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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은 '金사과' 괴로운데, 낙관만 하는 정부

입력 2024-05-02 13:25 | 신문게재 2024-05-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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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올해 사과 등 폭발적인 과일값 상승세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 사과 하나를 사기위해선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큼지막한 제수용 사과를 구매하려면 국밥 한그릇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고물가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과일조차 제대로 못 먹는 현실은 황당하고 서글프다.

널뛰기 한 과일값의 원인은 기후위기 영향이 크다고 한다. 지난해 이상저온으로 사과 생육이 부진, 그 영향이 고스란히 올해 과일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가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당장 과일 값을 뚝 떨어뜨릴 특별한 해법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농식품부 곳곳에는 현재에 대한 평가나 자성보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기류가 엿보인다. 올해 사과 생육과 과일 수급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설명을 듣다보면, 금방 과일 값이 잡히고 올해는 괜찮을거야 하는 섣부른 기대감마저 든다.

그런데 궁금하다. 지난해도 이처럼 꼼꼼히 수급상황을 살폈다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 텐데, 사과 값은 왜 멈출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일까.

취재해보니 지난해 과수 생육 부진 등이 조사되는 등 일찌감치 전조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과일값 상승을 막지 못한 이유는 생육을 잘 관리 못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전세계적인 기후위기의 파고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상기온의 여파는 점점 우리의 현실을 어둡게 한다. 혜안을 갖고 발 빠른 대처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수급상황이 양호하다는 긍정의 나팔이나 불 때가 아니다.

지난해 과일 생육, 수급상황과 대처의 아쉬운 점을 냉정히 돌아보고 조금 더 깐깐이 내일을 대비할 때다. 이상기온은 언제든 과수농가를 덮칠 수 있고, 과수화상병 등 병충해는 기후변화를 머금고 올해도 창궐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섣부른 낙관대신 현장의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농가들이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경계심을 풀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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