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음악

[비바100] 크리스마스에는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한해의 마무리는 베토벤의 ‘합창’

[Culture Board] 연말 알리는 따뜻한 공연

입력 2023-12-20 18:30 | 신문게재 2023-12-21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page

크리스마스 그리고 한해의 막바지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공연들이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찾게 되는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과 한해의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제9번 합창’(Symphony No. 9 op. 125 ‘Choral’, 이하 합창)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발레단체의 ‘호두까기 인형’과 ‘합창’이 무대에 오른다. 

 

매년 티켓판매량을 합산한 랭킹에서 ‘클래식’ 부문 상위권을 장식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E.T.A. Hoffmann)이 1816년 집필한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Der Nussknaker und Mausekonig)을 원작으로 한다. 

[공연사진]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 2막 피날레(강미선)-ⓒUniversal Ballet_Photo by Kyo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이 원작과 차이콥스키의 15개곡을 바탕으로 한 ‘호두까기 인형’은 러시아 황실 소속의 마린스키 극장 수석 발레마스터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와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Lev Ivanov)가 안무를 꾸려 1892년 초연된 2막짜리 작품이다.

엉성한 구성과 연결성의 부재, 디베르티스망(극의 줄거리, 흐름과는 관계없이 보여주기를 위한 춤들)의 난무 등으로 악평일색이던 초연 후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호두까기 인형’은 1934년 마린스키 발레단이 재상연한 바실리 바이노넨(Vasily Vainonen) 버전이다.

클라라가 주인공인 이 버전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12월 21~3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1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출신의 유리 그리가로비치(Yury Nikolayevich Grigorovich)가 안무한 마리를 주인공으로 한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사진제공=국립발레단)

 

두 ‘호두까기 인형’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랜드의 표현을 비롯해 호두병정, 할리퀸과 콜롬빈, 악마 등 마법사 드로셀마이어의 마술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구성 및 안무, 크리스마스 랜드로 이끄는 배(국립발레단)와 눈썰매(유니버설 발레단), 나라의 민속춤을 선보이거나(국립발레단) 신비한 과자나라의 초콜릿·커피콩·차·막대사탕 등의 춤으로 표현하는(유니버설발레단) 프랑스·중국·스페인·인도·러시아 인형들 등도 다르다.   

마지막 장면까지 다른 두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눈에 띄는 공통점이라면 아역 무용수들의 활약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막을 어린 클라라가 이끌며 한국 발레 꿈나무들의 무대를 마련한다면 국립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을 소품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표현해 시선을 끈다.

 

정명훈과 원 코리아 합창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합창’(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한해를 마무리하는 베토벤의 ‘합창’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클래식 신의 연말 레퍼토리다.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성악이 가미된 파격 구성으로 1824년 오스트리아 빈의 케른트너 극장 초연부터 객석을 들끓게 했던 곡이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독창자들과 혼성 합창으로 구성된 4악장은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계몽시 ‘환희의 송가’에서 가져온 것으로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가사를 통해 자유와 화합, 평화, 인본주의 그리고 유토피아를 향한 이상주의 등으로 점철된 베토벤의 염원과 음악세계를 응축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합창’에 대해 “이곡의 메시지는 형제애”라며 “음악을 통해 한 마음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명훈은 원코리아오케스트라,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강요셉, 바리톤 강형규 그리고 국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과 함께 ‘합창’(Beethoven ‘Choral’ 12월 31일 롯데콘서트홀)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향 합창
서울시향의 ‘합창’(사진제공=서울시향)

 

매해 ‘합창’으로 그해를 마무리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도 ‘2023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베토벤 합창 교향곡’(12월 21, 22일 롯데콘서트홀)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을 만난다. 

이번 ‘합창’은 2024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얍 판 츠베덴(Jaap Van Zweden) 예술감독이 지휘자로 나서고 소프라노 서선영,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우경, 베이스바리톤 박주성과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함께 한다. 

이 공연에서는 ‘합창’과 더불어 서울시향이 LA필하모닉(LA Philharmonic), 밤베르크 심포니(Bamberg Symphony)와 공동위촉한 신동훈 작곡가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Upon His Ghostly Solitude)가 아시아 초연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