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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늦게 늙자' 슬로우 에이징 테크 ⑥ 잘 소화해야 오래 잘 산다

입력 2023-12-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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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다른 소화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식도에도 변화가 온다.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서 수축력에 변화가 생기고, 위산 분비가 줄어준다. 소화액을 분비하는 췌장이나 담즙이 줄기도 한다. 복용하는 약제도 소화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화가 안되는 것을 무조건 노화 탓으로 돌리다 적절한 검사를 제 때 받지 않으면 병을 키우게 된다고 경고한다.


◇ 날로 높아지는 ‘식도’의 중요성

식도는 입에서 위로 음식물이 지나가는 약 25㎝ 길이의 소화기관이다. 대부분의 식도는 자기 의지대로 조절이 되지 않는 ‘불수의근’인 평활근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음식을 삼킨 이후에는 본인의 식도 기능 여하에 따라 위로 내려가게 된다.

이 때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더디게 내려가거나, 내려가지 못하는 것을 ‘연하곤란’이라고 한다. 음식이 지나갈 때 쓰리거나 뻐근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에서 14% 가량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구강과 인도, 식도의 기능이 떨어지는 탓이다. 특히 뇌혈관 질환 이력이 있으면 더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안지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럴 때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암이나 게실 같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식도 게실은 70대 이상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식도의 압력 증가와 식도 벽의 염증 등으로 인해 생긴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연하곤란이나 음식물 역류, 심한 구취, 흡인성 폐렴이 보이면 내시경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식도 점막 손상과 염증이 나타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자주 발생한다. 위 내용물이 소량씩 식도로 역류하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안지용 교수는 “식사 후 최소 2시간 동안은 바로 눕지 말고 서 있거나, 천천히 움직여 위의 내용물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해 위산의 역류를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산 억제제 등의 적절한 투약도 필요하다.


◇ 한국인에게 유난히 많은 위암

위는 식도를 통해 내려온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위 운동과 소화액이 포함된 위액을 분비해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위액은 강한 산성을 띄는 액체로, 단백질 소화에 필요한 펩신의 활성을 도우며 살균작용도 수행한다. 위에서는 위염이나 위궤양 등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위암 발생률이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소화불량은 음식 섭취 후 일어나는 소화장애 증상이다. 속 쓰림과 트림, 구역질, 상복부 불쾌감, 위장 팽만감 등 소화기 증세와 함께 복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음식을 먹으면 식도를 거쳐 위로 내려간 음식이 십이지장을 넘어가는 데 약 3.5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음식물이 위 안에 오래 남아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으로 위액 분비가 줄어 소화작용이 떨어진다.

이럴 때는 위산 억제제나 위장관 운동 촉진제, 소화제, 가스 제거제나 진통제 등을 투약해 치료한다. 한국인은 이 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나 위암 발생 등 다른 원인도 많다. 안 교수는 “소화불량 증상이 생기면 복용하는 약제를 파악하고 내시경으로 위 상태를 알아본 후, 필요하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치료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점점 증가하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 화생

고령이 될수록 남성과 여성 모두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 화생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면 그 확률이 더 높아진다.

위축성 위염은 다양한 원인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생할 때 위점막 세포가 소실되어 위점막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위점막이 장점막으로 바뀌는 ‘장상피 화생’이 생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주 원인이다. 1~2년마다 정기적으로 내시경을 받는 것이 위 선종이나 위암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파일로리균 검사 후 제균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위점막에서 나오는 위산의 양이 줄어들지만, 상대적으로 점막에 가는 혈류가 줄고 방어인자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 등이 더 자주 생긴다. 관절염 등에 사용하는 진통소염제나 심혈관질환에 쓰이는 아스피린 등 항 혈전제 가 궤양 발생을 더 증가시키기도 한다. 특히 여러 약제를 같이 복용하면 궤양이나 궤양에 의한 출혈이 잦을 수 있다.

소화성 궤양은 궤양 병력이나 고용량의 진통소염제 복용,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70세 이상 고령일 때 더 자주 발생한다. 노년에는 갑자기 출혈이나 천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안 교수는 “65세 이상 환자에서 소화성 궤양 출혈이 생기면 사망률이 8~1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이런 합병증은 60~80%가 갑자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인에게서 거대 양성 궤양이 내시경에서 보이면 대부분 체중감소나 식욕 감퇴, 저 알부민 혈증, 빈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안 교수는 “자칫 악성 종양과 감별이 어려울 때가 있으니, 대변 색깔이 까맣게 나오거나 빈혈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궤양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소장 검사가 중요한 이유

소장은 위와 대장 사이에 있는 장기로, 길이는 5~7m 정도이다. 십이지장과 공장, 회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로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흡수해 대부분의 영양분을 섭취하며, 남은 찌꺼기를 대장으로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장에서는 장액이 분비되는데, 여러 종류의 소화효소가 포함되어 음식물 소화를 도와 우리 몸의 영양 유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위에서 나오는 위산의 분비가 줄면서 살균 작용이 약화되고 그로 인해 소장에 세균이 많이 생기는 세균 과다 증식증과 흡수 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 안 교수는 “이로 인해 영양 장애가 있을 수 있으니, 소화장애가 있으면 식도와 위 등의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 소장 검사까지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과식을 피하면서 본인에게 적절한 식사량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먹기 불편한 음식들이 있을 경우 조절해 먹는 것도 필수다.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하부 식도 괄약근 이완을 통한 위장 장애 및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커피 등은 끊거나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약 2~3시간 뒤에 취침하는 습관도 소화장애를 예방하거나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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