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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출신 심인보 기자 “‘시선집중’ 진행, 적진에 들어온 기분이죠”

입력 2018-10-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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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보
MBC라디오 ‘시선집중’ 새 진행자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사진제공=MBC)

 

“2005년 KBS 기자로 입사할 때만 해도 MBC는 적군의 방송이라고 했는데 13년 뒤 제가 MBC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있을지 몰랐습니다.”

MBC 라디오 표준FM(95.9MHz) ‘시선집중’의 새 진행자로 낙점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라디오 DJ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MBC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인 ‘시선집중’은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의 장을 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2000년 손석희 당시 MBC 아나운서(현 JTBC 보도본부 사장)의 진행으로 시작한 ‘시선집중’은 첨예한 이슈의 당사자를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며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고수해 왔다. 2005년 KBS 기자로 입사해 2014년 ‘뉴스타파’로 이적한 심기자의 입장에서는 적진의 한가운데에서 간판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낙점된 셈이다.

하지만 ‘꽃길’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시선집중’은 2013년 손석희 사장이 마이크를 놓은 이후 영향력, 청취율이 꾸준히 하락세를 걸었다. ‘시선집중’의 빈자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TBS ‘김어준의 뉴스타파’ 등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심 기자는 “최근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균형과 긴장이 사라졌다. 대부분의 시사 프로그램이 내편의 얘기만 듣기를 원하면서 균형감각이 실종됐다”며 “공영방송인 MBC 라디오는 균형감각을 갖고 동전의 양면 같은 긴장감으로 방송에 임해야 한다. 생각이 반대되는 이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공영방송다운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라디오는 청취자를 속일 수 없는 매체”라고 강조하며 “내가 가지지 않은 것을 포장하는 게 불가능한 매체다. 때문에 더 좋은 진행자가 되기 위해 ‘시선집중’ 진행자에 걸맞게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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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가을 개편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MBC)

 

MBC 라디오의 안혜란 본부장은 “‘시선집중’은 MBC를 대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자사 기자 중 진행자를 찾으려고 했지만 최근 MBC 보도국 상황이 ‘제 코가 석자’라 기자를 빼내기 힘들었다”며 “심인보 기자는 이범 씨가 진행할 때 ‘뉴스 브리핑’ 코너에 출연해 청취자와 친숙하다. 제2의 손석희가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MBC 최승호 사장이 몸 담았던 ‘뉴스타파’ 출신 기자를 기용한 점에 대해서는 “담당PD의 요청이었을 뿐 외압이나 낙하산 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이번 개편의 핵심은 오전 6~9시 시사 프로그램존의 부활이다. 이 시간대 MBC 라디오를 들으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MBC는 지난 8일자로 라디오 가을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표준FM ‘아침&뉴스’의 진행자로 방송인 김성경을, 오전 11시 15분 신설된 ‘모두의 퀴즈생활’은 성우 성유리를 DJ로 내세웠다. 또 밤 12시 5분에는 비투비 일훈이 진행하는 ‘아이돌 라디오’를 신설, 네이버 ‘V라이브’, 중국 ‘웨이보’ 등과 연동한다.

FM4U(91.9MHz) 오후 4시 ‘오후의 발견’은 가수 이지혜가, 밤 11시 ‘푸른밤’은 여성듀오 옥상달빛이 새로운 DJ로 낙점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지혜는 “어려운 시절을 겪고 보니 몸이 무거워지는 건 ‘껌’”이라며 “현재 임신 8개월인데 임산부로서, 워킹맘으로서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겠다. 아울러 출산으로 인한 공백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말했다. 옥상달빛은 “‘푸른밤’의 게스트로 시작해 DJ까지 맡게 돼 영광”이라며 “믿어주시는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편안한 밤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혜란 본부장은 ‘푸른밤’ 전 진행자였던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하차와 관련한 일각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 “통상 DJ 교체는 3주에서 한달 전 얘기하는 게 예의다. 이동진 씨가 당시 해외 스케줄 때문에 장기간 녹음을 해야 하는 스케줄이었는데 본인이 녹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다고 해 미국 가기 전 마무리 인사를 하게 됐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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