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부동산 > 부동산 뉴스

건설사 수주경쟁은 옛말…공급난 ‘경고등’

입력 2024-04-29 15:07 | 신문게재 2024-04-30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국내 도급순위 상위 건설사 10곳 중 7곳은 올해 1분기 정비사업을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이미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에서 주택 공급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사업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시공사 입찰 경쟁은 사라지고 단독입찰, 무응찰이 일반화하고 있다. 

30_국내건설사정비주택공급_122

한강 조망권을 갖춰 강남 못지않은 ‘알짜 입지’로 평가되던 용산 산호아파트는 지난 15일 시공사 입찰에 나섰지만, 단 한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2월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8개사가 참석했으나 정작 입찰에는 모두 발을 뺀 것이다.

같은 날 입찰 마감한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입찰에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미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뒤에야 겨우 시공사를 찾게 됐다.

시공사를 이미 선정했더라도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도 늘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의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해지했다.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간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결국 가계약 해지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울 강남 등 알짜 도시정비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조차 건설사간 수주전이 가라앉으면서 정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건설사 10곳의 올 1분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5242억원)보다 약 12% 줄었다. 2년 전(6조7786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특히 도급순위 1위인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7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0원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2조3321억원)와 현대건설(1조4522억원), SK에코플랜트(2151억원)만 수주를 따냈다.

건설사들이 이렇듯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가 줄면 향후 공급 물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 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 공급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 인허가는 39만9000가구로 연평균 대비 74.2% 수준에 그쳤다. 또 준공은 31만6000가구로 73.9%, 착공은 20만9000가구로 47.3%에 머물렀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근 공사비 현실화, 부동산프로젝트 PF 리스크 최소화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정비사업 활성화에는 역부족”이라며 수주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