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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르간 엔터테이너 스콧 브라더스 듀오 “라이벌? 텔레파시? 형제 호흡과 다름으로!”

[人더컬처] 첫 내한공연 오르간 엔터테이너 '스콧 브라더스 듀오'

입력 2023-11-06 18:00 | 신문게재 2023-11-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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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브라더스 듀오. 톰(왼쪽)과 조너선(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사람들은 저희에게 ‘형제 라이벌’(Sibling Rivalry)에 대해 묻거나 텔레파시 같은 게 있다고 말해요. 하지만 저희는 전혀 모르겠어요. 그저 서로 듣거나 볼 수 없는 공연장에서도 톰과 연주하는 건 매우 편안할 뿐이죠. 최근 독일에 공연을 하러 갔는데 피아노와 오르간이 건물의 다른 층, 교회 반대편 끝에 있었어요. 100피트 이상 떨어져 있었죠. 톰이 연주하는 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는데도 공연이 잘 진행됐죠. 놀랍게도.”

 

형제의 호흡이란 스스로도 “놀랍게도”라고 표현할 정도다. 내한공연(11월 21일 롯데콘서트홀)을 앞두고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형 조너선 스콧(Jonathan Scott)은 형제의 호흡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톰 스콧(Tom Scott) 역시 “저희를 향한 ‘형제 라이벌’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동의를 표했다.

 

“형은 어려서부터 이미 잘하고 있었고 그게 전 항상 좋았어요. 그리고 우리는 늘 함께 연주했죠. 음악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서 제가 노래하거나 트럼펫을 연주할 때면 형은 반주를 하곤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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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브라더스 듀오 리사이틀 포스터(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그리곤 형제 듀오 활동에 대해 “우리는 매우 조화로웠고(In Tune) 듀오로 늘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진행이자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저희 형제가 함께 연주하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은 저희가 쌍둥인 줄 아시죠. 하지만 저희는 매우 다른 사람이에요. 관심사도, 연주 스타일도 전혀 다르죠. 그 ‘다름’이 스콧 브라더스 듀오에 녹아들어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무언가를 가져다 주거든요.”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오르가니스트이자 피아니스트이며 다양한 건반악기를 다루는 조너선·톰 스콧은 놀라운 ‘형제의 호흡’과 ‘다름’으로 오르간과 피아노, 두 대의 피아노, 오르간과 하모니움, 하모니움과 피아노 등 건반악기 조합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하는 형제 연주자다.

 

2020년, 2021년 리사이틀이 계획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를 거듭하다 성사된 이번 내한공연에서 이들은 조너선 스콧이 직접 편곡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을 비롯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헨델 오라토리오 ‘솔로몬’ 중 ‘시바의 여왕의 도착’,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 등을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에는 저희 형제 듀오의 음악적 하이라이트가 포함돼 있습니다. 멋진 클래식 곡들뿐 아니라 오르간 페달 솔로가 인상적인 피에트로 욘의 ‘그레고리안 협주곡’ 중 ‘피날레’ 같은 흥미로운 오리지널 작품도 연주하죠. 톰의 ‘타임피스’도 연주하지만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우리 듀오 버전으로 연주하는 것이 가장 기대됩니다.”

 

조너선의 말에 톰은 “저희들도 오르간과 피아노 듀오 연주를 좋아하지만 관객들이 특히 놀라워 한다”며 “오르간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레퍼토리와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선지 스스로가 오르간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매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어떤 건반 악기 조합을 사용하든 저희는 동일한 에너지와 열정을 만들어 냅니다. 오르간은 오케스트라와 같아서 피아노처럼 소리를 통해 조화를 이루거나 돋보일 수 있어요.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같은 환상적인 협주곡이나 피아노 솔로를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특히 오르간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기 때문에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와 함께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멋진 사운드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그 사실이 항상 흥분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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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브라더스 듀오. 형 조너선(왼쪽)과 톰(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조너선은 “우리가 연주하는 오르간이 있는 곳은 경기장 내부와 외부부터 성까지 다양하다. 항상 새로운 장소와 오르간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공연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오르간은 정말 거대해서 건물 전체보다 크고 교향악단 전체 소리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수천 개의 전기 및 기계 제어 장치가 있으며 때로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만큼 복잡하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세상의 모든 오르간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다 달라요.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 오르간은 제가 연주해 본 것 중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이었어요. 그 크기와 볼륨이 정말 위협적일 정도입니다. 홀의 스케줄이 가득 차 있어서 새벽 3시나 4시에 혼자서 리허설을 해야 하죠.”

 

이어 “대만 가오슝에 있는 웨이우잉의 새 오르간도 연주한 적이 있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오르간으로 건반 세 세트와 두대의 오르간으로 구성돼 있다. 총 12개의 건반, 3개의 페달보드, 2대의 컴퓨터, 300개가 넘는 스톱이 있다”고 덧붙였다.‘

 

“25페이지에 달하는 오르간 사용설명서가 있었죠. 오르간이라는 악기는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해요. 그리고 저희가 이 엄청난 악기를 연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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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브라더스 듀오(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톰의 표현처럼 “우리 레퍼토리의 대부분을 환상적으로 편곡”하는 조너선은 “클래식 작품을 400곡 이상을 편곡했다.” “소리와 이미지의 상관관계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톰은 “클래식 음악과 어울리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애니메이션과 오르간 음악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스콧 브라더스 듀오(Scott Brothers Duo)에게 2019년 ECHO(European Cities of Historical Organs) 상을 안기기도 했다.  

 

“어린이에게 오르간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오르간의 음악, 건축, 소리를 소개하는 동시에 재미도 주고 싶었어요. 공연될 모든 국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에서도 자유로워야 했고 음악은 현대 오르간뿐 아니라 오래된 정통(Historic) 오르간에서도 연주할 수 있어야 했죠. 시각적인 요소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연주자의 모습과 애니메이션을 라이브로 보여주기로 결정했죠.”

 

이어 “오르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간략하고 재미있게 묘사한 영상(톰의 애니메이션과 음악), 오르간 솔로(바흐 지그 푸가) 연주를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영상, 마지막으로 무소르그스키의 그림 전시회(톰의 애니메이션, 조너선의 오르간 솔로 연주, 현대 및 히스토릭 오르간 버전)를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주고 조너선의 라이브 반주로 진행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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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브라더스 듀오. 동생 톰(왼쪽)과 조너선(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볼 수 없지만 스콧 브라더스 듀오의 이 프로젝트는 유수의 유럽 페스티벌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그들의 연주영상은 6500만 이상의 누적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위해 유럽 전역에서 공연됐어요. 아주 뜨거운 반응을 얻었죠. 이를 통해 오르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그렇게 저희의 프로젝트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르간을 듣고 배우고 싶도록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톰의 말에 조너선은 “애니메이션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오르간과 클래식 음악 전반을 소개하는 좋은 수단”이라며 “(제가 오르간 콘서트 시리즈를 공연 중인) 영국 맨체스터의 브리지워터 홀에서도 교육 프로젝트에 애니메이션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도 톰이 클래식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애니메이션 ‘작곡가와 생쥐’를 두 차례 공연했는데 모두 매진됐어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함께 즐기는 모습이 정말 좋았죠.”

 

최첨단·무경계의 시대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데 대해 조너선은 “전 세계 시청자와 음악, 악기, 공연을 공유할 수 있는 환상적인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톰 역시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전세계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음악 공연뿐 아니라 음악적 여정까지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누구나 온라인에서 훌륭한 클래식 음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음악은 신선하고 생동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원히 같은 방식으로만 선보일 수는 없다”는 두 형제의 음악철학은 “음악은 재미있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다. 

 

“저희는 항상 새로운 곡을 편곡하고 작곡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습니다! 매순간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음악이 발견되는지를 깨닫고 놀라곤 하죠. 한 평생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음악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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