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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못 되는 귀농인과 현지인...소통이 문제다

애완견 끌며 산책...구슬땀 흘리며 농사
삶의 방향 목표 달라...소통위한 커뮤니티 필요

입력 2014-08-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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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교육
농업 교육(서울시 제공)


제2의 인생으로 농업을 택한 귀농인들이 농촌생활을 하면서 부딪치는 벽들 가운데 하나는 이웃과의 소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에서 살다 농촌으로 이주한 귀농인들과 처음부터 농촌에서 살았던 현지인들은 삶의 방식과 문화, 인식 등의 차이로 인해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곤 하기 때문이다.

10일 귀농인 김진우(가명)씨는 “2년 전 농촌에 처음 와서 집과 땅을 구하는 일이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면서 “그러나 더 힘든 것은 지역의 사람들이 잘 가르쳐주지 않아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귀농 5년차 함성훈(가명)씨 역시 “젊은 귀농인의 경우 지역에서 3년을 못 버티고 다시 도시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마을 사람들의 도움과 지자체 등의 지원 부족도 하나의 이유였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농촌에 살았던 현지인들은 도시에서 온 귀농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농촌에는 서로 자신의 땅을 할애해 만든 길들이 많다. 그런데 도시에서 온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 길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길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신의 땅을 내놓았던 현지인 입장에서는 그 길을 만들거나 관리하는 데 기여하지 않은 이가 자신의 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게 탐탁지 않다. 귀농인과 현지인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귀농귀촌인 가운데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시골행을 택한 이들도 있다. 이들은 물도 맑고 공기도 좋은 농촌에서 애완견을 끌고 산책을 즐기는 등 현지인과는 달리 한가로운 삶을 살기도 한다.

농번기 등 농촌이 바쁜 시기에 도시에서 온 귀농귀촌인은 여유롭게 동네를 돌아다니고, 원래 농촌에 살던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농사를 짓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경남귀농학교의 윤용원 교장은 “외지에서 오는 귀농인을 농촌 사람들이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 사람이 마을과 주민들과 어울릴 사람인지 분란을 일으킬 사람인지 염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우려 때문에 농촌 사람들이 집이나 땅에 대한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기도 한다”면서 “일부는 도시인이 이사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땅값, 집값 등을 높게 불러 귀농귀촌 포기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장은 특히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귀농인과 농촌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면서 “이에 앞서 인사를 잘하는 등 공동체 생활의 기본이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다.

귀농 10년차 박상경(가명)씨는 “농촌에 살면서 아쉬운 점은 이미 살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 간의 뜸한 교류였다”며 “살아온 방식과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양자를 연결시킬 수 있는 지자체의 지원이나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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