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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탕준상 "제 인생의 최고작은 늘 다음 작품이죠"

영화 '도그데이즈' 속 치열한 삶사는 MZ라이더 진우役
"연기에 대한 후회 1도 없어, 늘 갈망한다"

입력 2024-02-12 18:30 | 신문게재 2024-02-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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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JoonShang
‘도그데이즈’의 탕준상(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늘 동경하던 선배님들과 한 화면에 나오다니…한마디로 감격이었죠.”

 

데뷔 연차로만 따지면 어언 13년이다. 배우 경력 13년차인 스무살, 탕준상의 목소리는 유독 떨렸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에 대해 탕준상은 “만족도가 유난히 높은 작품”이라며 “아름다운 해피엔딩이 제 취향이라서”라고 밝혔다.

‘국제시장’ ‘영웅’ 등의 JK필름이 제작에 나선 이 작품은 ‘원조 월드스타’인 김윤진이 기내에서 우연히 본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반려견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윤여정, 유해진, 김서형, 다니엘 헤니 등 명품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탕준상
영화 ‘도그데이즈’를 통해 제대로 오토바이를 타봤다는 그는 “1종 면허소시자는 그냥 탈 수 있는 걸 처음 알았다. 19살이 되자마자 딴 운전면허 덕을 본 첫 작품”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전혀 교집합이 없어보이는 젊은 부부, 건물주, 길거리 음악가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건 반려견들이다. 

 

극 중 탕준상은 고시원에서 배달일을 하며 고달픈 도시생활을 이어가는 진우를 연기한다.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고령의 민서(윤여정)가 길에서 쓰러진 걸 구한 인연(?)으로 잃어버린 개 완다를 함께 찾아 나선다.


“한국영화에서 이렇게 강아지가 많이 등장하고 옴니버스로 묶인 작품은 드물잖아요. 제가 받은 시나리오에는 확정은 아니었지만 캐릭터 이름이 아예 ‘여정’으로 나와 있었어요. 강아지와의 연기가 어떨지도 너무 궁금했지만 저와 가장 많이 붙는 인물이 윤여정 선배님이니까 상상의 날개가 막 펼쳐지고 난리였죠.(웃음)”  

 

극 중 진우가 가진 20대 특유의 기개는 탕준상과 윤여정의 ‘대사발’에서 궁극의 시너지를 낸다. ‘도그데이즈’에서 두 사람이 보여주는 티키타카(빠르게 주고 받는 대화를 의미)는 60년의 나이 차가 무색하리만큼 환상적이다.

 

자신이 사는 고시원 입구에서 천연덕스럽게 라면을 먹자는 진우에 “그거 영화에서 나오는 작업멘트 아니냐. 그런데 김치는 있니”라고 되묻는 민서의 모습은 관객들의 웃음보를 제대로 저격한다. 더불어 “대체 뭐가 행복인데요?” “넌 늙어보지 않았지만 난 젊어봤잖니” 등 대놓고 물어보거나 대답할 수 없었던 질문과 대답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진한 감동을 남긴다.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키울 수만 있다면 악어, 호랑이까지도 집에 들이고 싶은 마음입니다.지금은 길냥이로 구조한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죠. 아버지가 얼마 전 퇴근하시다가 기계식 주차장에 낀 새끼 고양이를 데려오셔서 좀 많아졌어요. 영화를 보니 극 중 대형견인 스팅을 안고 자는 이현우 형이 좀 부럽긴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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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상황에 대해 지지않고 할말하는 20대 청년의 표본을 특유의 다정한 눈빛으로 소화한 탕준상. (사진제공= CJ ENM)

 

고작 7살의 나이에 치열한 오디션 끝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스몰보이로 데뷔했지만 “주인공 빌리는 아니어서 치열하게 발레를 배우진 않았다” 눙치는 탕준상의 어릴 때 꿈은 축구선수였다. 지금도 스케줄이 빌 때면 동네 축구장에서 아침 저녁 두 경기를 뛸 정도로 진심이다. 

 

김민재 선수가 FC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하기 훨씬 전부터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광팬이었다고 미소짓는 탕준상은 “모든 시즌의 유니폼을 구매하는 게 나만의 플렉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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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호흡맞춘 강아지 완다에 대해 “사실상 첫 데뷔작이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 못 알아듣는다고 하더라. 볼때마다 심쿵이었다”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간혹 대통령과 경찰 등 그 나이대 아이들이 꿈꾸는 직업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연기로 진로를 정한 건 우연히 놀러간 직업 체험관에서였다. ‘빌리 엘리어트’를 비롯해 ‘모차르트!’ ‘명성황후’ ‘엘리자벳’ ‘어쌔신’ ‘레미제라블’ ‘서편제’ ‘킹키부츠’ 등 무대를 통해 시키는대로 연기하고 받는 환호에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평생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직업 체험관에서 배우가 되면 모든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는 걸 열살 때 깨달았다.

“이 직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는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더 갈망할 뿐이죠.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촬영하고 연기하는 순간이 좋아요. 요즘 벌크업을 하는 이유도 워낙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언제할지 모를 SF, 멜로, 판타지, 액션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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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준상의 차기작은 디즈니+의 ‘세상에서 가장 나쁜 소년’이다.(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롤 모델로 휴 잭맨을 꼽은 그는 ‘레미제라블’ ‘위대한 쇼맨’같은 뮤지컬 영화를 꼭 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복고풍 향수를 자극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역시 늘 갈망하는 장르다. 10대 시절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라켓 소년단’ 등 화제작은 물론 영화 ‘오빠생각’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오마쥬’ 등을 통해 현실적인 아들의 모습을 연기한 탕준상이 꼽은 최고의 작품은 늘 한결같다.

“늘 차기작이 제 인생의 최고가 되길 희망하거든요. 그래서 제 대답은 늘 다음작품이죠. 집에서는 엄마하고 수다를 많이 떠는 아들이에요. 재미있는 일상도 공유하고 팬들이 보내준 손편지에 대한 감상도 나누고요. 같이 읽지는 않지만 늘 내 편이 되어주는 존재에 감사함을 일깨워 주십니다. 무엇보다 ‘도그데이즈’는 엄마랑 유독 즐겁다라는 대화를 많이 했던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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