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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HJ컬쳐 한승원 대표② 해외시장 공략과 새로운 형식의 창작뮤지컬로 “어떤 위기도 기회로!”

입력 2022-10-07 18:30 | 신문게재 2022-10-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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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컬처  한승원대표 인터뷰7
HJ컬처 한승원 대표(사진=브릿지경제DB)

 

“코로나19 기간 동안 학교에 못간 게 가장 안타까웠어요. 단체 관람이든, 영상이든 그 시기에 공연을 본 아이들이 평생 관객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들에게 공연을 보여주지 못했잖아요. 이후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상황이 또 언제 닥칠지도 모르니까요.”

이에 HJ컬쳐 한승원 대표는 “처음 회사를 만들었을 때부터 꿈꿔온 해외 진출”과 더불어 학교에 대면 혹은 영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 개발 및 제작, 영상 아카이브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 중이다.

그 일환이 같은 주제로 두개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옴니버스 형식의 연작 뮤지컬이다. 지난 6월 ‘변론 시리즈’인 ‘괴테의 변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더 와일드의 변론-거짓의 쇠락,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첫선을 보였고 두 번째 ‘화가 시리즈’인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이상 12월 4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2관)가 공연 중이다. 

 

화가 시리즈
같은 주제로 두개의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두 번째 연작 뮤지컬의 화가시리즈 ‘모딜리아니’(왼쪽)와 ‘에곤 실레’(사진제공=HJ컬쳐)

1시간 남짓의 이야기 두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들은 한 대표 말대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을 소재로 하다 보니 누구나 볼 수 있고 굳이 두편을 다 보지 않아도 되는 작품들”이다.

“창작뮤지컬도, 제작사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보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외시장을 열려는 노력과 더불어 국내 시장 확장 역시 중요하니까요.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할 수도 있고 기업 회식 전이든 후에 한 시간 정도 공연을 볼 수도 있게,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싶었어요.”

더불어 “여전히 공연예술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의 문화 향유 활성화 역시 저에겐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니아층은 물론 공연을 흔히 접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의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콘텐츠 전 장르에서 숏폼이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공연 역시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규화된 공연과는 다른 형태의 공연을 만들어두면 기존 관객과 더불어 새로운 관객층 유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죠. 학교 등에 공연의 영상서비스를 하더라도 아이들은 한 시간 이상 집중이 어렵거든요.”

옴니버스 형식의 연작 뮤지컬을 한 대표는 “맨땅에 헤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새로운 형태에 관람시간도 바뀌다 보니 티켓 판매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화가 시리즈’는 첫 번째 ‘작가 시리즈’ 보다는 저항감이 적다”고 귀띔했다.

“두 번째 시리즈를 하면서 시간단축이 좀더 용이해졌고 몇번 더 시도하면 장르화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끊임없는 시도로 차곡차곡 응집해두면 코로나 팬데믹 같은 위기가 오더라도 끊이지 않고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열정적인 정부지원 #출혈경쟁 지양 #신뢰할만한 현지 파트너 #정확한 목표


대만 어린왕자_포스터
대만에서 100% 레플리카 공연될 ‘어린왕자’ 포스터(사진제공=HJ컬쳐)

“이미 만들어둔 작품 수는 많아졌고 사업 특성상 내수시장만으로 사업 자체가 어려워요. 해외로 나가는 건 숙명과도 같죠. 그래서 정부지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대만 ‘어린왕자’의 공동제작도 한국예술위원회 해외 창작지원으로 도전할 수 있었거든요.”

이어 “이번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일굴 때마다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됐다”고 전한 한승원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한 키워드로 열정적인 정부지원과 더불어 “우리끼리의 출혈경쟁 지양, 신뢰할만한 현지 파트너 발굴, 수출에 대한 정확한 목표 세우기”를 꼽았다.

HJ컬처  한승원대표 인터뷰
HJ컬처 한승원 대표(사진=브릿지경제DB)

“히트 뮤지컬의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국내 제작사들끼리 경쟁하듯 비용을 높이는 경험을 이미 해왔어요. 우리 창작 뮤지컬 수출에서도 적정가 보다 낮게 라이선스 비를 형성하는, 우리끼리의 출혈 경쟁은 더 이상 해서는 안돼요. ‘처음이니 낮게 책정하고 두 번째에 정상화하겠다’는 전략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절대로 받아야 할 권리에 대한 적정금액을 낮추는 건 좋은 전례가 될 수 없어요.”


그리곤 “현지 제작사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트너십을 잘 만드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 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수출에 대한 정확한 목적이 수출 그 자체여서는 안된다. 우리 권리 확보, 현지 제작사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뛰어놀면서 한국 뮤지컬을 브랜드화하고 시장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특히 한국 뮤지컬의 브랜드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BTS,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등 K팝, 한국 영화 및 드라마 등의 열풍이 갑자기 된 게 아니에요. 이미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가 전세계 공연계의 양대산맥으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뮤지컬 강국으로 가는 길 역시 하루아침에는 힘들어요. 코로나 팬데믹에 한국은 슬기롭게 대처했고 전세계가 어떤 위기에서도 유일하게 불이 꺼지지 않는 무대를 가진 나라로 인지하기 시작했어요.”

한 대표는 “CJ ENM 등 선발주자들이 현지 공동제작에 참여하고 상도 타면서 그림을 잘 만들어 주고 있고 다음주자로 저희 중소극장 창작뮤지컬들이 충분히 잘 진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걸릴 뿐 한국 뮤지컬이 세계의 공연 콘텐츠 중심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날은 올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몇년 전까지도 브로드웨이에 우리 작품을 올리는 걸 농담처럼 얘기하곤 했어요. 제 살아생전에는 못볼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맞아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오리지널 투어 논의 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내년 대만 투어를 논의 중인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사진제공=HJ컬쳐)

 

“내년이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 탄생 150주년이에요. 이를 기념해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대만 투어를 논의 중이죠. 이 투어는 대만 배우들이 아닌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고 자막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적지 않은 인구와 다민족, 그만큼 다른 언어들로 구성된 중화권은 나라에 상관없이 표준어 자막이 익숙한 시장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100% 레플리카 공연되는 대만의 ‘어린왕자’가 성공하면 좋겠어요. 내년에는 우리 배우들이 가서 공연하며 한국 뮤지컬의 장점들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요. 한국에게 해외진출은 숙명과도 같죠. 그런 의미에서 대만 역시 해외시장을 일굴 수 있는 또 하나의 전초기지예요. 공동제작품인 ‘어린왕자’의 사업성과가 좋고 ‘라흐마니노프’ 투어까지 이어지다 보면 대만도 우리의 시장권이 될 거라고 믿어요.”

이어 한 대표는 “현지에서 한국 본연의 공연을 보여줌으로 한국을 알리고, 한국에 오고 싶게끔 만드는 전초기지가 된다”며 “그렇게 전초기지들을 차츰차츰 늘려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에 가면 공연 한편은 꼭 봐야 한다’고 할 정도로 우리 한국이 공연강국이 되기를 바라요. 그 가는 길에 작게나마 일조하는 게 제 꿈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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