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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0년을 한결같이 ‘드라큘라’ 김준수 “여전한 깨달음의 순간들, 지금에 충실하며 흘러가는대로!”

[人더컬처]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입력 2023-12-18 18:30 | 신문게재 2023-12-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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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너무나 감사하고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2년에 한번 꼴로 무대에 올려진 자체가 관객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게다가 초연부터 한번도 빠짐없이 ‘드라큘라’라는 뮤지컬의 순간들을 제가 함께 했다는 게 뿌듯하고 자부심도 있고 감사하기도 해요.”

 

2014년 초연부터 5번째 시즌을 맞은 지금까지 뮤지컬 ‘드라큘라’(2024년 3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와 함께 해온 김준수는 그 10주년을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표현했다. 

 

“10년을 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은 항상 똑같은 것 같아요. 여러 시즌을 했으니 편하지 않냐는 시선도 있지만 사실은 부담감이 더 커요. 초연 때는 좋은 작품이 될까 라는 부담감이 컸지만 기준치도, 비교 대상도 없다 보니 제가 하는 게 기준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여러 시즌을 거쳐 오면서 다져지고 높아진 기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마음이 커요.”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10주년 무대에 오르는 심정을 이렇게 전한 김준수는 “10년, 100회를 해도 매순간 ‘나는 왜 이런 것들을 표현해 보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 매일 다르고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해 안되던 것들이 문득 풀려버리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날의 감정, 컨디션, 배우 등에 따라서 달라져요. ‘드라큘라’ 뿐 아니라 뮤지컬은 다 그런 것 같아요. 2초, 3초…대사와 대사 사이에 얼만큼의 텀을 두느냐에 따라 다른 감정과 뉘앙스를 관객들께 드릴 수 있거든요. 그런 묘미들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고 그걸 똑같이 느껴주셨을 때의 쾌감을 떠올리면서 공연에 임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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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10년을 한결같이 “여전히 힘들어요”

 

“이제는 배우이자 ‘드라큘라’의 팬으로서 할 때마다 정말 무대를 잘 만들었다는 걸 새삼 느껴요. 거의 첫 시도였을 4중 턴테이블, 하늘에서 내려오는 관 등 10년 전 무대인데도 여전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 공연되면서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요. 거의 새로운 창작뮤지컬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뮤지컬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400년을 한결같이 한 여인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김준수·전동석·신성록,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이야기다. 

 

김준수가 ‘미국 형’이라고 부르는 ‘지킬앤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넘버를 꾸려 2001년 미국 샌디에고 라호야 플레이하우스(La Jolla Playhouse)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0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논레플리카(원작과 똑같지 않은)로 초연됐고 김준수는 그 초연부터 지금까지를 함께 했다. 

 

“설명식의 대사로 처리되던, 엘리자베사의 환생체인 미나(정선아·임혜영·아이비)를 400년 동안 사랑한 이야기가 담긴 ‘쉬’(She)라는 넘버도 새로 만들어 넣었어요. 미나를, 관객들을 얼마나 납득시키냐에 따라 극이 끝날 때까지 에너지가 이어지는, 너무나 중요한 신이죠. 이 넘버 없이 어떻게 공연을 했나 싶을 정도예요.” 

 

이를 비롯해 마지막 넘버인 ‘앳 라스트’(At Last), 반 헬싱(박은석·손준호)과의 ‘잇츠 오버’(It’ Over), 미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 리프라이즈 등 없어서는 안될 넘버와 장면 등이 10년여 동안 변화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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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10주년을 맞으면서 여전한 또 하나는 힘들다는 거예요. 이번 시즌은 변화도 크기 않은데 그 어느 공연보다 신경 쓸 게 여전히 많아요. 그냥 인간이 아닌 흡혈귀라는 걸 어느 정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걸음걸이 하나, 손짓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게 되죠. 외모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죽지 않는 400살의 노인부터 젊어지는 순간까지를 표현해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난이도 최상의 작품 같아요.”

 

더불어 김준수의 표현처럼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로 “400년을 한결같은 그 사랑을 미나에게, 관객들에게 납득시키려다 보니 감정의 기복이 ‘스위치를 온오프하는 것처럼’ 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빨간 머리 드라큘라 “이렇게 오래할 줄 저도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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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저도 이렇게 오래 빨간 머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는 뮤지컬에서 미장센, 보여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드라큘라 백작이 조나단(진태화·임준혁)의 피를 빠는 ‘프레시 블러드’(Fresh Blood)라는 신이 극적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 피가 전이된 듯 온몸에 돌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죠.”

 

프랭크 와일드혼에 따르면 한국 초연 당시 빨간 머리로 젊은 드라큘라를 표현하고자 했던 김준수의 도전으로 “이전까지는 40대 이상의 배우가 연기하던 전세계 모든 프로덕션이 20대 드라큘라를 주인공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도 많이 했어요. 정말 힘들거든요. 일주일에 한번은 염색을 해야 하고 좀만 땀이 나도 빨간 물이 흘러요. 이불 등도 벌겋게 물들고 모자를 안쓰고는 돌아다닐 수도 없고 일상생활 자체가 계속 힘들거든요.”

 

이렇게 토로한 김준수는 “사실 이번엔 빨간 머리를 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초연 때는 썩 달가워하지 않던 제작사 측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고 해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빨간 머리를 하게 됐다”며 “지금이 ‘빨간 머리 드라큘라는 마지막’이라고 공표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1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는 걸음걸이도, 제스처도, 다혈질의 서툰 표현법도 인간이 아닌 캐릭터로 드라큘라를 표현하고 싶어서 집중했다”는 김준수는 “지금은 드라큘라가 흡혈귀가 되기 전 그리고 미나에게 인간으로 다가갈 때 좀 더 다정하고 상냥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인간으로서 좀 더 나긋나긋해야 윽박지르거나 화를 낼 때의 격차가 커지는 것 같아요. 드라큘라가 흡혈귀가 되기 전 인간이었을 때 얼마나 다정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엔 좀 더 신경 써서 하고 있습니다,”

 

 

◇배우로, 가수로, 팜트리아일랜드 대표로서 “흘러가는 대로! 지금에 충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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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프랭크 와일드혼인 뮤지컬 작품의 넘버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캐롤을 써주셨어요. 저희 회사(팜트리아일랜드) 소속 뮤지컬 배우들이 부르는데 K팝 작곡가한테 받고 싶지는 않았어요. 봄쯤부터 추진했고 여름쯤에 와일드혼한테 얘기했는데 일 주일만에 곡이 왔어요. 듣자마자 너무 놀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딱 그 정도 밸런스의 곡이었거든요.” 

 

대표인 그를 비롯해 팜트리아일랜드 소속 배우들(정선아, 김소현, 손준호, 서경수, 진태화, 양서윤)이 함께 부른 ‘마이 크리스마스 위시’(My Christmas Wish)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너무 어렵거나 발랄하지만은 않은, 뮤지컬 배우들이 화음을 쌓을 수 있을 정도의, 그러면서 디즈니스럽기도 한…정말 여러 가지를 얘기했는데 정말 딱 그에 맞는 곡이었어요. 피아노 반주에 자신이 육성으로 녹음해서 보내주셨는데 그냥 너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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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사진제공=오디컴퍼니)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앞으로도 큰 미래를 그리면서 목표를 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그렇게 했다면 오히려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미끄러질 때의 실망감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스타일로 바뀐 것 같기도 해요. 반면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다보니 지금 당장에 몰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이어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는 지금처럼 하고 싶어요. 배우들과 자체 콘텐츠로 만들고 콘서트 등 하고 싶을 걸 하면서”라고 덧붙였다.

 

“내년엔 다들 출연작들이 많아서 너무 바빠요. 콘서트를 하기는 힘들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안주하지 않고 큰 탈 없이 계속 배우로서, 또 가수로서 해나가고 싶어요.” 

 

그리곤 “실제로 드라큘라처럼 어떤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김준수는 “지금은 세계가 통하는 시대, K팝 가수가 글로벌 스타인 시대”라며 동방신기를 언급했다. 

 

“동방신기를 지금 이 환경에서 해보고 싶기는 해요. 너무 힘들었지만 다시 가고 싶기도 하고…반반이에요.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만끽하질 못했거든요. 지금의 이 분위기, 시스템 속에서 그때의 동방신기로 활동하면 어떨까 궁금하긴 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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