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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독보적 존재감'이란? 별명 '수도'인 이준영에게 어울리는 말!

"실생활에서 상처받을지언정, 악인을 연기한 입장에서 '욕'쯤이야......"

입력 2023-10-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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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2
이준영은 “이번 역에 악역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이 아닐까”라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의했다.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친구들이 ‘우리 몰래 어디서 저렇게 논거 아냐?’라던데요.”

그룹 유키스의 멤버이자 넷플릭스 ‘모럴센스’,‘마스크걸’을 통해 배우로서 안착한 이준영의 표정은 유난히 만족해 보였다. 25일 개봉한 영화 ‘용감한 시민’속 한수강이 그가 맡은 역할.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을 무시하고 학교에서 안하무인으로 사는 2년 꿇은 ‘무늬만 고등학생’이다.

변호사인 새엄마와 정계에서 활약하는 집안 덕분에 선 넘는 행동에도 늘 법의 보호를 받아왔다. 극중 대사에도 “적어도 현생에서 실패는 없다”는 말이 한수강이 가진 절대 권력을 증명한다. 어릴 때부터 무에타이에 단련된 탓에 아이들을 폭력으로 다루는 것은 그가 평소에 재미로 하는 일이다. 

 

용감한 시민 포스터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용감한 시민’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의도한대로 악랄하게 나왔더라고요. 관객들이 1초의 연민도 안 느끼길 바랬습니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는 ‘이런 학폭이 가능해?’라고 되물었죠. 그런데 실상은 더하다는 거예요. 가해자 역할이라 인간 이준영과 부딪히는 지점이 힘들었지만 동정심이 안 생기는 빌런의 끝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지금의 키가 됐기에 이준영의 학창시절은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늘 안경을 끼고 왜소했던 체격이 관절을 꺾으며 파워풀한 춤 팝핀에 빠지며 훌쩍 커버린 것. “댄서가 꿈이였기 때문에 늘 어떻게 동작을 디벨롭하고 각을 잡을까만 연구했다. 일진들은 무서워 피해만 다녔다”고 수줍어했다.

“사실 친구들에게 ‘용감한 시민’을 보여준 이유도 그들이야 말로 나에게 냉정하게 이야기 해줄거란 믿음 때문이었어요. 제가 연기를 한 뒤 시사회 초대는 처음이었는데 ‘소름끼친다’,‘마지막까지 사과를 안해서 더 쓰레기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평가가 정말 짜릿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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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자유로워 지는 순간으로 “새벽에 동료들과 추는 춤”을 꼽았다. 이 작품을 끝난 뒤 본격적으로 운동에 빠져 샌드백을 치며 몸을 만든다고.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이준영이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가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였다는 사실은 어쩌면 ‘용감한 시민’과 운명으로 이어진 느낌이다. 감독은 이준영의 눈빛을 보고 한수광의 광기를 발견해 그 자리에서 캐스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낯가림이 심해서 어느 정도 안면 있는 사이가 아니라면 얼굴을 잘 못 보는 성격이 되려 신의 한 수로 작용한 것.

대화가 끝날 즈음이 되어서야 고개를 든 그의 얼굴을 보고 감독은 “무표정하게 있으면 무서워 보이는 표정이 적역”이라며 과거 ‘그놈 목소리’에 꽃미남 강동원을 캐스팅했던 동물적 감각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사실 맞는게 편한 스타일이라 링 위에서 신혜선 선배님과 붙는 신이 정말 불편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이기고 싶은 존재를 만났달까요.(웃음) 액션을 너무 많이 준비하고 오셔서지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붙었습니다.”

‘용감한 시민’에서 동급생의 할머니(손숙)를 괴롭히는 신은 촬영 내내 울음바다였다. 당시 친할머니가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 김밥을 던지고 몸을 밀치는 신만 찍어도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는 “카메라가 꺼지면 우니까 손숙 선생님이 계속 달래주셨다. 그런데 그게 더 슬퍼서 악랄한 감정이 나오지 않더라”며 눈가가 다시금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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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선후배들이 자신에게 붙여준 별명은 ‘수도’다. 그는 “요즘 틀면 나온다고 하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이준영은 악역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 ‘욕’임을 알기에 일상의 불편함도 감수한다고 담담히 토로했다. 이어 “연기를 통해 자신이 겪지 못한 사회적 경험을 많이 느끼는것도 배우로서의 기쁨이다. 내가 연기했어도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라며 강한 멘탈을 자랑했다.

“악기로 치면 피아노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누가 치든지 간에 어떤 곡도 잘 소화해 내잖아요. 저의 장점은 일단 도전해 본다는거예요. 물론 하기 전에는 걱정이 좀 많기도 하지만 늘 하고 나서 뿌듯하고 많은 인생 공부가 되더라고요. 어떤 장르와 역할이든 소화하는 팔색조가 되는게 제 꿈입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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