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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HD현대 PC선, 수주가격 21% '껑충'…신조선가 잇단 '하이킥'

입력 2024-04-11 06:41 | 신문게재 2024-04-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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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PC선
HD한국조선해양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과 원유 운반선의 수주 가격이 하이킥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근 상승 폭이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3일 조선업계 맏형 HD한국조선해양이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PC선 4척의 건조 계약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20% 이상 급등했다는 부분이다. 선종별로는 5만㎡(50K)급 PC선 선가 상승 폭이 가장 컸고, 11만5000㎡(115K)급이 뒤를 이었다. 원유운반선 선가도 전년 대비 2.2% 올랐다.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3사 가운데 중형 선박인 PC선을 건조하는 곳은 HD한국조선해양(HD현대미포) 뿐이다.

브릿지경제가 9일 전자공시시스템 및 관련업계 자료를 집계·분석한 결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최근 수주한 50K급 PC선 4척 평균 계약가격은 697억원(총 2789억원)으로 지난해 4월 대비 무려 21%나 급상승했다. 115K급 PC선 수주 가격도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냈다. 올해 가장 최근에 수주한 115K급 PC선 가격 역시 지난해 7월 수주분 대비 8.6% 오른 95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올해 연평균 PC선 수주 가격도 6% 이상 올랐다. 그 중에서도 50K급 PC선 평균 수주 가격은 642억원으로, 전년(600억원) 대비 7.0%(42억원)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115K선박의 경우 938억원으로, 전년(881억원) 대비 6.5% 높아졌다.


올해 3척의 수주를 따낸 원유운반선의 가격도 상승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31일 원유운반선 2척을 1153억원에 수주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PC선 및 원유운반선의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 증가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유럽이 중국, 인도 등에서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PC선 및 원유운반선의 톤마일이 급격히 늘었고, 이에 따른 운임 상승과 선박 추가 투입 수요가 발주량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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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펀리시큐리티스 등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톤마일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PC선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할 경우 운항 기간은 기존 항로 대비 15일(61%)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탄소화에 따른 환경 규제로 최근 몇 년간 PC선 및 원유운반선의 발주가 드물었던 것도 선가 인상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서는 톤마일 증가가 선박 수요 증가를 거쳐 계약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동기 대비 2.2% 오른 1153억원 수준의 원유운반선 평균 수주가격도 2분기 이후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 조사기관인 반체로 코스타의 랄프 레츠진스키 수석연구원은 “향후 2년간 시장에 인도되는 MR탱커(PC선의 일종)는 연간 50∼60척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노후화된 PC선 및 원유운반선에 대한 교체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해당 선박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홍해 사태로 인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톤마일이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PC선이나 원유운반선을 포함한 선박 가격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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