탄 확보에 나섰다. 최근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 1628억원을 마련했다. 영구채 발행도 추진 중이다. 발행 규모는 5000억원 안팎으로, 이는 호반그룹이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PEF) JKL이 외부 자금 조달도 진행 중이다.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최대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 유동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유찰론은 끊이질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HMM 인수를 위해선 최대 3조500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이 필요한 상황인데, 인수 후보 기업들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HMM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후보 기업 중 한 곳이 인수할 경우 이 기업의 지분은 약 40% 정도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2025년까지 주식 전환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이들의 지분은 33%에 이른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등 다른 정부기관 지분까지 합친다면 또다시 정부가 입김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후가 문제”라며 “산은과 해진공은 2025년까지 계속 영구채를 주식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어떤 의미에서 민영화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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