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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장맛에 입소문 솔솔…부지런한 만큼 결실"

[귀농·귀촌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전통 발효식품 브랜드화 '선한 세상'
죽염된장 등 체험장 운영…고객에 더 다가가

입력 2014-10-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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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근수·박은숙 부부가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죽염 된장과 죽염 간장 등이 담긴 항아리 단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진학과 취업, 결혼과 출산 등 우리는 누구나 큰 변화를 겪을 때 실패로 인한 두려움보다 밝은 미래만을 생각한다. 귀농귀촌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도심지를 떠나 농촌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한다는 두려움이 막연히 앞서지만 실패보다는 밝은 청사진을 꿈꾼다.

그런데 막상 농촌 현실에 닥치는 것은 어려움 뿐이다. 농작물이 이유 없이 시들어버리고 애지중지 땀방울 서린 농산물이 잘 팔리지 않는 일들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이런 면에서 전남 나주시 반남면에 전통 발효식품 브랜드화로 억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나근수(49) 박은숙(50) 부부는 어려움을 뚫고 성공적으로 귀농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선한세상’을 만들어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원래 광주광역시에서 건강식품 대리점을 운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고 지내던 동네 주민이 희귀병을 앓으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잃는 것을 목격하게 됐고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이후 농약을 안 치는 유기농 전통발효식품에 관심을 가졌고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면 농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2004년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으로 이사해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나주로 귀농을 오게 된 것은 박 씨 어머니의 고향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햇볕이 잘 들고 바람도 잘 불어 장류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들 부부도 다른 귀농귀촌 가구와 마찬가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오로지 먹거리 생산부터 건강해야 그것을 먹는 사람이 건강해지겠다는 신념 하나로 귀농을 선택했다.

현재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들에게도 초기에는 어려움뿐이었다. 정착 후 가진 기반이라고는 밭 2795㎡(900평)와 살림용 컨테이너,부엌용 비닐하우스, 농산물 가공용 창고가 전부였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잡초를 손으로 제거하는 고생을 감수했지만 첫 해 수확량은 콩 7말에 불과했다. 새들이 콩을 쪼아먹는 걸 보면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다.

특히 기껏 잘 자란 콩이 시들어버리는 현상을 목격하고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콩이 시들어버리는 이유를 몰라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동네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농약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땅 속에 굼벵이가 자라 콩을 갉아먹은 것이었다. 동네 어른들은 농약을 치며 농사를 지어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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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겪으며 적응해 나가던 이들 부부는 건강한 먹기리를 만들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2년간 전국으로 발 품을 팔며 우수한 발효식품을 만들기 위해 전국 발효간장 제조 장인들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 인공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죽염 된장, 죽염 간장 등이 탄생했다.


또한 2008년도에는 건강한 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무작정 농촌진흥청을 찾아가 교육을 신청했다. 그들이 받은 교육은 비즈니스 교육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부부는 손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소량 제품을 생산해 직거래를 통해 판매했으나 된장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돌았고 현재는 콩 300말을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요도 늘어 농장 규모와 작목도 다양해져 현재 2만여평의 농장에 콩과 우엉, 고추, 깨, 쌀 등을 재배하고 있다.

현재 이들 부부는 연간매출은 1억5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사업규모를 확장했다. 또한 새로운 장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미국 등지에 수출도 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시작한 수출은 올해 3000만원을 찍었다.

생산된 제품은 직접 만든 인터넷 쇼핑몰 ‘선한세상’(www.seonhan.com)을 통해 대부분 이뤄지고 있으며, 600여명이 넘는 고정고객을 확보해 전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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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 부부가 조직한 농업사회법인 ‘선한세상’은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선한세상 직원은 6명으로 이들은 모두 인근 마을 주민들이다.

부부는 짧은 기간 내 귀농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지런함이라고 말한다. 부부는 동네 주민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하고 틈틈이 남는 시간을 쪼개 마을주민들을 위해 명상 봉사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 부부는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황토민박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직접 죽염된장, 죽염간장 등 직접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농촌체험교육장도 운영하면서 고객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한번 구매하는 고객들이 다시 올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제품 하나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남편인 나 씨는 나주시의 제안을 받아 귀농귀촌 후배양성을 위해 매월 1차례 귀농귀촌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나주=이기우 기자 kwle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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