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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5·18민주화운동에 추모 아닌, 축제 계획'···“시민들 빈축”

포천시, 거액 후원하면서도 알지 못해
한국예총 포천지회, 지난 2022년 6월25일에도 거리 축제 진행

입력 2024-05-03 17:03 | 신문게재 2024-05-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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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거리아트페스티벌
최근 포천시와 경기도 후원으로 추진 중인 ‘포천거리아트페스티벌’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희생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려야 하는 날에 기념식이 아닌 축제가 계획됐기 때문이다. 사진=박성용 기자

 

“추모행사를 열어야 할 판에 축제 행사를 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최근 포천시와 경기도 후원으로 추진 중인 ‘포천거리아트페스티벌’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희생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려야 하는 날에 기념식이 아닌 축제가 계획됐기 때문이다.

3일 포천시와 한국예총 포천지회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오는 18일과 19일 양일간 신읍동 포천구절초길 특설무대에서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포천거리아트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11회째를 맞고 있는 아트페스티벌은 구절초로길 지역 골목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상인·예술인들의 뜻을 모아 구성된 축제로 지난 2021년 코로나19를 제외하곤 모두 열렸다.

한국예총 포천지회가 주관·주최하는 아트페스티벌은 도비 1030만원, 시비 5400만원 등 총 6430만원을 후원받아 진행한다. 자체 예산은 없다. 이번 행사에는 예술단체 34팀, 예술가 254명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5·18민주화운동에 희생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하는 날에 축제가 열린다는 점이다. 지난 1997년 5·18민주화운동은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전국에선 희생자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축제 등의 행사는 자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추모행사는 못 할망정 아트페스티벌은 개념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달력에도 5·18민주화운동은 법정기념일이라고 버젓이 표기돼 있는데, 알고도 그랬으면 개념이 없는 것이고, 몰랐으면 역사의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포천시는 거액을 후원하면서도 이를 알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포천예총 사업계획서를 확인하면서 날짜를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향후에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예총 포천지회 측은 지역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한국예총 포천지회 관계자는 “5월달에는 지역 내 행사가 많다 보니 행사 주최 측간에 서로 겹치지 않으려고 행사날짜를 잡다 보니 공교롭게 5·18일로 잡았는데, 당시에는 정말 몰랐다. 알았으면 안 잡았을 것이다. 이미 (연예인들) 섭외가 끝나서 취소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모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우리도 마음이 안 좋다. 더 이상 확대가 안됐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국예총 포천지회는 지난 2022년 6월25일에도 축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미숙함을 보였다.

포천=박성용 기자syong32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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