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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영덕 ‘한솥’ 회장 "가맹본부가 신경써야 할 것은 ‘가맹점 매출증대’밖에 없어"

입력 2017-09-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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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덕 한솥 회장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사업초기부터 가맹점 개설에 매달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장기간 버틸 자금여력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다가 가맹점 개설이 난항에 부딪치면 재정난에 빠지고, 회사 문을 닫게 되는데요,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게 가맹점 개설이 아니라 가맹점의 매출증대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롱런하는 우량 프랜차이즈들이 사업초기 수년간 적자를 감수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죠.”


이영덕 (주)한솥 대표이사 회장은 “1993년 7월7일 한솥도시락 직영 1호점을 오픈한 뒤, 7년간 본사 이익이 전혀 나지 않았고, 가맹점이 270개 정도 됐을 때, 비로소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가맹점이 매출과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상당기간이 소요되는만큼 프랜차이즈 사업가라면 적어도 30억원 이상을 조달해 본사를 꾸려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한솥도시락을 선보일 당시 국내 도시락시장은 점포를 방문(내점)하거나 배달하는 두가지 방식 외에는 판매경로가 없었다. 문제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내점이나 배달방식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고민 끝에 채택한 방식이 ‘테이크아웃’. 당시로는 획기적인 도시락 판매방식이었다. 33㎡이하 소형 매장에 배달인력이 없어도 되므로 점포임차에 드는 비용과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배달에만 길들여져 있다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전단지에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인쇄, 소비자들에게 홍보했다.

판매방식을 차별화 한데 이어 두 번째로 내세운 전략은 ‘가격파괴’. 진주햄도시락, 엄마손도시락 등 배달위주 도시락 가격이 3000원대를 이루던 시절, 이 회장은 1700∼1800원짜리 치킨, 돈가스, 햄버그 도시락을 선보였다. 미끼상품으로 970원짜리 콩나물밥도시락도 내놓았다. 이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1호점 개업 첫날 26.4㎡짜리 소형 매장(종로구청앞점)의 하루 매출이 157만원을 돌파했다.

한솥 간판을 건 가맹점이 전국에 680개인데, 이중 221개는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온 곳이다. 10개 중 3개꼴이다. 5년 이상 문을 열고있는 가맹점도 347개(52.5%)에 달한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영업기간이 2.8년임을 감안하면 장수 가맹점이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이 회장은 “프랜차이즈는 고객-가맹점-협력업체-가맹본부 등 네 주체가 모두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며 “누구 하나라도 속된 말로 ‘너만 많이 먹냐’라고 비난하는 순간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가맹본부가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맹본부의 리더십은 희생정신과 배려심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빛을 발합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생기는 이익을 가맹본부가 맨 먼저 챙기려고 하면 가맹점이 따라오지 않지요. 고객, 가맹점, 협력업체들이 먼저 이익을 취하고 가 맹본부는 맨 마지막에 이익을 취한다는 마인드로 경영해야 잡음이 없습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혁신안 중 하나로 떠오른 로열티 문제에도 그는 언급했다. “미국, 일본처럼 로열티를 정률제로 매기려면 가맹점도 투명경영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로열티를 정액으로 받고, 유통마진도 낮추어서 로열티와 유통마진을 합한 본사 이익을 가맹점 매출대비 3∼7%선에 맞추면 적정한 것 같아요.” 미국과 일본의 로열티 수준(매출대비 3∼7%)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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