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음악

[비바100] 첼리스트 한재민 “음악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여정 중”

[人더컬처] 첼리스트 한재민

입력 2024-01-22 18:00 | 신문게재 2024-01-23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첼리스트 한재민
2024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사실 첼로는 솔로 악기로서도 충분히 매력있다고 생각해요. 첼로 리사이틀은 항상 피아니스트와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게 됐지만 첼로도 솔로로 할 수 있는 곡이 굉장히 많거든요. 싱글 리사이틀(악기 하나로만 진행하는 연주회)은 자주 하는 포맷은 아니지만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2006년생, 2024년 최연소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은 이렇게 전하며 “항상 가슴 속에 품어왔던 프로그램을 이렇게 좋은 공연장에서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털어놓았다. 

첼리스트 한재민
2024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3월 27일 인 하우스 아티스트 첫 번째 공연인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올해 손에 꼽으면서 기다리는 연주 중 하나죠. 사실 80분을 첼로 한 악기로 채운다는 건 되게 설레고 기대되지만 부담감도 있어요. 하지만 그 부담감 때문에 더 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첼리스트 한재민은 열여섯이 되던 2022년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등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눈길을 끈 아티스트로 도이치 그라모폰의 ‘라이징 스타’ 시리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저에게 의미가 깊은 1년이었어요. 특히 콩쿠르는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이어서 좋았죠. 여전히 어리고 배울 게 많지만 콩쿠르 이후 음악가로서의 정체성, 저만의 색과 음악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던 한해였어요. 그 과정에서 보다 근본적인 요소들과 초심을 찾아서 음악을 바라보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역시 그 고민의 연장선상이 될 것 같아요. 그 과정 중에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활동할 수 있게 돼서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어 한재민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두 차례의 연주회를 저 스스로 기획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 구성이나 어떻게 연주할 수 있을까 등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한재민의 전언처럼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는 2021년부터 매년 아티스트를 선정해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에겐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제도다. 전통적인 리사이틀 형식을 넘어 아티스트가 기획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 어디서도 할 수 없는 도전 무대를 제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첼리스트 한재민
2024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한재민 역시 이번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를 통해 오롯이 첼로만으로 꾸리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3월 27일)과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섭외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Kristof Barati),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트리오 리사이틀’(10월 30일)을 선사한다.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에서는 존 윌리엄스(John Towner Williams)의 ‘세개의 소품’, 에스파냐의 첼리스트이자 작곡가 가스파르 카사도(Gaspar Cassado)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트란실바니아 태생의 오스트리아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Gyorgy Ligeti)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 그리고 헝가리 작곡가이자 민속음악학자인 졸탄 코다이(Zoltan Kodaly)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첼리스트 한재민
2024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트리오 리사이틀’에서는 크리스토프 바라티,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의 ‘피아노 트리오 엘레지 제1번’과 안토닌 드보르작(Antonin Dvorak) ‘피아노 트리오 제4번 둠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를 협연한다.  

 

“첫 번째 공연에서 메인 디시는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가 될 것 같아요. 코다이가 이 곡을 작곡했을 때 ‘몇년 뒤에 모든 첼리스트가 연주하고 있을 곡’이라고 얘기했어요. 실제로 모든 첼리스트들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힘든 걸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는 곡이고 저랑 되게 잘 맞는 곡이죠.”

 

더불어 “두 번째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가 특별하다”며 “되게 조용하고 쓸쓸하게 끝나기는 하는데 그만큼 가슴에 남는 게 많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화려하고 기쁘게 끝나는 느낌도 좋죠. 하지만 휘몰아치다가 마지막에 애도하는 곡으로 조용하고 쓸쓸하게 끝나는 게 훨씬 더 가슴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가장 해보고 싶은 걸 생각했어요. 그 중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와 꼭 하고 싶었던 곡이 차이콥스키였는데 롯데콘서트홀의 배려로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게 됐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