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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경단녀 도울 준비 된 사회… 두려움부터 넘으세요"

[맘 with 베이비] 최소라 바비즈코리아 대표

입력 2023-10-24 07:05 | 신문게재 2023-10-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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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2011년 설립 이후 ‘무(無) 야근 원칙을 고수하고 출산 마일리지 및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도입해 워킹 맘의 수고와 걱정을 덜어주고 있는 바비즈코리아는 그래서 더욱 주목을 끈다. 정부로부터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바비즈코리아의 최소라 대표를 만나 워킹 맘의 효율적인 일·육아 병행 방안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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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님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바비즈코리아 대표 최소라입니다. 2002년 1인 기업으로 창업해 올해로 21년 차인 일하는 워킹 맘입니다.”


- 출산 후 경력 단절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환경 운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보라는 남편의 권유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꿈꾸며 사업을 시작하신 것으로 압니다.

“두 아이를 출산한 후 경력이 단절된 상태에서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출산 전 환경 운동을 한 경험과 두 아이를 건강히 키우고자 선택한 모유 수유의 경험을 살려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해보라는 남편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당신은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남편의 응원은 다시 사회로 나올 때 큰 힘이 됐습니다.”


-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쉽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육아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일하는 동안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어머님의 도움을 받았지만 많은 분이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저도 아이가 밤늦게까지 어린이집에 홀로 남아 저를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릿합니다. 정말 일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한 일을 포기한다면 다시 사회로 나올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버텼습니다.

아이가 커 가면서 엄마가 집에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할 때 정말 아이에게 죄를 짓고 있나 하는 자책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딸도 커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길 바랐습니다. 아이와 미리 약속하고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더군요. 시간이 흐르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잔업을 아이와 놀이처럼 즐기기도 했습니다.”


- 바비즈코리아는 매년 ‘세계 모유수유 주간’을 맞아 모유 수유를 독려하는 행사를 열거나 모유 수유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캠페인, 모유 수유 강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타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낮습니다. 우리 엄마들은 모유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고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의지도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출산 병원 또는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아기와 떨어져 생활하고 이때부터 모유수유의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모유수유 시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을 알려주기 시작했고, 누구나 쉽게 모유수유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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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즈코리아는 매년 세계 모유수유 주간에 맞춰 모유 수유 독려 행사나 모유 수유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 대표님은 국제모유 수유 지지 전문가로 활약했으며, 그간 모유 수유에 고통받는 엄마들을 위한 출산·육아에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오신 것으로 압니다. 모유 수유가 중요한 이유, 그리고 모유수유 관련 팁도 말씀해 주십시오.


“모유는 완벽한 식품입니다. 인간이 태어나 가장 나약한 시기에 필요한 영양·면역력·정서적 성장 등을 엄마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아기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닌 모유를 주는 엄마에게도 출산 후 빠른 신체 회복과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하고 나아가 질병으로부터의 예방 효과도 있지요.

이렇듯 인간에게 완벽한 모유수유를 하는 데 팁은 단 하나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믿는 것입니다. 인간은 인간에게 가장 적합하게 합리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내 몸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시면 됩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엄마의 젖을 본능적으로 찾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기에게 수유하십시오. 그렇게 하려면 아기가 엄마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모자 동실’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경력보유여성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세계 최저 기록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2023년은 출산율이 0.7명이 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사회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선, 출산 후 육아 휴직 기간이 모든 출산 가정에 의무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2년을 완벽하게 사용하도록 보장되어야 하며, 아빠의 육아 휴직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문화적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모든 출산 가정에게 육아 휴직이 보장되면 경력 단절은 모두의 문제가 되니 이런 단어 자체가 낡은 인식으로 퇴보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바비즈코리아는 2016년 정부로부터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가족친화를 위해 어떤 제도가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가정이 편안해야 발전적인 회사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바비즈코리아는 임신과 출산 시 남성이든 여성이든 육아 휴직은 당연히 보장됩니다. 복직 후에도 육아와 일의 양립을 위해 필요한 경우 탄력적인 출퇴근 시간을 정해 근무합니다. 현재도 탄력 근무를 하는 직원이 여럿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지정했습니다. 전 직원이 1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제공하며, 불필요한 회식이나 야근은 최대한 지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시행한 기간이 길어져 이제는 당연한 회사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 바비즈코리아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바비즈코리아는 자연과 인간에게 이로운 좋은 제품, 꼭 필요한 제품으로 찾아가겠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문화 형성에도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바비즈코리아의 제품이 빛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분들께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두려움을 넘으세요. 사회는 여러분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부족하게 느껴져도 힘을 맞잡고 만들어 가면 됩니다. 그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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